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믿었던 불펜진 동반 부진, 새로운 얼굴 자리 발굴 필요

한화이글스가 하위권을 탈출하기 위해서는 불펜진들의 활약이 절대적이다.
한화이글스가 하위권을 탈출하기 위해서는 불펜진들의 활약이 절대적이다.

심상치 않은 한국프로야구 2021시즌 순위 경쟁이 점차 균열을 보일 조짐이다. 상위권 경쟁은 여전히 안갯속에서 헤어나올 생각이 없지만, 하위권과의 차이는 조금씩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일곱 개 팀의 순위 경쟁은 하루가 멀다하고 엎치락뒤치락 중이다. 연승과 연패가 순위를 결정하는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일곱 개 팀의 승차는 불과 네 경기에 불과하다.

50경기를 향해 가고 있는 시점에서 승차 네 경기는 마지노선이 될 것이다. 시즌 중반에 접어들면서 승차 네 경기는 상당한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각 팀은 여기서 무너지거나 밀리지 않기 위해 계속된 집중력을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SSG는 한화와의 주말 3연전을 쓸어 담으면서 공동 2위를 형성하고 있는 KT, LG, 삼성에 두 경기 앞선 단독 1위에 등극했다.

한편, 하위권에 처진 기아, 한화, 롯데는 상위권 일곱 개 팀과의 승차가 조금씩 멀어지면서 네 경기 이상 처진 상황이다. 연승의 분위기를 타면서 승차를 줄여야 하는 데 그렇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화이글스는 최하위로 처진 롯데의 계속된 부진으로 9위에 랭크 되어 있지만, 불안 불안한 전력으로 중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동력을 얻지 못한 채 하위권에 처져 있다. 지난 주말 3연전을 모조리 내주면서 승률 4할도 무너졌다(0.391). 치고 올라갈 수 있는 동력은 현재 시점에서는 결국 타격이 될 것이다. 

경험이 적은 젊은 야수들이 즐비한 상황에서 타격에서의 경쟁력은 약할 수밖에 없고 어느 정도 예상도 되었다. 하지만 믿었던 불펜진이 제 모습을 찾지 못하면서 경기 중, 후반에 저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전통적으로 한화이글스는 선발진이 약했다. 어쩔 수 없이 약한 선발진을 커버하기 위해서 불펜진에 힘을 실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 시즌 막바지에도 새로운 불펜들의 발굴과 성장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고 올시즌에도 다른 파트와는 다르게 불펜진만은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현재 한화이글스의 불펜은 “불안함” 그 자체이다. 집 나간 최강 불펜진이 돌아와야 한화이글스의 경쟁력과 성적이 뒷받침될 수 있을 것이다.

집 나간 최강 불펜진은 언제쯤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인가!!

한화이글스가 다른 구단과 비교해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파트는 많지 않다. 세부적인 포지션별로 비교를 해도 그렇다. 하지만 최근 불펜진만큼은 다른 구단과 견줘 크게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한용덕 감독 체제에서 최강 불펜진의 힘으로 2018년 11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선발진이 약해도 불펜진이 최대한 실점 없이 버티면 타선에서 경기를 뒤집는 끈끈한 경기를 통해 승리의 결실을 맺곤 했다. 하지만 이내 불펜진은 와해 됐고 2019시즌과 2020시즌의 한화이글스 성적은 곤두박질치고 말았다.

