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야수 엔트리 운영 정비와 고참들의 중심 잡기 필요한 시점

한화이글스를 이끌고 있는 수베로 감독의 전술을 제대로 먹히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한화이글스를 이끌고 있는 수베로 감독의 전술을 제대로 먹히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상위권 경쟁이 그야말로 안갯속이다. 삼성이 선두에서 버티고 있지만 디펜딩 챔피언 NC가 한화전 스윕을 앞세워 주간 5연승을 달리며 2위 자리까지 치고 올라왔다. 우승을 꿈꾸는 LG도 삼성과의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두며 NC와 2위 자리를 나눠 갖고 있다.

KT가 여전히 상위권을 유지하면서 선두권을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두산과 SSG가 5위권을 형성하며 선두권 경쟁에 뛰어들 태세를 갖추고 있다.

상승세에 있던 키움이 부침을 겪으면서 5할 승률 밑으로 처진 가운데, 기아, 한화, 롯데가 하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하위권 세 팀은 공교롭게도 외국인 감독이 팀을 이끌고 있다. 이 세 팀은 연승의 흐름을 타지 못하면서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권과의 승차가 조금씩 벌어진 상황이다.

하지만, 시즌 초 역대급 혼전 양상이기 때문에 여전히 순위 경쟁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1위 삼성과 중위권 두산, SSG의 승차는 두 경기에 불과하고 최하위 롯데와의 승차는 7.5경기이다. 

한화이글스는 주중 NC와의 홈 3연전을 모조리 내주고 연패에 빠졌으나 키움을 상대로 연패 탈출에 성공했지만 또 다시 연패에 빠지며 위닝 시리즈를 내주었다. 주중 1승 5패를 기록하며 자칫 최하위로 처질 뻔했으나 롯데에 0.5경기 앞선 9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투수력에 비해 타력과 수비에서의 뒷받침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충분히 승리를 거둘 수 있는 경기들을 놓치면서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과정은 좋으나 결과 즉, 마무리를 하지 못하면서 중위권 도약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수베로 체제에서 리빌딩, 세대교체를 앞세워 36경기를 치르면서 14승 22패. 승률 4할이 무너지기는 했으나 젊은 선수들을 앞세워 나름 선전을 하고 있다. 하지만 경험이 쌓이면서 경기력이 좋아지기보다는 체력적 부담감과 고비를 넘기지 못하는 모습들이 나오고 기복이 심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패배를 쌓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과연, 페넌트레이스의 25%를 소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선수단 운영에 있어서 위기가 온 것은 분명하다. 어떤 해결책을 가지고 돌파구를 마련할지 사뭇 궁금해진다. 만약, 현재의 운영을 그대로 가져간다면 과연 어느 정도의 기간을 설정하고 있을지도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야수 엔트리 정비를 통한 젊은 선수들의 반등 필요, 체력과 집중력 떨어진 모습 

현재 한화이글스의 내야진은 70% 이상 고정, 외야진은 무한 로테이션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주석과 정은원이 키스톤을 이루면서 풀타임 경험을 바탕으로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 공, 수에서 지난 시즌보다 진일보한 활약을 보이면서 팀에 활력을 넣어주고 있다.

시즌 초반 불꽃 타격을 선보이면서 김태균의 대를 이을 유망주에서 그야말로 대를 잇는 선수로 거듭난 노시환은 부침을 겪고 있다. 물론, 타점은 계속해서 쌓으면서 리그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곤 있으나 홈런 개수에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 일요일 경기에서 시즌 7호 홈런을 때려내면서 다시 상승곡선을 그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이다.

힐리의 부진과 이성열의 에이징 커브로 찾아온 4번 타자 자리는 고졸 3년 차 노시환을 어렵게 하고 있다. 심리적 부담감과 상대 투수들의 집중 견제로 본인의 타격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수비에서도 흔들리는 모습이 나오고 있다. 특히, 송구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동시에 팀도 어려운 상황에 빠지곤 하고 있다.

