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동주민 바보로 아는 자치지원관제
[사설] 동주민 바보로 아는 자치지원관제
  • 디트뉴스
  • 승인 2019.12.16 15:45
  •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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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는 8개 동에서 마을 의제 발굴이나 동자치 운영 등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이른바 ‘자치지원관’을 만들어 시범 운영하고 있다. 내년엔 21개 동으로 확대할 계획인 가운데 대덕구는 12개 동 전부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연봉 3800만 원 정도 받는 자리인데도 채용의 기준과 과정에 논란이 있는 데다 정치적으로 악용될 소지도 있어 논란이 거듭되고 있다.

서울시가 처음 이 제도를 도입한 뒤, 대전시 등 일부 지자체가 서울시를 따라하고 있다. 자치지원관제는 풀뿌리자치 활성화라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중대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우선은 마을자치 활성화를 위해 자치지원관이란 자리를 반드시 만들 필요가 있는가 하는 점부터 의문이다. 이 제도는 자치지원관을 두지 않으면 주민끼리의 자치 활동은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정말 그럴까?

이미 각 동에는 주민자치위원회가 구성돼 운영되고 있을 뿐 아니라, 자치활동을 하고 있는 구의원과 시의원들의 도움을 받는다면 동네자치도 못할 이유가 없다. 마을 의제를 발굴하고 주민들 의견을 수렴해서 시정이나 구정에 반영하는 게 구의원이나 시의원 같은 지방의원의 본래 역할이다. 그 과정에서 파악된 동네 의견을 기준으로 시청이나 구청의 예산을 심사하고 견제하는 권한도 갖는다. 각 구에는 이미 자치지원관이 있는 거나 마찬가지다. 이걸 활성화는 데서 방법을 찾는 게 우선이다.

구청장은 지원관 둘지 동사업에 쓸지 동주민에게 물어보길

자치지원관이나 지방의원이 아니더라도 주민들 스스로 자치활동을 할 수 없다고 보긴 어렵다. 지금 대한민국 국민들은 전문가 도움 없이는 동네자치 활동조차 못할 만큼 수준 낮은 국민들이 아니다. 자치지원관의 도움을 받아야만 동네자치가 가능하다면 진정한 자치라고 보기도 어렵다. 반쪽짜리 자치에 불과할 뿐 아니라, 주민들을 자치 능력이 없는 바보로 아는 정책이다. 자치지원관제가 우리 국민의 민도를 너무 낮게 보는 게 아니라면 그 목적이 다른 데 있는 것이다.

자치지원관은, 역할이 기본적으로 동 단위 조직을 상대하는 일이어서 정치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정치적 중립 의무가 명확한 공무원 동장마저 중립성 시비를 빚곤 하는 게 동 조직이다. 자치지원관은 사실상 구청장이 별도로 임명하는 특수공무원인 셈이어서 그런 우려는 더 크다고 보는 게 상식이다. 자치지원관이 구청장 친위조직화 될 우려가 없지 않다는 것이다. 과거 관변단체 인사가 선거 때면 여당을 돕곤 하던 관행과는 다를 것이라는 보장이 전혀 없다. 

동별로 자치지원관 한 명만 두는 데 그치지 않고 자치지원관의 조보 인력 한 명(연봉 1600만원)까지 더하면 동마다 연간 5000~6000만 원의 비용이 들어간다고 한다. 이 돈을 자치지원관 두는 데 쓰지 말고 차라리 동네사업에 직접 보태면 자치 활성화 효과가 더 클 수 있다. 구청장은 자치지원관 인건비로 쓰는 게 좋을지 동사업에 직접 투입하는 게 좋을지 동주민들에게 직접 물어봐야 한다.

동주민들 가운데는 자치지원관제의 실시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런 내용을 제대로 알고 있다면 자치지원관에 쓰는 돈을 직접 주민들에게 달라는 반응이 적지 않을 것이다. 마을 의제 찾는 법을 모르고 회의 운영할 줄 몰라 동네자치 못하겠다는 곳은 아마 없을 것이다. 별도의 인력이 반드시 더 들어가야 한다면 기존 동사무소 인력을 쓸 수 있다. 서구청의 경우 공무원 인력 활용을 검토 중이라고 하는 걸 보면 별도의 자치지원관을 두지 않고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시민 세금 가지고 현직 단체장 선거조직 만든다는 의혹을 사는 자치지원관제는 중단해야 한다. 주민을 바보로 아는 정책일 뿐 아니라 정치적 편향성이 우려가 큰 사업에 국민 세금을 쓸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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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자치 이젠 제대로 2019-12-29 21:48:29
주민자치 이젠 제대로 해보자고요. 대전에서 주민자치회를 시범으로 운영한지 이제 겨우 반년 지났습니다. 지원관 역시 채용되어 역할을 한지 1년도 안되었고요. 죽어라 주민들을 만나며 제대로 주민자치 해보자고 활동하는 지원관들 힘 뺐는 짓 그만 합시다. 글을 쓴 당신은 주민자치를 위해 뭘 해봤나요?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이런식의 글로 시민 우롱하지 않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렇게 부러우면 자치지원관 한번 해보시죠?

지들끼리 2019-12-20 10:12:20
지들끼리 다 해먹겠다는 얘기지.
다 내가 뼈빠지게 일한 세금인데
지들은 날로먹겠다는 얘기지.
뻔한것 아닌가
국민을 바보로 아는 넘들

원신흥동 2019-12-19 19:12:05
지난 20년동안 주민자치나 동장이 주도하던 주민자치와 새로운 주민자치가 뭔지도 모르고 단체장과 주민자치지원관 제도만 까려는 사설이네요. 관변단체 친목단체로 끼리끼리 돌아가며하던 그 동안의 주민자치의 문제점은 모르시고 하는 얘긴가요? 괜히 배아파서 하는 얘기를 전달하는 사설이네요. 반대를 아무리 해도 새로운 주민자치를 경험한 사람들 얘기도들어보고 써야하는 것 아닌가요?

춥다 2019-12-17 22:01:43
내년선거 잘해서
이딴것 다 없애버립시다

구우회 2019-12-17 17:32:20
한마디로 동민과 시민을 개 돼지쯤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증거다. 솔직히 인터넷 시대에 즈음하여 민원 또한 온라인 상에서 대부분이 처리할 수 있는 현실에서 동 주민센터의 동장 직위의 존폐 여부도 거론되어야 하는 것이 시대적 흐름이다. 광역시의 기초의회도 당연히 폐지해야 함에도 정당 국회의원의 조직원 역할 즉 국회의원이 자기조직관리를 위해 존속시키는 현실에서 자치지원관제 운운은 민주주의와 지방자치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되었거나 충분히 알면서도 일단 행정조직을 이용해서 선거운동에 활용하고자 하는 몰 상식에 불과하다.참으로 개탄스러운 지방자치의 일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