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 운영, 업무계획 비공개 등 말로만 소통강조
시 교육청 "개인신상 노출 등" 이유...교육계 "교육감 홍보만 치중" 불만

대전시교육청 홈페이지 게시판(왼쪽)이 '비공개' 운영되고 있는 반면 다른 교육청 홈페이지 게시판은 활발한 의견 개진이 이뤄지고 있다.
대전시교육청 홈페이지 게시판(왼쪽)이 '비공개' 운영되고 있는 반면 다른 교육청 홈페이지 게시판은 활발한 의견 개진이 이뤄지고 있다.

      
"대전 교육가족과 시민 여러분의 소통과 협력으로 대전교육이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며 한국교육의 중심으로 더욱 발전해 나가도록 여러분의 성원과 협력을 부탁드립니다."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이 경자년(庚子年) 새해 신년사를 통해 이처럼 시민들과의 소통과 협력을 당부했지만 정작 대전시교육청의 소극적인 소통이 아쉬움을 주고 있다.

선출직으로 임명된 각 시·도 단체장이나 교육감 등은 오래전부터 홈페이지 게시판 등을 통해 시민들과 직접적인 소통을 하고 있으며, 주간 업무와 행사 등을 공개해 투명성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각 기관 홈페이지의 '(기관장에게) 바란다' 게시판은 각종 광고가 올라오는 '자유게시판'보다 현안이나 정책에 대한 논의와 의견 개진 등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대전교육청 홈페이지에서는 이런 공론의 장과 활기를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비공개' 원칙 때문이다.

로그인을 통해 본인이 작성한 글만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글 목록조차 비공개인 경우는 충청권 4개 시·도 교육청 가운데 대전이 유일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다른 교육청은 한 달에 여러 건에서 많게는 수십 건까지 의견이 올라오고 있지만 대전교육청은 2~3개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개인신상 노출 등의 문제가 있어 전체 공개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렇다고 글 목록만 공개하는 것도 의미가 없고 국민신문고 등 민원을 제기할 수 있는 여러 방식으로 의견 수렴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시교육청의 입장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른교육청 관계자는 "게시판 공개가 교육현안에 대한 여론 환기와 조성 등의 기능도 있는 것 같다"며 "개인 정보 노출 등은 작성자에게 결정권이 있지 않냐, 요즘에는 비밀번호 설정으로 자신의 글을 비공개로 할 수도 있다. 자율성만 보장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교육청은 주간업무계획 공개도 인색하다. 다른 기관에서는 일반적으로 한 주간의 주요 업무 내용과 계획을 각 과별로 취합하고 공개, 업무 투명성과 실행력을 담보하고 있지만 대전교육청은 이마저도 '비공개'를 고수하고 있다.

시교육청 담당자는 "실제로 업무 계획 일자와 처리 일자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외부 공개시 혼란이 많아져 공개하지 않는다"며 "앞으로도 공개할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와관련 지역 교육계 관계자는 "교육청 홈페이지는 너무 복잡하게 연결해 놔서 예전부터 알고 싶은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없고 시민들이 참여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들도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요즘 활발한 SNS도 교육감 치적이나 홍보에만 치중, 쌍방향 보다는 일방적인 소통 모습이다. 일부러 그러는 건지 관심이 없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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