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힐링고전] 중용 강의

▴감정, 어떻게 오는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냄새 맡고, 혀로 맛보고, 살갗으로 외부자극을 느낀다. 이렇게 인간은 눈. 귀. 코. 혀. 살갗 5개 감각기관으로 모든 사물을 접하게 된다. 이 5개 감각기관으로써 사물을 접했을 때 마음의 작용이 생기는데 이것을 감정이라고 한다. 
영화에서 주인공이 악당들과 싸워 이기면 기쁘다. 주인공이 악당들에게 몰리게 되면 분하다. 주인공이 죽으면 슬프다. 주인공이 사랑하는 사람과 신나게 춤추고 노래하면 즐겁다. 이런 감정은 나쁜 짓을 한 사람도 똑같이 느낀다. 

이처럼 인간이 사물을 접했을 때 느끼는 감정은 대체로 기쁨(喜)) 노여움(怒) 슬픔(哀) 즐거움(樂) 사랑(愛) 미움(惡) 욕심(慾) 이렇게 7가지로 구분하여 7정(七情)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인간은 누구나 7가지 기본 감정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보통 줄여서 희, 노, 애, 락이라고 한다. 문제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지니고 있는 감정 즉 칠정(七情)을 어떻게 다스리고 나타내느냐 하는 것이다.

▴ 감정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가?
중용에서는 누구나 지니고 있는 감정(七情)이 아직 드러나지 않은 상태를 中이라 하였다. 즉 희, 노 ,애 락의 감정이 나타나지 않은 원초적 상태를 말한다. (喜怒哀樂之未發 謂之中) 그러나 인간의 감정은 원초적 상태로 그냥 머물러 있지 않는다. 사물과 접했을 때마다 수시로 변한다. 사랑하다 가도 미워하고 슬픔이 기쁨으로  변하고 아침에 울었다가 저녁에 웃고...이렇게 수시로 변한다, 이처럼 사물이나 상황 시간 장소에 따라 수시로 변하는 자기감정을 조절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것이다. 

중용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감정은 사물이나 상황, 그때에 맞게 적절하게 나타내야 하는데 이것을 화(和)라 한다”(發而皆中節 謂之和)하였다. 다시 말해 자기감정을 무조건 억누르려하지 말고 때와 상황에 맞게 나타내되 지나치거나 모자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감정의 중용이라 하겠다.

지나치게 따뜻한 감정은 경계심을 불러오게 되고 지나치게 차가운 감정은 소원함을 불러오게 되니 그래서 감정표현을 함에 있어서는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중용의 균형감을 잃지 말아야 한다. 옛날 분들은 너무 슬플 때는 헛웃음으로 그 슬픔을 달랬고 너무 기쁠 때는 헛울음으로 그 기쁨을 달랬으니 이게 모두 지나치거나 모자라지 않은 감정의 중용지혜가 아니겠는가.

지도자가 감정의 균형감각 즉 감정의 중용을 잃으면 나라나 조직 전체가 흔들리게 된다. 그래서 지도자에게 있어서 감정의 중용리더십은 절대 필요함이라 하겠다.  임금이 하례(賀禮)를 받거나 국가행사를 거행하던 덕수궁 중화문(中和門)의 중화(中和)라는 이름은 중용의 중화(中和)를 모티브로 한 것이다. 임금은 감정표현을 신중히 하여 언제나 중용의 감정을 잃지 말라는 뜻이 담겨 있다 하겠다. 

▴ 감정의 중용, 어떻게 지킬 것인가?
‘즐기되 쾌락에 빠지지 말고, 슬퍼하되 상처받지 마라.’(樂而不淫 哀而不傷)하였다. 즐거움의 감정도 지나치면 쾌락으로 빠지기 쉽고, 슬픔의 감정도 지나치면 상처받기 쉬운 것이다. 그래서 즐기되 쾌락으로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하고, 슬퍼하되 상처받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감정을 다스리는 감정의 중용 지혜라 하겠다.  오락은 그냥 즐기는 것으로 끝내야 한다. 지나치면 중독이 된다. 

사랑하는  님과 이별하였다면 가는 님 잡지 말라는 말처럼 빨리 잊어야 한다. 그래야 상처 받지 않는다.

▴ 분노와 욕망의 감정,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가?
인간의 감정 중 분노와 욕망의 감정이 가장 다스리기 어려운 감정이라 하겠다.   분노와 욕망의 감정이 지나치면 자칫 이성을 잃게 되고 판단력이 마비되어 동물적 야성만 날뛰게 되어 자신도 모르게 사고를 저지르게 된다. 그리하여 분노와 욕망의 감정은 자신뿐만 아니라 남에게까지 치명적 화를 끼치게 함에 참으로 무서운 감정이라 하겠다. 조선시대 연산군이 이에 해당된다 하겠다. 세자시절 총명하고 정이 많았던 연산군은 자기 생모의 폐출(廢出)과 사사(賜死)의 분노를 참지 못해 폭군으로 변하여 악행과 폭정으로 나라를 혼란케 하고 결국 자신은 유배지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지 않았던가. 불교에서도 여러 감정 중 탐욕(貪)과 성냄(嗔)이 중생을 해롭게 한다 하였다. 

문제는 자신이 지금 분노하고 있거나 탐욕하고 있으면서도 그러한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언제나 자신의 감정이 지나치고 있지 않나 즉 감정의 중용을 잃지 않고 있나를 살펴야 할 것이다. 그렇다. 분노가 일어나거든 불을 끄듯 분노의 마음을 가라앉히고 탐욕이 생기거든 물구멍 막듯이 탐욕의 구멍을 막아야 할 것이다.

▴ 울음, 감정의 끝판왕 아니겠는가?

김충남 강사.
김충남 강사.

눈물은 마음을 정화시키는 정화수이다. 그래서 괴로울 때, 슬플 때, 화날 때 실컷 울고 나면 한결 기분이 낳아진다. 모든 감정이 눈물샘과 연결되어 있어서 감정이 극에 이르면 눈물로 변하는 것이다. 그래서 슬퍼도 울고, 기뻐도 울고, 화가 나도 운다. 감동을 받으면 자기도 모르게 눈물부터 나지 않는가. 그야말로 눈물은 감정의 끝판 왕이라 하겠다. 

▴그렇다! 너무나 기쁘면, 너무 슬프면, 너무나 화가 나면 혼자 소리 내어 실컷  울어라. 한결 마음이 다스려지리라. 울음이야 말로 감정의 끝판왕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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