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놓고, 또 내려놓고, 2021-05, 송선헌
사랑은 놓고, 또 내려놓고, 2021-05, 송선헌

1. 둘러보기
 신안은 섬 꾸러미다.
썰물 때만 나타나는 노두길은 작은 기적인데
60년 전쯤 이 섬들에 보따리를 이고 문준경 전도사가
고무신이 닳고 닳아 살이 보일정도로 뿌린 씨앗들이 
2평 남짓한 12사도의 집, 섬(島)티아고(Tiago) 순례길로 부활했다.
그래서 이 기점-소악도에서는 모든 게 싸목싸목 흐른다. 

 첫발인 대기점도 선착장엔 어부였으며 80평생 살다가 십자가에 거꾸로 지금의 바티칸 오벨리스크 자리에서 아내와 같이 죽은 의리의 사나이 시몬 베드로의 집은 든든한 떠남이다.
병풍도 노두길 입구, 주의 선택을 받은 최초의 사람으로 X형의 십자가에 죽은 위대한 전달자 안드레아의 집은 부부처럼 동행한다.
대기점도 저수지 숲엔 巨富로 참수 당한 첫 순교자이며 전도한 이베리아에 묻히길 원해 가리비(산티아고 순례길)가 된 야보고의 집이 심쿵! 핑크로 있다.
남촌마을 입구, 가장 어렸으며 예수의 마지막 옆에 있은 후 마리아를 모신 요한의 집은 아름다운 지붕과 창을 가졌다. 
기점-소악 노두길 입구, 오랜 친구인 베드로와는 달리 분석적인 필립의 집엔 물고기 비늘이 지붕이다.
기점도 호수 위엔 정직하고 늘 묵상한 한 바르톨로메오의 집이 호수 위에 속이 보이는 스테인드글라스로 지어지고 있다.
게스트하우스는 우울증이 있었던 의심하는 사람 토마스의 집으로 하늘의 증거가 바닥에 입구는 파랑을 선택했다. 
소악도 갯벌 위는 여호와의 선물이며 세리로 복음서를 쓴 마태오의 집이 양파모양 지붕으로 세상에 퍼진다. 
소악도 둑방길 끝엔 미남이며 톱으로 죽음을 당한 작은 야보고의 집, 물고기가 창과 문이 되었다
소악도 노두길 삼거리는 찬양이라는 뜻 유다 타태오의 집으로 지붕이 성가(聖歌)다. 
소악도 솔숲엔 로마 저격수로 예수의 기적을 직접 보았던 시몬의 집이 퍼져 끝까지 나가라고 트여있다. 
소악도 딴섬산 245, 유일한 非갈릴리 출신으로 회계담당자였으며 배신자로 낙인 된 가롯 유다의 집은 붉은 벽돌, 첨탑이 하늘로 간다. 그는 생을 스스로 마감했다.


2. 그리고
 둘도 꽉 찰 
좁은 성소(聖所)는 
포궁(胞宮), 예배당, 기도처, 암자이자 고백 장소로
믿고 안 믿고는 바다에 던져버리고
뒷골 땡기는 짐들도 슈퍼 계산대처럼 내려놓고
길들이 두어 번 홍해처럼 사라지고 생기고 나면...

집 같은 13번째 식소(食所)로 가서 
소박한 섬밥상에 
덤으로 배추연포나 김을 풀어 새큼하게 내놓는 김초국으로 
무딘 미각도 깨우라
그리고 내 마음의 길은 따뜻한가? 
부른 배만 만지지 말고?


이름: 송선헌(宋瑄憲)
치과의사, 의학박사, 시인

대전 미소가있는치과® 대표원장

충남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외래교수

UCLA 치과대학 교정과 Preceptor and Research Fellow

대한치과 교정학회 인정의

대한치과교정학회 대전 충남지부 감사

2013년 모범 납세자 기획재정부장관상

2019년 대한민국 현대미술대전 장려상과 입상 수상

저서: 임상 치과교정학 Vol. 1(웰 출판사)

전)대전광역시 체조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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