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1994년생 7인방 경기력 따라 이글스 성적 좌우

한화이글스는 2020시즌을 끝내고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 작업을 단행했다. 그동안 팀의 근간이자 중심이었던 베테랑들을 떠나보내고 레전드 코칭스태프까지 교체하는 강수를 두면서 팀 재정비에 나선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감독과 주요 코치진을 외국인으로 채우면서 팀의 미래에 대한 방향성을 확실하게 잡았다. 미국 야구에서 젊은 선수를 비롯해 유망주 육성에 일가견이 있는 외국인 지도자들의 영입으로 한화이글스의 미래를 밝히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비롯해 대럴 케네디 수석코치, 호세 로사도 투수코치, 조니 워싱턴 코치까지 주요 보직을 맡은 코치들은 수베로 감독의 지휘하에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21시즌을 위한 스프링캠프에서 외국인 지도자들의 지도 역량이 젊은 선수들에게 자연스럽게 이식되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젊은 선수들은 새로운 코칭 방법에 적응하면서 본인들의 기량 향상에 힘을 쏟고 있고 좋은 경기력으로 본인들의 가치를 높이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물론 아직 경험이 부족하고 경기력이 정상급으로 올라오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일단 한화이글스의 젊은 선수들은 외국인 지도자들의 가르침에 시너지 효과가 분명한 것은 사실이다. 

많은 베테랑이 팀을 떠난 상황에서 젊은 선수들의 성장만 있어서는 팀을 지탱할 수 없다. 어느 정도 경력이 있는 선수들의 분발도 반드시 필요하다. 저년차 선수들의 성장과 중간급 선수들의 분발 그리고 베테랑 선수들의 부활이 조화롭게 이루어진다면 한화이글스의 2021시즌은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1994년생 독수리들의 안정과 부활은 한화이글스의 현재이자 미래

한화이글스에는 1994년생 독수리들이 많이 포진되어 있다. 1994년생들은 고등학교 졸업 후 입단 기준으로 올 시즌에 9년 차 또는 10년 차에 접어드는 중견급 선수들로 이루어졌다. 팀에서의 입지도 단단해져야 하고 선배들을 밀고 후배들을 이끄는 역할도 해야 하는 경력을 가진 선수들이기 때문에 상당히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겠다.

한화이글스 1994년생의 선두주자는 하주석이다. 하주석은 한화이글스의 현재이자 미래라고 할 수 있겠다. 2012년 전체 드래프트 1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프랜차이즈 선수로 메이저리그까지도 욕심을 냈던 잠재력이 있는 선수이다. 벌써 10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부상과 선구안이 성장에 발목을 잡으면서 기대만큼의 성장은 이루어지지 못한 상황이다.

하지만, 유격수로서 빠른 발과 강한 어깨로 내야 수비의 중심을 잡아주고 타선에서는 중장거리 능력이 있는 선수로 상, 하위 어느 타선에 위치해도 문제가 없는 능력을 지닌 선수이다. 다만, 부상과 타격에서의 선구안 문제만 개선된다면 최고의 유격수로 올라설 수 있는 재능을 가진 선수가 바로 하주석이다. 하주석의 활약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즌이다.

김종수와 윤대경은 한화이글스 불펜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두 선수 모두 1군 무대에 오르기까지 우여곡절과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을만큼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난 시즌 그동안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불펜진의 핵심으로 자리 잡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이 더 중요하다. 적어도 3-4년은 꾸준한 활약을 해야 그 경기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불펜의 특성상 자칫 올 시즌에 지난 시즌만큼의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하면 반짝 선수로 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부상에 신음하던 김종수는 직구 스피드를, 고난의 선수 생활 끝에 행복 야구를 하게 된 윤대경은 더욱 강력한 구위를 바탕으로 이글스 불펜의 핵심을 넘어서 리그 내 톱 불펜 투수로 성장해야 하는 숙제가 기다리고 있다.

이충호, 장운호, 박한결은 2013년 한화이글스 입단 동기이다. 벌써 9년 차가 되었다. 이충호는 4라운드, 장운호는 6라운드, 박한결은 육성 선수로 프로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이 세 선수는 1군에 진입해 본인들의 역량을 발휘해야 하는 시기이다. 어찌 보면 선수 생활의 승부수를 던져야 하는 시점이 온 게 아닌가 싶다. 자칫 후배들에게 밀려 선수 생활에 위기가 올 수도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충호는 좌완 투수로 한화이글스의 부족한 좌완 불펜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자원이나 부상의 터널에서 신음하며 성장하지 못한 아쉬움이 가득하다. 장운호는 유장혁과 더불어 외야 우타 자원으로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있기에 1군에 얼굴을 드러내긴 했으나 기회를 잡지 못하면서 어느덧 9년 차를 맞이하고 있다.

육성 선수로 입단한 박한결은 군 제대 후, 최원호 감독대행 시절에 1군에 얼굴을 알렸으나 경험의 부족을 여실히 드러내면서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건실한 플레이로 백업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는 자원이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2013년 입단한 그러니까 1994년생 중 최대어로 불린 그 시절의 에이스 윤형배. 윤형배는 또래 중에서 독보적인 선수였다. 계약금이 무려 6억원이었기에 “6억팔”로 불리기도 했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일본의 오타니와는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부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윤형배는 본인의 가치를 서서히 잃고 말았다.

하지만 윤형배는 윤호솔로 개명을 하면서까지 재기에 의욕을 불태웠다. 끝없는 재활 끝에 고향 팀인 한화이글스로 이적을 하게 되었고 부단한 노력 끝에 예전의 스피드를 되찾고 밸런스도 찾는 데 성공했다. 지난 시즌 막판에 본인의 존재감을 알린 윤호솔은 올 시즌 한 단계 도약을 노리고 있다. 직구 스피드가 150km에 육박할 정도로 상승했고 투구 폼을 수정하면서 안정적인 밸런스도 찾아가고 있다.

“클래스는 영원하다.”라는 말이 있다. 윤호솔이 그 시절 에이스의 모습을 되찾는다면 한화이글스는 정우람의 후계자를 예상보다 빠르게 올 시즌부터 만나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투, 타에 걸쳐 7명의 1994년생은 한화이글스에서 중간 역할을 하면서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선수들이다. 하주석을 필두로 이 7명의 활약이 더해진다면 한화이글스의 2021시즌은 더욱 의미 있는 시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021시즌을 맞아 새롭게 부활할 한화이글스 선수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역대급 시즌을 보냈지만 새로운 시즌에는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한화이글스 선수들로 거듭나길 바라고 새 시즌을 맞이하는 훈련 과정에서 부상 없이 새로운 시즌에 대한 준비를 잘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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