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밈없는 정갈한 음식과 어머니 손맛이 살아있는 ‘회랑’
꾸밈없는 정갈한 음식과 어머니 손맛이 살아있는 ‘회랑’
  •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 승인 2020.04.12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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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국장과 한방백숙 단호박영양찰밥 인기
최근 10여평 매장 넓혀. 비좁은 매장으로 인한 기다림 해소

토속적이고 정갈한 어머니 손맛을 느끼는 청국장과 건강한 맛의 한방백숙으로 유명한 회랑(回廊)이 최근 매장을 넓혀 그동안 고객들의 불편을 해소해 또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한방백숙 단호박영양찰밥
한방백숙 단호박영양찰밥

청국장, 한방백숙 10년 동안 검증된 맛. 최근 10여 평 매장 넓혀

대전시 서구 도마동 서부교육지원청 후문 앞 좁은 골목에 위치한 ‘회랑’은 4-50년 된 허름한 구옥이지만 실내는 옛스러움이 묻어나면서 청결하다. 벽면에는 주인이 직접 쓴 붓글씨와 좋은 글귀가 붙어있어 고전적인 분위기가 나는 집이다. 최근 매장을 넓히면서 건물외관을 파랑과 주홍색으로 도색을 해 조금은 나아 보인다. 

회랑은 2009년부터 10여 평의 좁은 매장에서 6개의 좌식식탁으로 운영했다, 그동안 자리가 비좁아 식사시간에는 기다리기 일쑤였지만 최근 옆 가게를 인수해 10여 평이 늘어났다. 워낙 작은 매장이라 면적이 늘어났어도 그리 크게 보이지 않지만 예전을 생각하면 엄청난 변화다.

한방백숙
한방백숙

한방백숙
한방백숙

확장된 매장은 위생적인 시설을 갖춰 기존 좌식과 달리 4개의 입식 식탁과 10명 정도 회식할 수 있는 연회석(방)도 생겨 각종 모임과 단체회식에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방에는 우아하고 고풍스러운 분위기로 꾸며 자리에 앉게 되면 대접받는 기분이 절로난다.

회랑의 메뉴는 점심특선 청국장과 한방백숙, 어머니손맛으로 진실 된 재료를 사용해 만든 청국장찌개는 지난 10년 동안 이미 미식가들에게 검증된 맛이다. 청국장과 함께 제철나물인 두릅, 돌미나리무침, 방풍나물 등과 호박꽂이무침, 꼬막 무침, 도라지무침, 쌈채소, 김 등 13가지 정도 정갈하고 반찬이 딸려 나온다.

한방백숙
한방백숙

한 폭의 수채화같은 단호박영양찰밥
한 폭의 수채화같은 단호박영양찰밥

정성과 정갈한 반찬 주인 이지영 여사 손수 만들어

청국장은 집안의 전통방식 그대로 담은 청국장에 호박과 두부가 들어가 구수하고 콩 알갱이 하나하나가 살아있어 누구나 좋아하는 식감을 자랑한다.

토속적인 반찬은 주인이 매일 아침 시장에서 발품 팔아 구입하는 정직한 재료와 정성이 담겨져 있다. 자극적이지 않고 정갈하고 깔끔하다. 뭐하나 버릴 것이 없고 모두 입맛에 딱 맞는다. 나물류는 계절에 따라 매일 바뀌어 나오는데 밑반찬만 보고 있어도 입안에 군침이 돈다. 특히 김은 한 장 한 장 들기름을 발라 깨를 뿌려 구워낸 김은 어디에서도 먹을 수 없는 정성의 산물이다.

점심특선 청국장 찌개 상차림
점심특선 청국장 찌개 상차림

청국장 찌개
청국장 찌개

한방백숙 단호박영양찰밥도 인기. 오리와 황기, 엄나무 등 한약재 등을 넣어 만든 한방백숙은 잡냄새가 전혀 없고 담백하면서도 구수한 국물 맛이 보양식으로 일품. 단호박밥은 단호박에 밤. 대추. 은행. 콩 등 잡곡이 어우러져 영양찰밥으로 잊을 수 없는 풍미를 자랑한다. 보기에도 한 폭의 수채화처럼 단호박이 이채롭다. 여기에 13가지 정도의 정갈한 반찬이 함께 나오기 때문에 최근에는 점심식사에도 한방백숙 단호박영양찰밥을 찾는 손님이 부쩍 늘었다.

