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힐링고전]

김충남 강사.
김충남 강사.

길 가던 선비가 농사일을 하는 농부를 보고 ‘나는 군자요. 너는 소인이다’라 할 수 있겠는가? 직장에서 ‘상급자는 군자요. 하급자는 소인이다’라 할 수 있겠는가?

▴ 군자와 소인, 어떻게 구분하는가?
군자와 소인은 사회적 신분이나 계급, 빈(貧), 부(富)와 같은 외면적 차이에 의해 구분되어지는 것이 아니다. 선비, 농부, 상급자, 하급자라는 것과는 아무관련이 없다. 보통 “소인배야”라 할 때 그 대상은 기자면 기자끼리, 교수면 교수끼리, 국회의원이면 국회의원끼리 처럼 같은 수준의 사람끼리 내 뱉는 말이지, 국회의원이 환경미화원에게 ‘소인배야’라고 하지 않는다. 이와 같이 군자와 소인의 구분은 같은 인간으로 놓고 보았을 때 구분되어지는 것이다. 다시 말해 외면적인 면이 아니라 그 사람의 내면적인 면을 보고 군자냐 소인이냐로 구분되어 지는 것이다.

공자께서는‘중용의 가치관을 가지고 사는 사람은 군자요. 반중용(反中庸)의 가치관을 가지고 사는 사람은 소인이니라'하셨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는 것이 중용의 가치관으로 사는 삶, 즉 군자다운 삶인가? 옛 성현의 말씀에서 그 답을 찾아보기로 한다.

▴ 군자의 성품, ~하면서 ~하다.
공자의 제자들이 스승인 공자의 성품을 이렇게 표현하였다. '선생님께서는 온화하면서도 엄격하시며, 위엄이 있으면서도 사납지 않으시며, 예의가 바르면서도 까다롭지 않으시다.' 라 하였다. 군자가 되려면 공자의 성품처럼 대립적으로 보이는 가치를 포용하고 병존할 수 있는 성품이 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온화함이나 엄격함 어느 하나만의 성품만 지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온화함과 대립되는 엄격함을 함께 지니는 성품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참으로 온화한 자는 참으로 엄격할 수 있어야하고 참으로 엄격한 자는 참으로 온화할 수 있어야 한다. 엄격해야 힐 때는 엄격한 모습을, 온화해야 할 때는 온화한 모습을 지녀야 한다. 한마디로 언제나 ~하기만 한사람이 아니라. ~하면서도 ~한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중용의 성품을 지닌 군자의 성품이 아니겠는가.

▴ 장점의 덕목, 지나치면 결점이다.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넘치면 오히려 반대되는 쪽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마련이다. 예를 들면, 지나치게 청렴결백하면 오히려 인색한 모습으로 보이게 되고, 지나치게 인자하면 오히려 우유부단한 모습으로 보이게 되고, 지나치게 강직하면 오히려 과격한 모습으로 보이게 되고, 지나치게 시시비비를 가리면 오히려 각박한 모습으로 보이게 된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했다. 아무리 좋은 장점의 덕목도 지나치게 편벽(偏僻)되면 오히려 결점으로 나타나게 된다. 그러므로 장점의 덕목이라도 지나치게 치우치지 않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더욱이 남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장점의 덕목도 지나침이 없도록 해야 원만한 대인관계나 처세가 이루어 질 수 있는 것이다. 

검소하게 살아야 한다. 그러나 지나쳐서 누추함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화려함은 좋으나 그것이 지나쳐서 사치스럽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아야 한다.’(儉而不陋 華而不侈)했다. 무엇이든지 지나치지 않는 중용, 이것이 군자의 덕목이 아니겠는가.

▴ 군자의 모습, 삼변해야 한다.
공자의 제자인 ‘자하’는 ‘군자는 세 가지 모습으로 변해야 한다’했다. 이것을 군자 3변(君子三變)이라고 한다. 첫 번째 변화는 멀리서 보면 엄숙한 모습 즉 카리스마가 넘치는 모습이고, 두 번째 변화는 그러나 가까이 대하면 온화한 모습 즉 다정다감한 모습이고, 세 번째 변화는 말을 하였을 때 합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스피치이어야 한다. 그러니까 군자의 모습은 한 모습만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 다정다감한 모습, 스피치 능력 등 그 때 그 때 상황에 맞는 모습으로 변화하는 중용의 모습, 이것이 군자의 모습이 아니겠느냐.

▴ 군자의 성정, 이성과 감성의 조화다.
군자의 성정(性情)은 이성과 감정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성정이 지나치게 이성적이면 인간미나 정감이 없어 남에게 친근감이나 감동을 주지 못한다. 이와 반대로 너무 감성적이면 현실성이 떨어져 현실 세계에 잘 적응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사람의 성정은 이성과 감성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이것이 중용의 성정이요. 군자의 성정이라 하겠다. 옛 선비들은 경서(經書)를 통해 이성을 기르고 시(時) 악(樂)등을 통해 감성을 길러 이성과 감성을 겸비한 군자가 되는데 힘썼다. 

▴ 그렇다. 공자의 군자론(君子論)대로 중용의 사고(思考)와 가치관으로서 세상사를 바라보며 처신한다면 군자요. 그렇지 않으면 소인이라 하겠다. 
나는 군자인가? 소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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