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전 감사원장‘국힘’ 입당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화두’
국민께 진심어린‘사과’ 뒤따라야

난마(亂麻)처럼 얽힌 정치권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본선행 쉽지 않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중론’

한기원 칼럼니스트
한기원 칼럼니스트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 ‘권력의 척도’ 의전서열.

문재인정부 국가의전서열 10위였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야당인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한 것은 사실 애초부터 예상은 됐었지만 가히 놀랍다. 

국민의힘이 대국민 ‘정치력’이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는 인물을 초스피드로 영입한 것은 난립한 대선예비후보로 어수선한 당의 중심을 잡고, 대국민이미지를 어느 정도 쇄신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최 전 감사원장의‘입당의 변’ 핵심 키워드는‘새로운 변화와 공존’.

그에 따르면, 나라가 너무 분열돼 있으며 여러 정책이 사실 선한 뜻으로 시작했다 해도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과 현 상황에서 정부가 수행하는 정책이 지속 가능한지에 대해 많은 의문이 있다는 것.

그의 입당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반헌법적 사례",  "공화국의 기초를 흔들고 있다"고 맹공을 퍼부었고, 국민의힘은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훼손한 것은 이 정권"이라고 반박하는 등 격렬한‘성명전’을 이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사실 우리의 정치권력 행태는 안타깝게도 여전히 수직적, 수구적임을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니까 그 어떤 정권이든 비판과 반대의견을 받아들일 태세를 갖추지 않고 있는 것이 우리 정치권력의 민낯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최 전 원장의 정치적 행보는 숱한 비난과는 별개로 ‘개혁’이 궁극적으로 인치(人治)가 아닌 법치(法治)로 나아가야 함을 여실히 입증해 주고 있다

결과적으로 ‘성역없는 사정’을 외쳤던 청와대와 ‘외부 간섭 없는 감사’를 내세웠던 최 전 원장 체제의 감사원이 ‘특정사안’에 대한 조사와 관련해 충돌한 것이라면 ‘사정’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증폭되고 문재인정부의 막바지 개혁노력은 타격이 불가피하게 되지 않겠는가 싶다. 

이런 점에서 혹여 문대통령의 귀를 막는 참모진의 과잉충성은 없었는지, 최 전 원장에 대한 예우에 문제는 없었는지 청와대의 냉철하고도 철저한 자체진단이 필요해 보인다,

이제라도 감사원을 구시대 권력의 장식물로 되돌리려는 ‘반개혁’으로 비치고 있다는 사실을 청와대가 자초하지는 않았는지 되짚어 보는 일도 꼼꼼히 챙겨봐야 하지 않을까.

또한 이 기회에 감사원이 권력에서 벗어나 자율적인 사정을 보장받을 수 있는, 원천적인 제도적 장치마련이 시급하다.

대통령 중심제 아래서 행정부를 감사하는 감사원이 행정부에 속해 있는 불합리성을 제거해야 진정한 독립성을 담보해 낼 수 있지 않을까.

아무튼 내년 대선승리를 위해 야당이 유력인사 영입에 노력하고, 민주국가에서 개인이 정치노선을 스스로 선택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다만 임기제인 검찰총장과 감사원장이 임기 도중 스스로 중도 사퇴해 야당에 입당하거나 그걸 저울질하는 걸 지켜보는 국민들의 심정은 참담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적어도 국민께 진정어린 사과가 뒤따라야 마땅하다. 

최 전 원장 앞에는 이제 명리(名利)나 실리(實利) 등 온갖 복잡한 이해가 난마(亂麻)처럼 뒤엉키는 정치권에서 야당정치인으로서 어떻게 소신을 펼쳐 나갈지 하는 과제가 던져졌다.

그 성공여부는 오래지 않아 판명이 나겠지만, 그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중론인 점을 감안하면, 대선 본선행 까지는 험난한 노정의 가시밭길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문재인정부 국가의전서열 10위(감사원장)와 59위(검찰총장)출신의 야당행.
참으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명쾌한 설명이 쉽지 않지만 그 둘의 ‘정치실험’의 ‘끝’이 몹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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