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톡톡: 일흔일곱번째 이야기] 기득권 버리고 낡은 정치와 손절해야

국민의힘 홈페이지.
국민의힘 홈페이지.

헌정사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보수정당을 표방하는 국민의힘에서 이례적으로 ‘30대 당대표’를 세웠다. 

제1야당 이준석 신임 대표 이야기다. 권리당원 지분도 없던 그는 당내 계파를 내세워 ‘적자 논리’를 펼친 기성 정치인들을 제치고 세대교체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핫이슈’로 등장했고, 대통령 출마에 나이 제한(40세) 폐지론까지 나왔다.

국민의힘은 LH발(發) 사태로 촉발한 여당의 패착을 등에 업었다. 문재인 정부의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규정하던 40~50대층뿐만 아니라, 2030 세대마저 품었다. 이는 지난 4월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이준석 충격 때문일까. 집권 여당은 국정 동력에 힘을 보태기는커녕 당헌 당규를 뒤집고 대선 경선 연기를 주장하고 있다. 지난 재보선 참패의 이유를 잊은 듯하다. 

한 친노 인사의 안희정 전 충남지사 면회 계획은 여론 역풍에 취소됐다. 그 인사를 특정하진 않겠다. 다만 대선 출마를 선언한 현역 의원 신분이라면, 신중하지 못한 행보였음은 부정할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174명 중 초선은 무려 81명이다. 민주당은 그들의 이야기를 얼마나 귀담아들었는가. 강성 지지자들은 재보선 참패 이후 문자폭탄을 보내면서 계파정치를 비판한 의원들을 ‘초선 5적’으로 몰아붙였다.

‘이준석 현상’이 낡은 관행과 꼰대 문화를 뜯어고치라는 국민의 경고였는지는 알 수 없다. 그래도 진영 대결과 지역 구도에서 벗어난 ‘공존의 정치’를 갈망하는 민심은 확실한 것 같다. 

비영남 출신 이준석의 국민의힘 당권 장악은 더 이상 지역 논리를 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그가 이번 전대에서 쓴 비용이 3천만 원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금권 선거 시대가 저물고 있음도 보여줬다. 

누군가는 ‘0선 이준석’의 정치적 리더십을 의심한다. 여야 대선 주자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과 윤석열도 ‘국회의원 0선’이다. 그들에 쏠리는 여론은 어디에서 발원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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