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여성당원 100인 지지선언 추진 난항
“논란 불식 위해 여성 당원 이용하는 꼴” 비판

세종갑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국회의원 후보 출마 기자회견 모습. (사진=홍 후보 캠프)
세종갑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국회의원 후보 출마 기자회견 모습. (사진=홍 후보 캠프)

세종갑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후보가 성인권 감수성 부재를 이유로 사퇴 압박을 받은 데 이어 이번엔 캠프 측의 물타기 의혹에 휩싸였다.

캠프 관계자들이 여성 당원을 중심으로 한 지지선언을 추진하다 내부 비판에 직면하는가 하면, 급작스럽게 여성 관련 공약을 내놓는 모습을 보이면서다.

홍 후보는 과거 강연에서 “아내도 한 명 보다는 두 명이 낫다”, “노래방, 찜질방, 룸싸롱 등 ‘방’들은 20년 간 내수의 견인차”, 또 여고생 대상 강의에서는 “독도는 우리땅 노래 부르는 것 보다는 애를 하나 더 낳는 게 중요하다”, 공직자 대상 강연에서는 “둔산 화류계에 아무것도 없더라…(중략) 언제까지 밤에 허벅지만 찌를 것이냐” 등의 발언을 한 것이 알려지면서 출마와 동시에 비판에 직면했다.

정의당 세종시당 여성위원회는 홍 후보의 젠더의식과 관련해 “여성의 신체를 생산 도구로 간주하거나 성을 돈을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며 “낮은 젠더의식은 시대상에 역행하는 인재상”이라고 지적했다.

통합당 세종시당도 “홍 후보의 출마는 세종시민에 대한 모욕이자 나아가 대한민국 여성에 대한 기만”이라며 “개인과 공인의 차이를 운운하며 일부 표현이 부적절했다는 변명으로 일관한 행동은 문제의 심각성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태가 악화되자 지난달 20일 이해찬 당대표가 후원회장을 자처하며 지원 사격에 나섰으나, 논란은 내부에서 다른 형태로 지속되는 모양새다.

실제 홍 후보 측 캠프에서는 최근 여성 당원 100인 지지선언을 추진하면서 일일이 당원에게 연락해 동참을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 당원들이 불편함을 드러내며 지지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민주당 세종시당 여성 당원 A 씨는 “후보가 제대로 사과하지 않았고, 이에 분노하는 사람들이 있는 상황에서 지지선언을 추진하는 것 자체가 개념이 없는 것”이라며 “전화 받은 사람들은 여성당원들을 이용하는 것처럼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원 B 씨도 “캠프 여성 관계자들이 추진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아무리 잘하고 싶다고 해도 이건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라면서 “혹여 캠프 내에서 이 제안이 나왔다면, 그릇된 충성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세종에서 개최되는 첫 후보 토론회에 제출한 5대 공약 중 여성 관련 공약이 급작스럽게 포함된 점도 눈총을 받고 있다.

한국판 우븐시티 조성, 행정수도 완성, 환경·의료도시, 국립 중앙의료원 유치 및 의료 인프라 확충 등은 모두 이미 공식 공약 발표를 통해 알려진 내용이지만, ‘세종여성플라자 설립 등 여성친화적 환경 구축’ 공약은 논란이 불거진 이후 최근 언급됐다.  

당원 B 씨는 “세종여성플라자 설립 등 여성 관련 공약은 처음 듣는 내용”이라며 “공약화 했다면 세부 공약 사항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 접하지 못했다. 논란이 있었던 만큼 진정성 있는 공약이 돼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홍 후보 측 캠프 관계자는 "추진 제안이 캠프에서 이뤄졌는지, 일반 당원인지 제안자가 누구인지 모르겠다"며 "100인 당원 지지선언도 언제 어떻게 이뤄질지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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