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속과 낙지의 절묘한 만남 ‘월광 박속낙지탕’
박속과 낙지의 절묘한 만남 ‘월광 박속낙지탕’
  •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 승인 2020.02.14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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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광 박속낙지탕(대전시 서구 월평동 통계센터 뒤)

강형자 35년 장인 손맛의 박속낙지탕, 낙지볶음 인기

박속낙지탕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 중엔 낙지가 박속에 들어가 있지 않나 상상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박속낙지탕은 박을 파내고 그 안에 낙지를 넣어 끓인 탕이 아니라 하얀 박속을 썰어 넣고 육질이 연한 낙지를 통째로 끓인 충남 태안의 향토음식이다.

박속낙지탕 낙지를 자르고 있다.
박속낙지탕 낙지를 자르고 있다.

박속낙지탕
박속낙지탕

 

대전시 서구 월평동 선사병원 앞에 위치한 ‘월광박속낙지탕’은 강형자 대표가 35년 장인의 손맛으로 제대로 된 박속낙지탕을 먹을 수 있는 곳이다.

박속낙지탕은 조개, 파뿌리, 고추씨 무 등 해물과 채소로 우려낸 육수에 나박 썰기를 한 박속과 배추, 새송이버섯, 느타리버섯, 목이버섯, 파, 마늘, 양파를 넣은 냄비를 테이블로 가져다준다. 박속은 시골지붕 위에 널려 있는 고지박의 하얀 박 속을 일컫는 말로, 경남 고령에서 생산된 것을 사용한다.

육수가 팔팔 끓어오르면 꿈틀대는 산 낙지를 통째로 투하, 살짝만 데쳐낸 후 먹어야 한다. 지나치게 익히면 육질이 질겨져 낙지의 풍미를 잃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여기에 생전복이 서비스로 딸려 나온다.

박속낙지탕 낙지를 넣고 있는 모습
박속낙지탕 낙지를 넣고 있는 모습

박속낙지탕
박속낙지탕

데치듯이 살짝 익힌 낙지는 똑똑 끊어지는 듯한 독특한 식감이 나는데 쫄깃함과 조화를 이루면서 풍미를 더해 별미라는 이름값을 제대로 한다. 낙지는 국내산으로 전남 고흥 산을 쓴다.

낙지는 쫄깃하고 야들야들한 식감이 부드럽다. 낙지는 너무 오래 익히면 질겨지기 때문에 끓기 시작할 때 바로 건져 먹어야 맛있다. 낙지 특유의 향과 맛을 즐기려면 와사비를 적당히 푼 간장 소스에 찍어 먹는 것이 좋다. 초고추장은 향이 강해 낙지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낙지를 건져먹고 우동을 넣어 먹어도 맛있다
낙지를 건져먹고 우동을 넣어 먹어도 맛있다.

낙지볶음
낙지볶음

낙지 끓기 시작할 때 바로 건져 먹어야 맛있어

박의 싱그러운 풀냄새와 산 낙지의 담백한 맛이 그대로 살아있는 국물은 일품이다. 낙지와 채소를 다 건져 먹고 식사로 우동과 밥을 볶아 먹는 맛도 일품이다.

박속 낙지탕과 연포탕의 차이를 질문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무 대신 박속을 넣은 만큼 맛의 차이가 극명하게 나면 좋은데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무 대신 박 인 셈인데 얼핏 보아선 무인지 박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하지만 무가 말캉한 데 반해 박은 무보다는 쫄깃하다는 느낌이다. 개운한 국물 맛을 내는 주인공이자 숙취 해소의 일등공신이 바로 박속이다. 가을철에 수확한 박은 급랭시켜 연중 사용한다.

박속은 담백한 국물에 시원한 맛을 더한다. 보통 탕 류의 국물은 오래 끓이면 짠맛이 세져서 먹기 나쁘지만 박속 낙지탕은 끓일수록 진하고 달달한 맛이 강해진다.

35년 장인의 손맛을 자랑하는 강형자 대표
35년 장인의 손맛을 자랑하는 강형자 대표

박은 당질과 단백질, 식이섬유가 많으며 칼슘과 비타민류를 함유하고 있어 영양보충과 비만해결에 도움이 된다. 특히 수분을 배출하는 효과가 있어 몸의 부기를 빼는 효과가 있고, 산후회복에도 좋은 식품이다. 

낙지볶음은 매콤한 맛과 쫄깃한 낙지의 환상적인 궁합으로 매운 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먹어봤을 유명한 음식이다. 낙지볶음은 바닥에 소면사리를 깔고 그 위에 얹어 덮밥형태로 푸짐하게 나온다. 매콤한 양념과 오동통한 큰 낙지를 사용해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여기에 살아있는 불 맛이 혀끝을 자극하면서 식욕을 돋운다. 큼지막한 사발에 참기름을 살짝 두른 밥 위에 매콤하게 양념된 낙지볶음을 넣고 비벼먹는 맛도 그만이다.

낙지는 바다에 사는 연체동물 가운데 대표적인 스테미너 식품으로 꼽힌다. 말린 오징어 표면에 생기는 흰 가루인 타우린이 34%나 들어있는 강장제다. 단백질, 인, 철, 비타민B2 등 각종 무기질 성분이 있어 콜레스테롤의 양을 억제하며 빈혈예방은 물론 성인병 예방효과도 있다.
박속 낙지탕<1인>1만 5000원. 낙지볶음<1인>1만 원. 주차-저녁 7시 이후 통계센터 주차장 무료이용. 휴일에는 종일 가능. 대전시 서구 한밭대로707번길27 2층에 위치해 있다.

대전시 서구 월평동 통계센터 뒤 2층에 있는 월광 박속낙지탕 전경
대전시 서구 월평동 통계센터 뒤 2층에 있는 월광 박속낙지탕 전경

내부
내부

낙지볶음 불 맛과 쫄깃함, 매콤한 양념 식욕 돋워줘

특히 봄철의 낙지는 쫄깃쫄깃 부드럽게 씹히는 감칠맛도 그만이지만 몸에 좋은 영양소가 최고조에 이르러 보약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낙지는 동의보감에서 ‘낙지한마리가 인삼 1근에 버금간다.’고 해 흔히들 ‘뻘 속에서 건저 낸 인삼’이라고 불린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서는 "지쳐 쓰러진 소에게 낙지 2~3마리를 먹이면 벌떡 일어난다."고 기록할 만큼 보양음식으로 손꼽힌다.

이제 건강을 위해 월광박속낙지탕을 찾아보자. 힘이 불끈 솟을 것 같다.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음식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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