하지만, 지난 시즌 최원호 감독 체제에서 이내 새로운 얼굴들을 발굴해내면서 최강 불펜을 다시 구축할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니 확인했다. 한용덕 체제에서의 불펜은 베테랑들이 주축이었다. 송은범, 안영명, 이태양, 장민재, 박상원, 정우람으로 이어지는 라인이었다. 하지만 최원호 체제에서의 불펜진은 김진영, 김종수, 윤대경, 박상원, 강재민, 정우람으로 이어지는 젊은 영건 라인으로 구성되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영입된 후, 새로운 불펜진은 수베로호의 황태자로 거듭나는 듯했다. 하지만 경험이 부족한 젊은 불펜진은 국내에서 치러진 스프링캠프에서의 훈련 부족이 독이 된 듯싶었다. 불펜진의 핵심이었던 박상원이 군 문제 해결을 위해 전력에서 이탈했다고 하지만 강재민을 제외하곤 본인들의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김진영, 김종수, 윤대경, 이 세 선수는 직구 스피드가 3km/h 정도 저하되면서 본인들의 피칭 경쟁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 세 선수는 직구 스피드가 최고 140대 중반, 평속 140대 초, 중은 유지되어야 경쟁력이 있는데, 시즌 초반 이들의 직구 스피드는 최고 140대 초반, 평속 130대 후반으로 형성되는 모습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의 피칭은 상대 타자들의 좋은 먹잇감이 되고 말았다. 제일 먼저 김종수가 퓨처스에서 재정비를 시작했고 최근 다시 1군에 복귀했는데 직구 스피드는 지난 시즌 수준으로 회복이 된 모습이었다. 이제 지난 시즌의 자신감을 장착하고 상대 타자를 윽박지르는 특유의 피칭을 해준다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김진영도 퓨처스에 재정비를 위해 내려갔는데, 부상자 명단에 오르며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윤대경은 1군에서 계속 마운드에 오르고 있으나 컨디션의 기복이 심한 피칭을 이어가면서 제대로 된 보직을 부여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좋을 때는 지난 시즌의 모습이 나오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상대와의 승부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경기를 풀어가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최근에는 점차 지난 시즌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김종수가 복귀해서 제 기량을 발휘하고 윤대경도 기복을 줄인다면 강재민이 건재한 상황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승리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정우람의 등판 간격이 불규칙하지만, 정우람은 베테랑답게 마무리 상황에서 본인의 피칭을 제대로 해주고 있다.

특히, 윤대경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상황에서 강재민이 한화이글스 불펜진으로서 역대급 페이스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정우람이 본인의 컨디션만 유지할 수 있다면 이기는 경기에서의 마무리는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조금 더 안정적인 경기를 위해서는 김진영의 복귀와 김종수의 컨디션 회복이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불펜진에 힘 실어줄 새로운 얼굴의 등장이 절실한 상황

지난 시즌 김종수, 윤대경처럼 뜻하지 않은 선수들이 불펜진에 힘을 보태줘야 하는 게 현재 불펜진의 현실이다. 하지만 후보군으로 기회를 받고 있는 윤호솔, 주현상, 오동욱, 송윤준 등이 기대에 못 미친 모습을 보이면서 불펜진의 힘이 많이 빠진 상황이다.

윤호솔이 2승 1홀드를 기록하면서 나름 활약을 하고 있지만 지난 시즌의 불펜처럼 안정감을 주기에는 아직은 부족함이 있다. 제구가 불안하기 때문에 박빙의 상황에서 등판을 시키기에는 안정감이 떨어지는 불안 요소가 있다. 

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해 본격적으로 1군 마운드에 오른 주현상은 생각보다는 투수로서 좋은 적응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기복 있는 피칭으로 믿고 맡길만한 상황에서 등판하는 데 아직은 무리가 따른다. 신예 오동욱은 퓨처스에서 좋은 모습이었지만 1군에서는 제구 불안을 드러내면서 본인의 역량을 발휘하지 못한 채 다시 퓨처스로 내려가게 되었다.

삼성 출신인 정인욱, 대졸 2년 차 장웅정, 오랜만에 1군에 콜업된 좌완 이충호가 4, 5선발 또는 불펜에서 힘을 보태줄 것으로 보이는 데 과연 어느 정도의 기대치를 충족시켜줄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윤호솔이 지난 시즌의 김진영, 김종수, 윤대경처럼 안정적인 피칭을 보여주고 주현상, 정인욱, 장웅정, 이충호가 경기 중, 후반에 마운드에서 버티기에 성공할 수 있다면 충분히 좋은 승부를 벌일 수 있을 것이다. 

김진영과 문동욱이 복귀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위 선수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한화이글스의 투수진은 더욱 풍성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이들의 경기력이 마운드에서 얼마나 발휘되느냐가 기본 전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2021시즌을 맞아 새롭게 부활할 한화이글스 선수들. “최약체”라는 오명을 벗고 “반전의 반전”을 만들어서 화려하게 비상(飛上)하는 독수리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한화이글스 선수들과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땀과 노력이 성적과 육성으로 반짝반짝 빛을 발하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부상 없이 최고의 경기력으로 팬들에게 보답하는 2021시즌이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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