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육청, 학교예술교육활성화 캠페인-⓶]
‘학교로 찾아가는 예술무대’, 소외지역 문화예술 경험 실현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을 시작으로 차이코프스키 백조의 호수, 베토벤 월광소나타 3악장 등이 이어질수록 손과 발이 저절로 박자를 맞추고 갈수록 신이 난다.

13일 대전 동구 가오동에 위치한 대전맹학교가 클래식 같지 않은 클래식 연주에 들썩들썩 거렸다. 지역사회 코로나19 확산과 장기간의 장마로 우울했던 분위기를 ‘학교로 찾아가는 예술무대’가 한순간에 날려버린 시간이었다.

대전교육청의 ‘학교로 찾아가는 예술무대’는 학교예술교육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설동호 교육감의 공약사업이기도 하다. 2018년 7월부터 170개교를 목표로 지역예술 단체가 직접 학교를 찾아 공연·전시 활동을 꾸준히 벌여 왔다.

올해도 62개교에 예술무대를 지원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진행되지 못하다가 시각 장애인들이 다니는 특수학교인 대전 맹학교에서 예술무대가 펼쳐지며 의미를 더했다.

외부 단체가 학교를 직접 방문해 공연하는 것이 아직까지는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대전맹학교는 지친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전하기 위해 이미 몇 차례 미뤄진 공연을 진행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마스크 착용과 손소독제 사용 등의 사용은 기본, 이날 교직원들은 거리두기를 유의하며 앞이 보이지 않는 학생들의 손을 잡고 일일이 안내했다. 또 공연 중간 중간 학생들의 상태가 괜찮은지 세심하게 살폈다.

원종대 교장은 “학생들의 안전이 가장 중요, 예방과 방역에 철저히 주의를 기울였다”고 말했다.

철저한 준비 속에 진행된 공연은 연신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신민준(17) 학생은 “공연 밴드가 악기를 소개하는 시간에 드럼과 베이스기타 소리가 마음에 들었다”며 “앞으로도 계속 기억에 남을 만큼 좋은 공연이었다”고 말했다.

문성준 교감도 “시각 장애인들은 이런 경험을 하기 어려운데 귀한 기회였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실제 학교로 찾아가는 예술무대는 지난 2018년 만족도 조사 결과 공연을 감상한 6880명 가운데 90.44%가 만족한다는 응답을 보이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지역 예술단체 지원과 활성화도 빼놓을 수 없다. 이날 대전맹학교에서 공연을 펼친 퓨전퍼커션밴드 ‘폴리’는 올해 처음으로 관객과 대면했다.

‘폴리’ 단원인 최유석 씨는 “코로나19로 모든 공연이 취소되며 연주자들이 많이 위축된 것이 사실”이라며 “오늘 처음으로 관객과 마주하는 공연에 무대도 위가 아니라 아래로 내렸다. 더욱 공감하기 위한 것이고 엄청나게 호응해주셔서 감사하다. 이런 사업이 지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화예술 소외지역 학생들의 전문적인 예술 감상 기회 제공과 우수한 지역 예술 단체와 연계해 학교예술교육 활성화를 지원한다는 목표가 제대로 실현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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