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현성 세종맥스스포츠센터 대표

연세대 대학 농구선수 출신으로 세종에서 지도자의 길을 시작한 유현상 세종맥스스포츠센터 대표.
연세대 대학 농구선수 출신으로 세종에서 지도자의 길을 시작한 유현성 세종맥스스포츠센터 대표.

0.01초 포물선의 미학. 초 단위를 쪼개 찰나의 승부를 겨루는 운동, 농구.

대학 농구선수 생활을 하다 세종에서 새롭게 지도자의 길을 걷고자 민간 스포츠센터를 설립한 전직 스포츠맨이 있다. 유현성(40) 세종맥스스포츠센터 대표다.

어린 시절, 우연한 계기로 시작한 운동은 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농구심판을 했던 유 대표의 외삼촌은 조카인 그에게 운동을 권유했다.

이후 그는 엘리트 농구부로 유명했던 대전중학교과 대전고등학교에 진학해 운동부 생활을 했다. 대전고 재학 시절 서울 명지고로 전학한 뒤에는 농구명문 연세대에 입학해 선수로 뛰었다.

속공 실력과 함께 중·장거리 슈팅 능력까지 갖춰야 하는 그의 포지션은 슈팅가드였다. 팀에서 주 득점원의 역할을 하는 막중한 자리다. 유 대표의 여동생도 프로 농구선수 출신이다. 두 남매가 모두 농구에 두각을 보였다. 

유 대표는 “어릴 적 운동신경이 천재적으로 뛰어난 편은 아니었다”며 “농구를 접하고 해보면서 스스로 자기개발이 된 케이스다. 농구는 23살 때까지 했다. 운동을 그만두게 된 건 무릎 수술을 할 만큼 고질적인 부상도 있었고, 타이트한 운동시스템에 계속 적응하기가 힘들었던 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친 그는 제대 후 일산에서 농구교실을 열었다. 뛰는 일이 아니라 가르치는 일이 업이 되니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유 대표는 “사회에 나와 가르치는 일을 해보니 더 잘 맞았다. 아이들이 성장하는 것을 보는데서 오는 보람이 컸다. 돌아보면 그때의 3~4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농구는 초라는 작은 시간 단위를 다시 쪼개고, 쪼개서 승부를 내는 운동이다. 모든 스포츠가 마찬가지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스포츠 중 하나다.

농구의 매력을 묻는 질문에 유 대표는 “농구는 쉬지 않고 뛰어야 하는 익사이팅한 운동”이라며 “자주 골이 나오기 때문에 지루할 것도 같지만, 오히려 이 반복되는 득점이 희열감을 준다. 무엇보다 팀 운동이기 때문에 배려와 협동심, 팀워크가 정말 중요한 운동”이라고 말했다.

노하우 집약, 선수 출신 강사진

세종시 장군면에 위치한 세종맥스스포츠센터. 농구 체대 입시 교육을 주력으로 유 대표가 자신의 노하우를 집약해 올해 8월 오픈했다.
세종시 장군면에 위치한 세종맥스스포츠센터. 농구 체대 입시 교육을 주력으로 유 대표가 자신의 노하우를 집약해 올해 8월 오픈했다. 사진은 실내농구장 모습.

유 대표는 올해 8월 장군면에 대규모 민간 스포츠센터를 설립했다. 1000평 대지에 실내 체육관과 헬스장, 카페테리아, 농구장, 실외풋살장을 갖췄다. 선수 출신이라는 장점을 살려 그는 센터 공사부터 장비까지 손수 골랐다.

유 대표는 “농구는 바닥이 가장 중요하다. 기존 농구교실을 보면 그냥 시멘트 바닥에 데코타일을 깔고 하는 곳이 많은데, 건강하기 위해 하는 운동을 이렇게 하면 부상에도 취약하고 관절에도 좋지 않다”며 “특수 재질에 첨단 공법으로, 또 협회에서 지정한 정규 규격에 맞춰 정규 코트로 만들었다. 센터 건물에 창문이 많은 편인데, 아이들이 밝은 곳에서 운동할 수 있게끔 채광에도 신경을 썼다”고 했다.

센터 시설은 어린 시절 좋지 않은 환경에서 많은 양의 운동을 하다 고질적인 부상을 얻게 된 동료나 여러 민간 스포츠시설을 둘러보면서 고심해 만든 결과다. 향후에는 아이들이 운동하는 동안 부모들도 함께 체력 단련을 할 수 있는 헬스장과 GX시설도 구축할 예정이다. 가족형 운동센터 조성이 유 대표의 목표다.

체대 입시 교육을 주력으로 삼은 만큼 강사진 구성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센터 내 농구 강사는 선수 출신들이 포진돼있다. 유소년 교육 총괄 강사는 그의 고교 동창이자 선수 생활 동료이기도하다. 그는 향후 프로리그 은퇴 선수, 각 구기 분야 전문가를 강사진으로 추가 영입할 계획이다.

“체대 교육 수요 증가, 좋은 스승 만나야”

농구교실 수업 모습.
농구교실 수업 모습.

유 대표가 체대 입시 교육을 타겟으로 삼은 건 학생 시절 그의 경험 때문이다. 현재 세종시는 미약한 체대 입시 교육 인프라로 학생들이 인근 대전 등으로 원정 교육을 가고 있는 실정. 동시에 학생 수가 증가하면서 체대 입시 수요는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유 대표는 “전국에서 세종시만 초등학생 인구가 증가하고 있고, 실제 지난해 데이터를 보면 체대 입시 지원자가 60~70명 정도로 파악됐다”며 “올해는 100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요즘 체대 입시는 운동도, 공부도 잘 해야해서 아이들이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들다. 이른 시기에 체대 진학을 목표로 관리해야 목표 대학 진학이 가능한 시스템”이라며 “아직도 학업을 하다 중간에 체대로 진로를 틀어 지망하는 형태가 많은 점이 가장 아쉽다”고 했다.

현재 유 대표는 세종시농구협회 전무이사를 맡고 있다. 세종시 연고 농구팀 창단을 하는 것이 그의 장기적인 목표다. 그가 꿈꾸는 구단은 기존 방식대로 대기업 지원을 받아 창단하는 것이 아닌 시민 구단 형태다. 지역 이름이 들어간 유럽 명문 스포츠구단을 따라 시민 구단이 많아져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유 대표는 “세종시 연고 스포츠팀으로 시민구단 형태의 농구팀 창단을 꿈꾸고 있다”며 “여러 기관과의 협력이 필요하겠지만, 지역 기업에서 1, 2년 단위로 지원을 받아도 좋고, 무엇보다 시민들의 동참을 이끌어내면 좋겠다. 세종에 2만 명 정도 수용 가능한 관중석이 있는 경기장이 빠른 시일 내 생기길 바란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지도자의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스타 선수가 나오기까지 그 뒤에는 반드시 좋은 지도자가 있다는 게 경험에서 나온 그의 확신이다. 

유 대표는 “한 선수의 인생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결국 지도자”라며 “저 역시 좋은 코치를 만나 선수생활을 할 수 있었다. 학생들이 좋은 지도자를 만나 부상 없이 마음껏 운동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직 세종에 엘리트 농구부가 한 곳도 없는데, 아이들이 제대로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제겐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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