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A씨, 대학등록금 마련 등 위해 보이스피싱 범죄 가담 덜미

최근 대전법원에서 국가대표 상비군을 지낸 뒤 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한 20대 피고인에 대한 판결이 있었다.
최근 대전법원에서 국가대표 상비군을 지낸 뒤 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한 20대 피고인에 대한 판결이 있었다.

한때 국가대표 상비군에 뽑힐 정도로 장래가 촉망되던 선수가 가정 환경 등으로 인해 운동을 접은 뒤 대학등록금 마련을 위해 보이스피싱 사기단에 연루돼 결국 철창신세를 지게 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A씨(24)는 어려서부터 운동 신경이 뛰어나 사격 선수로 이름을 날렸다. 각종 대회를 휩쓸면서 언론에서도 어렵지 않게 이름을 찾아볼 수 있는 장래가 촉망되는 선수가 됐다. 국가대표 상비군까지 뽑힐 정도였다.

하지만 그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유년 시절 부모가 이혼하면서 조부모 슬하에서 어렵게 성장했다. 또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의 갈등으로 사춘기 방황이 시작됐고 이는 슬럼프로 이어져 성적이 부진하게 된다. 경제적 정신적 버팀목이 없었던 그는 결국 자신에게 찾아온 위기를 이겨내지 못하고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하고 운동까지 접게된다.

그래도 그는 지방에 있는 대학에 입학하면서 꾸준히 공부했고 운동 코치 등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나름 성실하게 살아왔다. 그러던 올해 초 또 한번의 어려움이 찾아왔다. 바로 코로나19다. 대학등록금 및 생활비 등을 마련하기 위해 일해 왔던 호프집이 코로나19로 인해 문을 닫아 버린 것이다. 다니던 대학도 휴학하고 등록금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로 생활해 왔던 그에게 코로나19는 너무나 가혹했다.

돈이 필요했던 그는 고액 아르바이트를 찾던 중 가지 말아야 할 곳을 갔고,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들을 만났다.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을 만난 것이다. 짧은 시간 거액을 벌 수 있다는 꾐에 넘어가 보이스피싱 사기 범행에 가담하게 된다. 그가 보이스피싱 사기단에서 맡은 역할은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받은 뒤 조직원들에게 무통장 입금하면 일정한 수수료를 받는 일명 '현금 수거책'이다.

A씨는 지난 3월 12일부터 2차례에 걸쳐 피해자 2명에게 각각 1150만원과 700만원을 받은 뒤 보이스피싱 일당에게 돈을 전달했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았다. 그러던 중 3월 17일 또 다른 피해자를 만나기 위해 약속된 장소로 가다가 피해자의 신고로 미리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체포됐다.

이 범행으로 인해 A씨는 구속됐다. 이혼한 부모가 뒤늦게나마 이 사실을 알고 대출을 받아 피해자들에게 피해금액을 돌려줬고, A씨도 교도소에서 출소하면 다시는 재범하지 않고 성실하게 살겠다고 다짐했지만 법원은 실형을 선고했다.

대전지법 형사11단독 서재국 부장판사는 사기와 사기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 대해 징역 8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에서 "이 사건 범행은 금융기관 직원을 사칭해 피해자들을 상대로 상당한 돈을 편취한 이른바 보이스피싱 범죄"라며 "이런 범죄로 인한 개인적‧사회적 폐해가 심각하고, 보이스피싱 사기 범행의 수법이 날로 지능적으로 진화해 일반 시민으로서는 대처가 어려워 그 범행에 가담한 자들을 엄하게 처벌해 일반 시민을 보호할 필요성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단순한 현금인출책이 아니라 피해자에게 적극적으로 금융기관 직원을 사칭하며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받은 자로서 피고인이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다면 이 사건 범행이 완성될 수 없었으므로 그 가담 정도가 중하고, 범행횟수도 3회나 돼 그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실형을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한 A씨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나름 열심히 살았던 것으로 보이지만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씻지 못할 오점을 남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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