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의 힐링고전] 채근담 강의

▴ 내 마음을 떳떳이 보이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양심을 속이고 있기 때문이다. 
양심을 속이면 떳떳해지지 못하고 나아가 남도 속이게 된다. 사람의 마음은 귀와 통한다. 
耳(귀이)자와 心(마음심)자로 되어 있는 恥(부끄러울 치)자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래서 양심을 속이는 부끄러운 짓을 하면 귀부터 빨개지는 것이다.

채근담에서 말했다.
‘군자의 마음은 하늘처럼 푸르고 태양같이 빛나서 사람들로 하여금 알지 못하게 해서는 안 되니라.’(君子之心事는 天靑日白하여 不可使人不知요)했다. 
군자의 마음은 속임이 없으니 투명하고 밝아 누구나 그 마음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남을 속이는 마음은 투명하지 않고 어두워 그 속을 알 수 없는 것이다. 

속세를 살고 있는 속인(俗人)으로서 자신의 마음을 누구에게나 여과 없이 투명하게 보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 세상에 자신과 남에게 속임 없이 부끄럼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이 얼마일까? 
윤동주 시인은 그의 서시(序詩)에서 이렇게 토로(吐露)했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시인은‘한 평생을 속임 없이 부끄럼 없이 살기가 얼마나 어려움인가?’를 자신의 시(詩)에다 절절히 토로했음이다. 

속세(俗世)를 사노라면 자신의 속마음까지 다 보일수가 없다. 경쟁사회에 살기 위해서는 피치 못하게 전략적인 속임수를 써야 한다. 
그러나 마음의 본체는 바르어야 한다. 
나와 남에게 진실하고 나와 남에게 올바르고, 나와 남에게 믿음을 주는 바름의 본체는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굳건해야 한다. 
그래야 누구에게나 자신의 마음을 떳떳하게 내 보일 수 있고 자신과 남에게 당당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하나를 더한다면, 편안함이다. 
누구나 좋아하는 사람은 잘나고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 편안함을 주는 사람이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편안함을 주는 사람이 되라는 것이다. 그러면 모든 사람이 좋아 할 것이다. 
그렇다.
 언제나 바르고, 믿음을 주고, 편안함을 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바로 자기자신이기를…

▴ 재능을 함부로 보여서는 안 되는 이유는 뭘까?
‘군자의 마음은 하늘처럼 푸르고 태양처럼 밝아서 그 마음을 드러내야 한다.’했다. 
그렇다면 자기의 재능과 지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채근담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군자의 재주와 지혜는 옥이 바위 속에 박혀있고 구슬이 바다 깊이 잠긴듯하여 남이 쉽게 알지 못하게 할 것이니라.’(君子之才華는 玉轀珠藏하여 不可使人易知니라)하였다. 
재주와 지혜는 금은보석처럼 깊이 감추어 다른 사람이 쉽게 알 수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혜나 재주를 함부로 드러내지 말아야 하는 것은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되어 자칫 화를 당하기 쉽기 때문이다. 
속인(俗人)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나 이기적 욕망을 지니고 있다. 
이기적 욕망은 시기와 질투를 낳고 이로 인해 다툼으로 번지게 된다. 
그래서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것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할 불편한 진실인 것이다. 
함께 근무하는 동료 직원이 나보다 먼저 승진하였다면 나는 겉으로는 축하해주겠지만 속마음까지 축하해줄 수 있을까? 

남의 애사(哀事)에 진심을 다하여 걱정하고 슬퍼는 하여도 경사(慶事)에는 그 진심을 다하기 어려운 것이 속인(俗人)들의 인지상정(人之常情)아니겠는가. 
이 모두가 인간이 지니고 있는 이기적 욕망에 의한 시기 질투 때문이라 하겠다.

▴ 재능은 때(時)와 겸손으로 드러내라.
옛날 중국의 명재상, 한신(韓信)이 유방(劉邦)을 주군(主君)으로 모시고 한(漢)왕조를 세우는 큰 공을 세우고도 주군인 유방에게 토사구팽(兎死狗烹)당한 것은 한신이 자신의 야망과 재능을 함부로 드러냈기 때문이라 하겠다. 
우리나라 대원군 이하응이 야인으로 있을 때 일부러 파락호(破落戶)행세를 하며 자신의 재능과 야망을 숨겼기에 후일 권세를 잡을 수 있었음이라 하겠다. 

세상에 대한 뜻을 펼치기 위해서는 자신의 야망과 재능을 드러내야 하는데 그 시기가 중요한 것이다. 아무 때나 함부로 드러내서는 안 된다.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되어 화를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신은 함부로 드러냈기에 토사구팽 당하였고 이하응은 시기를 기다렸기에 성공한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겸손이다. 
재능과 야망을 드러낼 때 필수덕목은 겸손이다. 
겸손해야 한다는 것이다. 

역사 속 수많은 경세가나 영웅호걸들이 공과 업적을 쌓고도 비명횡사한 것은 모두가 겸손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쌓은 공과 업적에 오만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재능을 드러낼 때는 시기와 함께 겸손해야 한다는 것이다.

▴ 그렇다. 자신의 진실한 마음은 마음껏 내보이고 재능과 지혜는 함부로 드려내지 마라.


김충남 강사.
김충남 강사.

필자 김충남 강사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堂)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 대전시민대학,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 대전 KBS 1TV 아침마당 "스타 강사 3인방"에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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