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9일 둔산센트럴파크 조성 기본계획 최종 보고회

둔산센트럴파크 사업지.
둔산센트럴파크 사업지.

시설물·형평성 논란 등으로 우려를 낳았던 '둔산센트럴파크' 기본계획이 '대전 숲' 브랜드라는 큰 틀로 매듭 지었다. '쾌적하게 안정적으로 연결된 공원'을 목표로 공원 전체를 숲길로 연결, '숲속 도시 대전'이라는 브랜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대전시는 9일 오전 10시 시청 중회의실에서 ‘둔산센트럴파크 조성 기본계획’ 최종 보고회를 열었다. 

'둔산센트럴파크(용역명) 조성 사업'은 도로로 단절된 보라매공원과 둔산대공원, 샘머리공원, 갈마근린공원 등을 연결해 거대한 녹지공간을 조성하는 것으로, 허태정 대전시장의 핵심 공약 중 하나다. 

이 사업은 그동안 원도심 소외와 동서간 격차를 심화시킬 우려가 있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원도심에 비해 많은 녹지를 갖고 있는 서구 둔산 일대에 막대한 재원을 투입, 공원을 조성하는 것이 형평성에 어긋낫다는 이유에서다. 

"미세먼지·열섬현상 저감을 위해 시설물 위주의 설계보다 녹지보전을 우선에 둬야 한다"는 환경단체의 비판도 이어졌다. 둔산센트럴파크 사업 명칭이 뉴욕 센트럴파크나 아파트를 연상시킨다는 지적 외에도 '둔산' 시민만을 위한 공원으로 비춰진다는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용역을 수행한 염인섭 대전세종연구원 박사는 "그동안 형평성과 정체성, 네이밍 문제 등이 있었는데, (사업에서) 숲을 빼놓지 않고 꼭 대전 큰 숲을 만들고자 했다"며 "그동안 여론수렴한 내용 등을 토대로 ▲대전큰숲 ▲대전이숲 ▲대전숲 등의 명칭을 토대로 한 숲 통합브랜드를 개발하고, 도심 숲길 걷기 여행 등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그동안 여론수렴과 아이디어 공모, 리빙랩, 현장워크숍, 전문가 토론 등을 거쳐, 10대 핵심사업으로 도시숲길 네트워크 구축과 하늘숲길, 빗물순환체계 개선, 옛 샘터와 연계한 물길조성, 문화공간 확충 등을 계획했다.

공원 전체에는 도심숲길과 마을숲길 등을 조성하고, 연결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시청사 주변에는 고원식 횡단보도를 설치해 차량 속도를 낮춘다. 쿨링포그와 미세먼지 신호등, 기후생태놀이터 등 미세먼지 저감 시설과 스마트클린 버스승강장도 설치한다. 

정부청사 지하보도는 생태 문화관으로, 보라매 공원 지하보도는 작은 미술관, 평송 지하보도는 방문자 센터로 조성한다. 만월 지하보도는 청소년 공간으로 사용 가능한 마을문화관, 둔지미·둥지 지하보도는 마을역사관으로 활용한다. 

앞으로 8년간 총 사업비 약 942억 원(시비 568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시는 용역이 끝나는 15일께 기본계획이 최종 확정되면 물순환 선도 도시사업과 바람길 숲 등 국비 확정 사업을 우선 추진할 방침이다. 

대전시는 9일 오전 10시 시청 중회의실에서 도심의 단절된 생태축을 잇는 ‘대전센트럴파크 조성 기본계획’ 최종 보고회를 개최했다. [제공=대전시]

한편 이날 보고회에는 도시계획, 디자인, 조경, 교통 분야 전문가 및 시민단체, 관련 실국장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김용철 한밭대 교수는 "지금 계획보다 인공물을 줄이고, 더 큰 나무를 심어서 실제 숲에 들어간 것처럼 조성하길 바란다"고 말했고, 배병욱 대전대 교수는 "기후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단기 과제로 추진되는 미세먼지와 기후취약성 사업을 중기 과제로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천보 한밭대 교수는 "지하보도를 활용해서 기쁘지만 야간시간 이용률이 낮아 활용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고, 임진찬 서구부구청장도 "지하보도 공간 리모델링을 반대한다. 이용률이 낮고, 관리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고은아 ㈔풀뿌리사람들 이사는 "형평성과 정체성, 네이밍 논란이 있었던 만큼 대전시가 용역결과로만 마무리 짓지 말고 정책과 연결해서 시민들에게 공원의 정체성을 한 마디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처음에 이 사업을 추진할 때 몇 천억이 소요되는 토목사업으로 프레임이 짜여지면서 곤욕스러웠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해 지방재정이 상당히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이지만, 당초 생각했던 것처럼 몇 천억이 들어가는 토목 사업이 아니기에 단기·중기적 과제와 환경을 고려해서 우선 사업들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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