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의류, 신발 등만 수선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삶)도 수선이 가능합니다. 단 수선하고 싶은지, 아니면 버리고 싶은지 결정은 본인이 선택하는 것입니다. 때론 선택하는 것이 고통을 동반하더라도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그것에 대한 가치부여는 다양한 차이를 가져옵니다. 자신이 간직하고 있는 아픔이나 상처들로 인하여 자신을 억압하였거나 통제하다보면 감정의 쏠림, 즉 치우침으로 스스로 늪에 빠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신에게 관대해져야 자신의 삶을 자유자재로 수선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말들은 일상에서 자주 들었을 법한 것들입니다.  “옆집 아주머니가 그러는데 100평짜리 집으로 이사한대요.”, “앞집 남편이 과장으로 승진했대요. 그래서 차도 바꿨다고 하는데 괜히 화가 나요.”, “남편 회사에서 아내 생일이라고 꽃바구니를 보내왔대요.”, “나는 꾸준히 공부해왔고 열심히 일했는데 나만 지방으로 발령 났어요.”, “친구는 생각하는 것도 마음 씀씀이도 넓은 것 같은데 나는 그 친구에 비해 멀었어요.” 이러한 언어들은 모두 진실 된 언어가 아닙니다. 즉 사실적인 부분인 것뿐입니다. 사실적인 현상을 마치 자신의 내면에서는 그것을 모두 진실 된 삶으로 착각해서는 안 됩니다.

“엄마는 왜 항상 형과 저를 차별하세요? 내가 형보다 못하는 게 뭐가 있어요?”, “결혼 전에 많은 사람과 사귀고 나서 결혼하니 좋겠다.”, “우리 아들은 이번에 서울대학교에 합격했어. 자기네 딸은 어느 대학에 합격했어?” 이렇듯 우리의 불행은 다른 사람과의 비교, 부러움에서 시작됩니다. 비교를 하다보면 자기 결점이 더 크게 보이고 자신이 가치 없는 존재라고까지 생각하게 됩니다. 그 속에서 ‘억울함’이라는 감정을 싹틔우기도 합니다. 이러한 형태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어려움을 강조하거나 우월감을 보여주기 위해 다른 사람의 업적을 낮게 평가합니다. 자만, 허풍, 거만, 자기자랑 등으로 열등감을 보상받으려 합니다.

또 다른 형태는 사람들에 대한 방어, 두려움, 의심, 폐쇄, 소심함, 주저함 등의 행동 양상으로 나타납니다. 소극적인 열등감은 피해의식을 느끼게 하고 자신이 불행하다고 인식하게 됩니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면박 당했다고 생각해서 매사에 적극적이지 못하고 책임을 회피합니다. 그들은 실패 원인을 타인이나 환경 문제로 전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남들 앞에 나서기보다는 숨으려 하고 수동적이며 은둔적인 성향과 사람에 대한 공포심(위축)이 있습니다. 자신이 만들어놓은 생각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사람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시험에 떨어진 일, 애인과 헤어진 일, 당첨되지 못한 일, 분양사기를 당한 일, 배신당한 일, 이혼하고 재혼한 일, 자식을 먼저 다른 세상으로 보낸 일, 남편의 자살 등 다양한 이유로 과거 생각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그들에게는 상실, 실패, 불신, 자기자책 등으로 인한 ‘아픔’이란 것을 공통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스스로 그 늪에서 빠져나와야 합니다. 그 아픔을 다 이해해서 하는 말은 아닙니다. 흔히 ‘시간이 약이다’라고 하는 것은 자기치유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시간이 약이면 그 시간이 어떤 사람에게는 한 시간이 될 수도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10년, 어떤 사람에게는 평생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 시간은 자신이 정하는 것입니다. ‘바로 당장’ 그 시간을 정해서 치료하면 금방 훌훌 털어버리고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이 또한 고통을 동반한 선택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만약 다른 사람과 갈등이 있을 때 “그게 그렇게까지 화낼 일인가”라고 말하는 것은 자기감정입니다. 상대방 마음을 공감하거나 이해하려고 하지 않기에 나오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그렇지 꼭 그렇게까지 했어야 했나?”라고 되묻지만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 이유는 상대방에게 있습니다.

우리는 자신에게 관대합니까? 어떤 사람은 자신에게 너무 관대해서 잘못을 인정해야 하는 부분까지도 관대하게 넘어갑니다. 또 어떤 사람은 자신을 과소평가해서 관대함을 전혀 허용하지 않기도 합니다. 여기서 자신에게 관대함이 넘치는 사람은 “그런 것 가지고 저렇게 화를 내냐?”라고 비아냥거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오해를 받거나 억울한 일을 당하면 더 화를 내는 경우가 흔하게 나타납니다. 이는 잘못된 사고에서 오는 자기중심적인 마음을 관대함으로 착각하는 것입니다. 자신을 과소평가하는 사람은 자기 잘못이 아닌데도 ‘또 내가 잘못했나’ 하며 화살을 자신에게 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또한 ‘자기비하’에서 오는 사고왜곡입니다.

나는, 당신은, 우리는 얼마나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까? 관계를 잘하려고 애쓰는 삶은 자신의 거짓 희생을 요구하지만 다른 사람 마음을 헤아리려고 애쓰는 삶은 자신을 위해 필요합니다. 우리는 시간을 내서라도 다른 사람과 입장을 바꿔 생각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그것은 타인이 아닌 자신을 위해서입니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자신의 삶도 충분히 수선된 모습으로 탈바꿈할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