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경(仙境) 장가계!, 2021-04, 송선헌
선경(仙境) 장가계!, 2021-04, 송선헌

1. 장가계(張家界)
 장가계는 중국 후난성의 도시 이름이다.  
여기엔 신선이 사는 천하제일의 기암괴석과 무릉도원이 있다.
토가족 장(張)씨들이 모여 사는 장가계와 원(袁), 양(楊)씨들이 집성촌을 이룬 원가계는 소수민족들의 산속 터전이다.
365일 중 200일 이상이 눈, 비, 안개가 낀다. 
여기에선 케이블카도 고도가 높나지면 서늘해진다는 과학을 피부에 심었다.
자연은 세월과 기도만으로도 경이로운 아름다움을 만들어 낸다.
현재만 믿는 겁보인 나는 사암(砂巖)이 흘러내린 것도 직접보고서야 믿었다. 
남은 것들은 아직 소화 중인 흔적들이다.
이 모든 과정은 알게 모르게 일어나는 비밀작업이다.
산수화에서만 보았던 무릉도원은 구라, 허풍이 아닌 신선들의 놀이터였다.
물위를 걸은 예수를 보지 않고도 믿어야 한다.
이곳 장가계국립공원은 그렇다.


2. 유전자 검사를 했다.
 시험 문제, 피는 물보다 진하다란 말이 무슨 뜻인지 황간중1 때는 몰랐다.

 장가계의 귀신들이 다니는 길, 귀곡잔도(鬼谷棧道)에 올랐다.
쓰촨성 청도에 있는 제갈량(諸葛亮, 181~234)이 위나라를 침공하기 위해 놓은 석문잔도(石門棧道)는 애기였다.
고소공포증으로 마추픽추와 앙코르 왓트에서도 심하게 떨었던 나와 딸, MJ는  유리잔도에서도 부들부들,,, 가족 중 우리 둘만 겁쟁이였다. 이것으로 확실히 천 길 낭떠러지, 1,400미터에 달아 놓은 잔도에서 피를 뽑지도 않고도 덤으로 같은 유전자임을 확인했다. 
황산 서해대협곡 같은 낭떠러지를 걷는 여행상품은 마지막 미끼일지도 모른다.
바닥의 과학을 믿지 못하는 나는 의심이 많은 사람(a doubting Thomas)이다.


3. 원숭이 한 마리 보내 주실 수 있나요?
 특히 중국 여행은 무조건 쇼핑센터를 방문해야 하는 고역을 치러야 했다.
라텍스, 명주, 차, 보석, 명품 짝퉁... 거기에다가 참깨까지? 정말 놀랐다.
돌아오는 공항에서 욕심 많은 딸, MJ가 원가계에서 본 야생원숭이를 사달라고 졸라 조선족 가이드에게 아들이 잃어버린 모자를 한국으로 보낼 때 원숭이도 한 마리 보내주세요 부탁했다.
가이드는 “살아있는 원숭이는 안 되는데요!” 놀라고, 아니요 인형 원숭이라고 달랬다. 
 그 원숭이는 내 서재에서 최근까지도 배를 누르면 울었다.

 어려운 수학을 ‘바쁜 수학’, 전구를 ‘불알’, 형광등은 ‘긴 불알’, 샹들리에는 ‘떼불알’, 스타트 전구는 ‘씨불알’이라 말하는 조선족 가이드에게선 한민족인도 이질감을 느끼게 되니 씁쓸했다.
하기야 1.4후퇴 때 실향민들과 제주도민들은 소통이 불가능해 일본어을 사용했단다.
 이러하듯 놀라움은 싱겁지만 항상 가까이에 있다.


이름: 송선헌(宋瑄憲)
치과의사, 의학박사, 시인

대전 미소가있는치과® 대표원장

충남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외래교수

UCLA 치과대학 교정과 Preceptor and Research Fellow

대한치과 교정학회 인정의

대한치과교정학회 대전 충남지부 감사

2013년 모범 납세자 기획재정부장관상

2019년 대한민국 현대미술대전 장려상과 입상 수상

저서: 임상 치과교정학 Vol. 1(웰 출판사)

전)대전광역시 체조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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