아직은 슬럼프라고 하기에는 이른 시점이지만 장타가 다시 터졌기 때문에 분명히 타석에서 조금의 여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고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타석에서의 집중력을 바탕으로 장타가 얼마나 자주 그리고 4번 타자로서 결정타가 나오느냐일 것이다.

전천후로 뛰고 있는 고졸 2년 차 박정현은 이미 과부하에 걸린 모습이다. 다부진 타격으로 인해 수베로 감독의 눈에 띈 박정현은 시즌 초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해준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힐리, 하주석, 정은원, 노시환의 내야 라인의 체력 유지를 위해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며 거의 주전급으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가뜩이나 수비 시프트가 많은 수베로 감독의 내야진이기 때문에 체력적인 어려움이 경기력으로 나타나면서 타격에서도 부진, 수비에서는 결정적인 실책을 저지르며 시즌 초에 비해 의욕이 많이 상실된 모습이다. 

노수광이 돌아왔으나 아직 정상 컨디션을 아니고 장운호가 고군분투하고 있으나 주전급으로 보기에는 애매한 외야진의 상황은 팀을 더 힘들게 하고 있다. 특히, 유장혁과 임종찬의 유망주의 성장이 더딘 상황에서 더욱 엔트리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장혁과 임종찬은 타격에서 본인들의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점차 수비에서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퓨처스에서의 조정도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데 수베로 감독의 의지가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지켜볼 문제이다. 

팀의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고참들의 분전이 필요한 시점

팀의 주장인 노수광이 복귀 후 제 컨디션을 찾아가고 있지만 아직은 팀을 이끌고 나가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아쉬운 점은 페이스가 좋을 때 꾸준하게 경기에 출전하면서 경기의 감을 빠르게 찾아야 함에도 수베로 감독 특유의 로테이션 시스템으로 인해 그 감을 유지하거나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필자의 아쉬움은 이 대목에 있다. 리빌딩을 위해 젊은 선수들의 경기 경험은 매우 중요하다. 필자도 같은 경기력이면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최근 한화이글스 외야 젊은 선수들의 부진은 길어지고 있다. 그런 사이 김민하, 노수광 등은 간간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이 선수들이 좋은 감을 이어갈 방안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나눠 먹기 같은 로테이션의 지속은 기존 선수들의 의욕을 반감시키고 젊은 선수들의 자신감을 오히려 떨어뜨릴 수도 있음을 인지할 필요가 있겠다.

예비 FA 최재훈의 활용도도 더 넓힐 필요가 있다. 이해창과 안방을 나누어 맞고 있는데 최재훈의 수비와 리드는 이해창에 비해 우위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재훈이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는 시점에 적절하게 백업을 쓰면 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심지어 첫 홈런 친 다음 날 선발에서 제외된 경우도 있었다. 최재훈이 여유를 갖고 경기력을 꾸준하게 올릴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민하는 자신의 역할을 120% 해주고 있다. 반면, 정진호는 아쉬움이 많다. 김민하는 우타 외야수로서 유장혁의 부진을 김민하가 채워주고 있는 셈이다. 반면, 정진호는 투수로 벌써 세 경기에 출장하면서 다른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으나 득점권이나 주자가 있을 시의 타격이 지난 시즌부터 너무 좋지 않기 때문에 고참으로서의 역할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성열의 부진은 너무 크게 다가온다. 지난 시즌부터 시작되었지만 그래도 아직은 보여줄 퍼포먼스가 충분히 있다고 본 이성열인데 1할대 타율에 머물면서 홈런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확실히 지난 시즌보다 타격에서의 기대감은 크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하지만, 노시환은 제외하곤 토종 선수 중에 장타를 기대할 수 있는 선수가 이성열이기에 이성열의 부활이 절실한 한화이글스 타선의 현주소이다.

2021시즌을 맞아 새롭게 부활할 한화이글스 선수들. “최약체”라는 오명을 벗고 “반전의 반전”을 만들어서 화려하게 비상(飛上)하는 독수리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한화이글스 선수들과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땀과 노력이 성적과 육성으로 반짝반짝 빛을 발하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부상 없이 최고의 경기력으로 팬들에게 보답하는 2021시즌이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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