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겐 미식(味食)이지만 내겐 금단(禁斷)의 옻순, 2021-04, 송선헌
누구에겐 미식(味食)이지만 내겐 금단(禁斷)의 옻순, 2021-04, 송선헌

옻순을 두릅으로 먹은 후유증 
 시골 출신이지만 어릴 적부터 옻이 무서웠던 
만지지도 못하는 치과의사인 나
중국과 히말라야 경계 지역이 고향인
도자기가 없던 시절엔 방수용으로 귀중한 재료였던 
두릅과 함께 겨우내 지친 입맛을 돋우는
봄나물 중의 으뜸으로 부드러운 감칠맛이 일품이라는
그 향이 끊이지 않고 은은하게 계속 난다는
순이 올라오고 3일 정도가 가장 먹기에 좋다는 옻나무의 어린잎이 옻.

 몇 년 전 봄날, 노포 박통에서
옻을 두릅으로 착각한 옆자리 손님의 의도하지 않은 악의에  
곰쓸개에도 있는 우루시올(Urushiol)이 가려움증을 일으켜
전문의 병원을 몇 곳 다녀도 소용없었고
결국 동네의원 원장님이 혹 나물 드셨나요?
네... 원인을 찾았고(醉中이라 설마 옻이란 생각을....) 
2주간 항히스타민제 주사를 맞은 따끔한 기억이 있다.


옻닭은 그림의 떡 
 옻과 닭고기는 모두 따뜻한 성질로 
기운이 아래로 뻗혀 여성들과 냉증에 좋고 항암효과도 있고
옻독 방지용 약을 먹으면서까지 즐기는 
나에겐 테트로도톡신을 먹는 극한의 궈메이(Gourmet)들로 보이지만
한번 맛보면 다른 백숙은 싱거워 사양한다는 보양식
 어느 해 봄날 지인들과 계룡산 밑 할머니묵집에 모였다.
옻닭이 나오기 전, 군용 담요를 깔고 동양화를 쳤고
나는 물컹한 묵만 먹고 쏠쏠한 재미도 보기 전에 아랫동네가 가려워 
바로 피부과 신세를 진 기억이 있고
옻닭은 알레르기 예방약을 먹어도 100% 보장 못하고
한 번 오르면 면역이 생긴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기타:
 경주시 황남동 천마총에서도 칠기가 발견되었다. 
옻나무(칠목, 漆木) 열매를 짠 기름은 연기가 없고, 불이 밝아 진상품이었단다.
터키 남부의 아다나 케밥 양념에 옻나무 수액이 들어가기 때문 먹을 때 주의해야한다.  
옻칠의 대가 전용복씨는 도쿄 메구로 가조엔(目黑 雅敍園)의 옻 실내장식을 맡아 유명해졌다. 
인간문화제 칠화장 제1호 옻칠 장인 청목 김환경의 그릇도 유명하다.
황칠은 옻이 아닌 황칠나무에서 채취되는 수지 도료다.
북한에서는 양약이 부족해 까마귀밥여름나무 약재를 사용한단다.
친척뻘인 망고의 잎에도 우루시올이 많이 포함되어 조심이 필요하다.
자주 가는 옥천엔 봄이면 옻 축제가 열리고 옻문화단지도 있고 로컬푸드점에는 옻이 오르지 않는다는 참옻물도 판다.
지리산자락 함양 마천옻 축제와 칠선계곡, 백무동계곡의 옻닭이 유명하다. 

 옻칠한 칠기(漆器, japan) 그릇을 딸, MJ의 미래 혼수품 목록에 추가해야 할지 고민인 
이 봄! 


이름: 송선헌(宋瑄憲)
치과의사, 의학박사, 시인

대전 미소가있는치과® 대표원장

충남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외래교수

UCLA 치과대학 교정과 Preceptor and Research Fellow

대한치과 교정학회 인정의

대한치과교정학회 대전 충남지부 감사

2013년 모범 납세자 기획재정부장관상

2019년 대한민국 현대미술대전 장려상과 입상 수상

저서: 임상 치과교정학 Vol. 1(웰 출판사)

전)대전광역시 체조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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