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열의 세계 속으로] 터키에서 지중해를 건너 그리스로
[정승열의 세계 속으로] 터키에서 지중해를 건너 그리스로
  • 박길수 기자
  • 승인 2019.11.2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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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열 법무사

아흐레 동안 주마간산식 터키여행을 마치고, 터키 서남쪽의 체스메(Cesme) 항구로 이동했다. 체스메에서 그리스 아테네로 가는 페리를 타기 위한 것이다. 아시아와 유럽 양 대륙에 걸쳐 있는 터키에서 그리스는 북쪽에서 육로로도 갈 수 있지만, 터키의 남부지방을 여행한 터라서 지중해를 건너가는 것이 가깝고 편리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장장 10시간 동안 크루즈를 타고 건너갈 지중해(Mediterranean Sea)는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등 삼 대륙 사이에 있는 육지 속의 바다로서 다양한 민족이 교역하고, 부딪히면서 발전해온 서구 문명의 요람이다.

체스메-아테네 지도
체스메-아테네 지도

지중해는 터키의 이스켄데룬만 해안에서 대서양과 만나는 서쪽 지브롤터 해협까지 약 4000km나 되는데, 시칠리아섬과 아프리카 해안 사이의 해저 360m를 기준으로 동서로 나눈다. 지중해 동부는 다시 크레타섬(Crete)과 리비아의 바르사를 경계로 이오니아해(Ionia)와 에게해(Aegean)로 나뉘는데, 크레타섬 북쪽인 에게해는 서북쪽으로 그리스와 면해 있고, 동쪽으로는 터키와 접해 있다.

체스메 부두
체스메 부두

지중해 중부에서 북서쪽에 있는 아드리아해는 이탈리아와 경계를 이루고, 동쪽으로는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유고슬라비아의 몬테네그로 공화국, 알바니아와 접해 있다. 서지중해는 대서양과 만나는 지브롤터 해협 동쪽, 스페인 해안과 모로코 해안 사이를 말한다(지중해에 관하여는 2019.07.22. 터키여행 참조).

터키는 지중해의 동쪽 가장 깊숙한 곳에서 북쪽에 흑해, 남쪽으로 아나톨리아와 동트라키아 사이로 마르마라해, 그리고 아시아와 유럽을 나누는 보스포루스 해협(Bosporus Can.)을 포함해 유럽과 아시아 대륙에 걸쳐 있는 반도 국가이다. 면적은 한반도의 2.7배인 78만 3562㎢로 세계 37위인데, 보스포루스 해협의 서쪽 유럽 지역이 국토의 3%이고, 아시아 쪽이 97%이다.

사실 지중해는 오래전에 이탈리아 여행을 할 때 이탈리아 가곡 ‘돌아오라 소렌토로’로 유명한 소렌토 항에서 카프리섬을 거쳐 다시 나폴리로 가면서 페리를 탄 적이 있지만, 그것은 이탈리아 연안에 불과하고 이번에 본격적인 지중해 여행을 하는 셈이다. 그러나 터키의 체스메에서 아테네까지 직항로가 없고, 체스메에서 약 7km 떨어진 지중해의 그리스령 히오스섬(Chios: 키오스섬이라고도 한다)에서 크루즈로 갈아타고 피레우스 항(Piraeus)까지 가게 된다.

지중해
지중해

그런데, 삼면이 바다고 북쪽에는 휴전선에 가로막혀 사실상 섬나라 같은 우리가 외국에 나갈 때 얼마나 세세한 통관절차를 거쳐야 하는지를 알고 있지만, 체스 메 항에서 그리스로 가는 출국심사는 국내에서 연안여객선을 타는 것보다 더 간단한 것에 놀랐다. 현재 그리스는 EU 회원국이지만, 터키는 EU 회원국이 아니고, 두 나라는 오랜 전쟁으로 앙숙인데도 그랬다.

 출국절차를 마치고 선착장으로 나가니, 붉은 바탕에 초승달과 별 하나가 그려진 터키 국기가 유난히 펄럭인다. 터키에서는 전국 어디를 가든지 붉은 바탕에 초승달과 샛별 하나가 그려진 터키 국기를 많이 게양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지만, 체스메 항의 지중해 바람이 강해서 더욱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명색이 외국으로 나가는 외항선인데도 페리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옷차림이 대부분 허름한 작업복 차림이고, 또 노인네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것은 인천항이나 평택항에서 중국으로 드나드는 보따리상과 비슷한 모습이다. 게다가 여행객을 태우고 갈 배의 모습도 참으로 조잡하고 허술하기까지 하다.