단호박밥은 들기름에 통깨를 뿌려 구운 김에 사 먹어도 좋고 백숙국물에 말면 죽으로도 인기 만점. 이 모든 음식은 주인 이지영 여사가 매일 아침 7시 30분이면 식당에 나와 그날 판매할 음식을 손수 만든다. 보통 정성이 아니다. 상차림은 손님이 아무리 밀려 있어도 음식은 본인이 직접 그릇에 정성스럽게 담아낸다.

연회석. 우아하고 고풍스러운 분위기로 꾸며 자리에 앉게 되면 대접받는 기분이 든다.
연회석. 우아하고 고풍스러운 분위기로 꾸며 자리에 앉게 되면 대접받는 기분이 든다.

기존 좌식 식탁 6개의 내부전경
기존 좌식 식탁 6개의 내부전경

점심시간이 끝나면 다시 저녁반찬을 만든다. 그래서 오늘 만든 음식이 떨어지면 시간에 관계없이 문을 닫는다. 최근에는 외지에서도 소문 듣고 많이 찾는다고 한다. 대전의 자랑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어느 누구를 데려가도 칭찬받는 집이다. 손님들은 혹시나 이런 음식을 못 먹을 까봐 주인이 아프지 않기를 진정으로 기원하는 집이다. 이런 정성의 맛은 손님들로 하여금 시도 때도 없이 밀려들게 만든다. 기다리지 않으려면 예약이 필수.

주인 이지영 여사는 천안 성환이 고향이다. 결혼 후 금산 복수에서 원목소품가구 제조업과 청산골에서 란 식당을 운영하면서 외식업에 뛰어들었다. 전원생활을 하면서 야생화를 기르고 고전소품, 민속품 모으는 취미를 살리면서 열심히 영업을 해 돈도 많이 벌었다. 하지만 남편이 모두 탕진하면서 돈이란 버는 사람 따로 있고 쓰는 사람 따로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달았다고 한다.

기존 좌식 식탁 6개의 내부전경
기존 좌식 식탁 6개의 내부전경

회랑 주인 이지영 여사
회랑 주인 이지영 여사

한방백숙 단호박영양찰밥 인기. 대전시민 죽기 전에 먹어봐야 할 음식 평가

또 돈이란 벌려고 해서 벌어지는 게 아니라는 세상이치를 터득해  그때부터 물질에 대한 욕심도 모두 비웠다고 한다. 그래서 회랑의 음식은 돈 벌기 위한 계산된 음식이 아니라 내가 만든 음식을 먹고 좋아하는 손님을 먼저 생각하는 음식이라 더 맛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2009년 대전으로 나와 지금의 자리에 둥지를 틀었다. 지금도 그때의 초심을 잃지 않고 음식을 만들기 때문에 대전시민이라면 죽기 전에 꼭 먹어봐야 할 음식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이지영 여사는 요즘 손님들한테 얼굴이 부처님 얼굴처럼 온화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고 한다.  48석. 일요일 휴무, 대전시 서구 제비네4길9 서부교육지원청 후문 앞. 청국장 1만원, 한방백숙 6만원.

대전 서구 도마동 서부교육지원청 후문 앞 골목에 위치한 회랑 전경. 건물 도색을 했지만 그래도 허름해 보인다.
대전 서구 도마동 서부교육지원청 후문 앞 골목에 위치한 회랑 전경. 입구에 놓여 있는 장독대는 도심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들다. 건물 외관은 도색을 했지만 그래도 허름해 보인다.

최근 식단은 점점 서구화 되고 있지만 예전부터 내려오는 우리 전통음식을 그리워하는 사람도 부쩍 늘고 있다. 옛말에 음식으로 몸을 보하는 것이 약으로 몸을 보하는 것보다 낫다고 했다.
최고의 재료와 어머니 손맛의 정성이 들어간 건강한 우리밥상이 그립다면 회랑을 찾아보자. 누구를 데려가도 후회는 없을 것 같다.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음식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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