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톡톡: 일흔 네 번째 이야기] 대선 앞둔 정치권에 부는 세대교체 바람

야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가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박근혜 탄핵 이후 축 처졌던 국민의힘은 4.7재보궐선거 승리로 원기를 회복한 모양새다. 

당 대표 경선에는 원내·외 인사 8명이 출사표를 던졌고, 신구(新舊) 대결과 ‘이준석 돌풍’에 힘입어 흥미진진하다. ‘이준석 돌풍’이 A급 태풍일지, 한때 지나가는 바람일진 뚜껑을 열어봐야 알 일이다. 

분명한 건, 원내 경험이 없는 서른여섯 청년의 돌풍은 정치권에 세대교체 바람을 몰고 왔다는 점이다.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김웅·김은혜 등 초선들의 선전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당심도 결국 민심을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만, 신구 대결이 ‘계파 프레임’으로 치닫는 건 아킬레스건이다. 잘 나가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제 살 깎아 먹기’에 지나지 않는다. 계파 공방이 격화할수록 ‘새로운 미래가 온다’는 구호는 무색해질 수밖에 없다. 

제1야당 전대 흥행에 더불어민주당은 고민에 빠졌다. 2030세대와 중도와 무당층이 ‘꼰대당·영남당’으로 상징된 국민의힘에 눈길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청년 최고위원에 ‘86세대 용퇴’를 주장한 이동학(39) 전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을 지명했다. 세대교체 바람과 정국의 주도권을 야당에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그러나 송 대표는 나머지 지명직 최고위원에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인 김주영 의원(60)을 지명해 비판을 받았다. 송 대표는 후보 시절 ‘청년 최고위원 2명’을 공약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달 말까지 ‘국민소통·민심 경청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국민 속에서 듣겠다’라는 모토는 환영할 만하다. LH 사태와 ‘세종시 공무원 특공’ 논란 등 부동산 실책을 얼마나 만회할진 지켜볼 일이다.

이준석 현상이나 민주당의 경청 투어 모두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분노의 표출’에서 출발한다. 이준석은 ‘전기차’로, 민주당은 ‘버스’를 타고 민심의 도로를 달리고 있다. 낡은 자동차나 과속·난폭 운전하는 차를 누가 타고 싶을까. 

진정성 있는 리더만이 조직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 수 있다. 입보다 귀를 먼저 여는 쪽이 내년 대선에서 이길 확률이 높다. 곧 6월이다. 대선이 열 달도 안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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