히오스섬
히오스섬

이윽고 출항시간이 되자 체스메 항을 출발한 페리는 지중해를 거침없이 헤치고 나갔다. 바닷물은 푸르다 못해 검은 색깔로 출렁거리는 파도가 얼마나 깊은 심해인지 짐작하게 해주었다.

체스메 항을 출발한 페리는 약 1시간 만에 그리스령 히오스섬에 도착했다. 히오스항에 도착한 우리는 그리스 입국심사를 거쳤다. 입국심사장은 선착장에서 섬으로 나가는 사이에 세워진 작은 슬래브건물이 전부였다.

히오스 섬은 그리스의 수많은 섬 중 다섯 번째로 큰 섬으로서 주민은 약 2만 5000명이 살고 있으나, 역사적으로 수많은 국가의 침략과 지배를 받아오면서 중세에는 '시오'(Scio), '키오'(Chio), '사키즈'(صاقيز) 등으로 불리기도 했으며, 또 섬 주민들은 이렇게 잦은 외침에 대항하기 위하여 스스로 강력한 상인 공동체가 결성된 마을들로 유명하다. 특히 히오스섬을 비롯한 에게해(Aegean Sea)의 섬 대부분은 오스만제국의 영토였다가 1차 세계대전 때 오스만제국이 패배하여 해체되면서 대부분 그리스령이 되었으니 터키인들의 히오스섬에 대한 향수도 적지 않다. 터키에서 히오스섬은 조용한 새벽이면 닭의 울음소리가 들린다고 할 정도로 가깝다.

쿠르즈 객실
쿠르즈 객실

터키에서 금세 그리스로 입국했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았지만, 푸른색 바탕에 하얀 줄무늬가 그려진 그리스의 신선한 문양이 터키 국기와 달라진 모습이었다. 우리는 마중 나온 교포의 안내로 대형버스를 타고 음식점으로 향했다. 교포는 히오스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그리스와 터키를 여행하는 관광객들에게 음식을 팔며, 또 국내 여행사의 현지 가이드도 겸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한식이라고 내놓은 음식은 매우 엉성했다. 그래도 그것으로 배를 채운 뒤, 히오스 항으로 이동해서 밤 11시 15분에 출항하는 쿠르즈를 탈 때까지 2시간 남짓 히오스 섬 주변을 돌아보았다. 간단한 음료수와 맥주도 마시고, 스냅사진을 찍기도 했다.

쿠르즈 객실
쿠르즈 객실

쿠르즈 일반선실
쿠르즈 일반선실

이윽고 크루즈에 승선할 시간이 되어 우리는 히오스항으로 가서 줄을 지어 크루즈에 올라탔다. 거대한 쿠르즈가 입을 벌리자 커다란 트레일러를 매단 트럭을 비롯한 컨테이너며, 차들이 순식간에 배 안으로 빨려 들어갔고, 여행객들은 한쪽 통로를 따라서 올라갔다. 크루즈의 객실은 9층까지 있어서 마치 백화점의 에스컬레이터처럼 올라가면서 각자 지정된 객실의 층에서 내렸다. 크루즈는 각층에 중심부에는 매점이 있고, 두 개의 통로를 중심으로 호텔처럼 양쪽에 객실이 배치되어 있다. 객실은 출입문을 중심으로 한쪽에 2층 침대가 있고, 한쪽에는 화장실과 샤워실이다. 객실은 약간 비좁기는 했어도 방음시설이 완벽해서 배의 엔진소리는 물론 옆방 승객들의 말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우리는 샤워를 하고 간단한 반바지 차림으로 선실을 돌아보았다. 선실에는 중앙에 큰 TV를 향해서 소파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데, 객실을 예약하지 않은 여행객들은 소파에 기대어 잠을 자는 것 같았다.

그리스 피우레스항
그리스 피우레스항

크루즈를 타고 7시간 항해한 끝에 다음 날 아침 7시. 크루즈는 그리스 피레우스 항(Pireus: Piraeus)에 도착했다. 아테네에서 남서쪽으로 약 10km쯤 떨어진 피레우스 항은 BC 490년 아테네의 지도자 테미스토클레스가 지중해로 나가는 항구로 건설된 곳으로서 이후 아테네가 쇠퇴하면 함께 쇠퇴했고, 아테네가 그리스의 수도로 번성하면서 함께 성장했다.

쿠르즈에서 본 피우레스 부두
쿠르즈에서 본 피우레스 부두

지중해를 건너다 준 그리스 쿠르즈
지중해를 건너다 준 그리스 쿠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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