[김충남의 힐링고전]

김충남 강사.
김충남 강사.

▴ 죽음, 또 다른 시작
흔히 육체를 가지고 사는 세상을 이승, 영혼으로만 사는 세상을 저승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죽음이 끝이 아니라 뭐가 있다는 말인가? 

이러한 의문에 대해 정현채 서울대 명예교수를 비롯한 국내외 죽음학 전문가들의 주장을 들어보면 ‘죽음은 소멸이 아니라 다른 세계로 옮겨 가는 것이다.’‘죽음은 벽이 아니라 다른 세계로 가는 문이다.’‘죽음의 저편에서 일어나는 일은 말할 수 없이 위대해서 우리의 상상이나 감정으로는 제대로 파악하기 조차 어렵다.’하였다. 한결같이 죽음은 끝이 아니라 미지(未知)의 또다른 시작이라는 것이다.

▴ 죽음의 체험
죽음에 가까웠을 때나 혹은 일시적으로 뇌나 심장기능이 정지하여 생물학적으로 사망한 상태에서 사후세계를 경험하는 것을 근사체험(近死體驗)이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경험한 근사체험의 공통적 특징은, 육체와 영혼이 분리되어 자신의 육체를 바라보는 경험, 어두운 터널 같은 곳을 지나거나 밝은 빛과 마주하는 경험, 먼저 죽은 가족이나 종교적 성인을 만나는 경험 등이다.

▴ 밑져야 본전, 믿어보자
죽음학 전문가들의 주장이나 근사체험자들의 증언을 통해 사후세계가 있음을 암시 받고 있다. 그러나 내가 직접 체험하지 않았기 때문에 믿거나 말거나 일수도 있겠으나 밑져야 본전,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사후 세계를 그냥 믿어 보자는 것이다. ‘죽으면 끝이지 뭐 있겠어?’하고 사후 세계를 부정한 채 죽었다 해보자. 막상 죽어서 보니 사후 세계가 나타났다면 준비 없이 맞이한 사후 세계가 얼마나 당황스럽겠는가. 이미 돌아갈 수 없는 이승의 강을 건너왔으니 후회한들 돌이킬 수 없음이로다. 그래서 사후 세계를 인정하고 살아 있을 때 사후 세계를 준비하는 것은 밑져야 본전 아니겠는가.

▴ 제 2의 삶, 영혼 세상
동양 사상에 의하면, 사람은 본래 하늘의 기운인 혼(魂)과 땅의 기운인 백(魄)이 결합되어 태어난다. 혼백이 육체를 집으로 하여 이승에서 살다가 육체가 없어지면 즉 죽으면 혼과 백이 분리되어 혼은 왔던 하늘로 올라가고 백은 왔던 땅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사람이 죽으면 원래 왔던 하늘과 땅으로 돌아간다해서 ‘돌아가셨다’하는 것이다. 이렇게 사람이 죽어 하늘로 올라간 혼(魂)이 영(靈)이 되어 사는 세계가 영혼 세계인 저승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죽은 후 영혼 세상에서 맞이하는 제 2의 삶인 것이다.

▴ 선업(善業)과 맑은 영혼
누구나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간다. 하지만 죽어서 가는 저승인 영혼의 세계에는 두 가지를 가지고 간다고 믿어 보겠다. 하나는 살아 있을 때 지은 업(業)이다. 어느 스님이 노래 했다. ‘이 세상에 업따라 와서 업따라 살다가 업따라 간다네.’라고. 그러니까 누구나 살면서 지은 업을 가지고 저승으로 간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살아 있을 때의 혼백(魂魄)이다. 살면서 만들어진 혼백의 모습을 가지고 저승을 가는 것이다. 이처럼 누구나 죽으면 살아 있을 때 지은 업과 혼백을 가지고 영혼의 세계를 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업과 영혼을 가지고 가양 할까? 저승으로 가져가야 하는 업(業)은 살면서 지은 죄업이나 남에게 지은 척(隻)을 소멸시켜서 선업(善業)만 가지고 가야 한다. 영혼 또한 세속에서 때 묻은 영혼을 깨끗이 하여 맑은 영혼을 가지고 가야한다. 

죽을 때 그 사람의 얼굴 모습을 보아, 평안한 얼굴 모습이면 평안한 영혼을 가지고 가고, 고통스런 얼굴 모습이면 고통스런 영혼을 가지고 간다고 한다. 

▴ 삶은 죽음의 준비
죽은 후의 영혼 세계를 믿는다면, 그 죽음은 그냥 당하는 죽음이 아니라 맞이하는 죽음 즉 준비된 죽음이어야 한다. 살아 있을 때 영혼 세계를 위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고대 로마 철학자 키케로는 말했다. ‘삶 전체가 죽음의 준비다.’라고. 

누구나 이승의 강을 건너면 영영 되돌아 올 수 없기에 영혼의 삶을 위한 준비는 그 어떤 준비보다 지엄하리라.  

▴ 세심정혼(洗心淨魂) 하라
저승을 위한 준비는 살아있는 동안 끊임없이 마음을 닦고 영혼을 맑게 하는 세심정혼(洗心淨魂)의 수양과 학습이 하여야한다. 기도, 참선, 신앙 그리고 문사철(文史哲) 같은 영혼을 살찌게 하는 학습을 통해 끊임없이 영혼 관리를 해야 한다.

▴ 욕망의 끈을 놓아라
선업과 영혼의 적은 욕망이다. 돈, 권력, 명예의 욕망은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하다. 그러나 영혼을 다스리는 데는 금물이다. 그러므로 인생을 갈무리 할 때가 되어서는 지금까지의 욕망의 끈을 놓고 세심정혼으로써 죽음 즉 영혼 세계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 그렇다 당하는 죽음이 아니라 저승을 맞이하는 죽음. 영혼세계를 준비하는 죽음이어야 하지 않겠는가.
(혹여나 이 글로 인해 불편을 느끼신 분에게는 양해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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