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원 칼럼니스트
한기원 칼럼니스트

독도는 마음의 성/ 바람 많은 한민족의 토담/ 누구도 이 섬을 넘볼 수 없다. // 독도가 중요한 것은/ 독도 앞의 바다가 중요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수많은 파도 앞에 자신을 던졌던 / 민족의 핏줄/ 민족의 용기/ 민족의 영혼/ 그 자존의 영토를 지키기 위함이다.// 이 밤에도/ 불면으로 뒤척이며/ 단호하게 단호하게 조국의 이름을 부른다.//아, 대한민국이여.

이우걸 시인이 노래한 ‘독도’라는 제하의 시(詩)다.
‘아, 대한민국이여!’라는 싯구가 몹시 서럽기까지 하다.

해마다 3·1절이면 한일관계를 돌이켜 보고 새로운 다짐을 하는 것이 의례적이었지만 올해는 일본의 후안무치한 역사왜곡 앞에 그마저도 사치가 되어 버렸다.
어디 한두 번 겪는 일이겠냐 싶지만 참으로 괘씸하기 그지없다.
독일의 진심어리고 끝없는 반성과는 너무나 대조를 이뤄 그 못된 버르장머리의 끝은 과연 어디인가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

최근들어 일본과 일본 우익언론은 정신대문제의 반강제성과 독도 영유권주장을 국제사회에 큰 쟁점으로 부각시키는 양상이다.
이러한 태도는 일본이 근본적으로 한일관계를 보는 시각에 큰 문제가 있음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역사인식에 있어 그동안 한일간에 크고 작은 문제가 있을 때마다 일본관계자들의 망언으로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곤 해 왔지만 오늘의 일본은 치료가능한 백신을 찾기 어려울 지경이다.
일본이 여전히 과거 일본의 침략을 반성하지 않는데다 정신대 문제에 대한 통렬한 사과가 없는 점, 독도영유권 주장을 멈추지 않고 있는 점 등은 참으로 우리에게 ‘인격유린’에 가까울 정도의 ‘도발’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점에서 ‘NO JAPAN’ 의 분노를 넘어 더욱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국민여론이 우세한 점도 우리는 결코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
또한 이는 앞으로 우리가 한일관계에 있어 나가야 할 바를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다.
미래가 중요하다면 그 시작점이 되는 과거는 더 소중한 법 아니겠는가.
밝은 미래를 위해서는 당연히 과거도 깨끗하게 정리하고 넘어가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최근 일본이 취하고 있는 태도는 우선 서로간의 신뢰와 이해를 철저히 짓밟아 뭉개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한 신뢰의 전제로 우리가 희망하는 것은 과거 한일간의 역사에 대한 일본의 처절한 반성과 그에 대한 책임인데 그걸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느껴져 가히 가소롭다.

어떻게 그 어린 초등학생까지 정신대에 끌고 갈 수 있단 말인가. 일본은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용서받지 못할 행위를 저지르고도 이를 부인하고 있으니 그에 따른 책임은 커녕 기본적인 신뢰마저 이미 물건너 갔다고 밖에 달리 해석할 수 없다.

일본이 한일관계에 있어 미국내 여론을 주도하기 위해 미국을 상대로 천문학적인 로비를 했다는 증거가 나온 가운데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이 필요한 시기’ 라는 미국 바이든 정부의 어정쩡한 태도는 일본의 경거망동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도 심히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한일관계가 미래를 향해서 새로운 협력관계를 의미 있게 열어 가려면 일본이 과거 역사의 잘못을 뼈저리게 인정하고 반성하는 길 뿐이다.
아울러 일본은 국가관계는 ‘역사적이며 숙명적’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
일본이 우리의 불행했던 과거를 끝까지 애써 부인하려 한다면 이번 3·1절 기념사에서 문재인대통령이 제시한 ‘일본과 언제든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메시지는 결코 성립될 수 없을 것임을 깊이 새겨 들어야 할 것이다.

일본은 이제라도 잘못된 역사문제를 바로 잡고,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이 아니라 진솔한 언어로 우리 민족앞에 통렬하게 사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일본은 국제사회에서 그 누구의 지지도 받지 못하는 그야말로 ‘국제미아’로 전락할 수 밖에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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