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산적한 과제 해결 우선, 강팀으로의 도약을 위한 기대

정민철 신임 한화이글스 단장에 거는 팬들의 기대가 크다. 그가 한화의 레전드인데다 예측할 수 없는 인사였던 만큼 그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사진은 한화이글스 홈페이지에 게재된 정 단장의 선수시절 프로필.
정민철 신임 한화이글스 단장에 거는 팬들의 기대가 크다. 그가 한화의 레전드인데다 예측할 수 없는 인사였던 만큼 그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사진은 한화이글스 홈페이지에 게재된 정 단장의 선수시절 프로필.

한화이글스는 지난 8일 임기가 종료된 박종훈 단장의 후임으로 이글스 레전드 출신의 정민철 해설위원을 신임 단장으로 선임했다. 세대교체와 팀의 체질 개선의 명분을 앞세워 외부에서 영입했던 박종훈 단장과의 여정이 종지부를 찍는 순간이었다. 김성근 감독 체제를 끝내고 한용덕 감독 체제에서 세대교체의 기틀을 마련하고 11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하는 좋은 기억을 남긴 박종훈 단장이었다.

새롭게 선임된 정민철 신임 단장은 이글스의 영구 결번 3인방(장종훈, 송진우) 중의 한 명으로 구단 프랜차이즈 레전드 출신의 인물이다. 그가 거둔 통산 161승은 아직까지 최다승 2위(1위는 송진우 한화이글스 투수 코치)에 빛나고 있고 우완 투수 중에는 최다승으로 남아 있다. 류현진의 해외 진출 이전에 일본으로 진출했던 경험도 있다.

은퇴 후에는 이글스의 코치로 재직하면서 후배들을 지도하였고 팀을 떠나서 최근까지 해설위원으로 국가대표팀의 코치로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야구에 대한 식견을 넓히는데 주력했다. 언젠가는 이글스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레전드지만 지도자가 아닌 단장으로서 복귀를 하게 되었다.

외부에 있으면서도 이글스에 대한 그의 애정은 많은 팬들 사이에서도 유명했다. 필자도 지난해 이즈음 정민철 단장과 나눴던 이야기가 생각이 난다. 11년 만의 가을야구를 짧게 끝낸 키움과의 경기 중계 후 중계석을 떠나면서 이글스에 대한 서로의 아쉬움을 나눴던 장면이다. 

팀에 대한 애정이 그 누구보다 크기 때문에 정민철 단장은 이글스를 잘 이끌고 강팀으로의 도약을 위한 많은 노력과 아울러 좋은 결과를 남길 것임을 의심치 않는다. 정민철 단장의 힘찬 발걸음에 박수를 보낸다.

내년 시즌을 위해 정민철 단장 앞에 놓인 미시적 과제들

14일 단장으로서의 업무를 시작하는 정민철 신임 단장. 하지만 그 앞에 놓인 풀어야 할 과제들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적으로 외부에서 우려하는 감독을 비롯한 현장과의 관계성이다. 지난 시즌 복귀한 한용덕 감독을 비롯해 장종훈 수석코치, 송진우 퓨처스 투수 코치 그리고 현재 1군 투수 코치를 맡고 있는 정민태 코치까지 모두 정민철 단장보다 야구계 선배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의 흐름을 보면 선배가 코치로 후배 감독을 보좌하는 사례들도 많았고 단장이 감독 보다 후배가 선임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한화이글스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좋을 때는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지만 분위기가 좋지 않을 때는 많은 문제점을 노출할 수 있는 구조임에도 분명하다.

하지만 정민철 단장의 성품으로는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여진다.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고 팀을 위해 헌신하는 자세가 있다면 좋은 결과와 함께 상생하는 그림이 분명 그려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이 된다. 

두 번째는 올시즌 시작 전에 나타났던 팀의 내부적인 문제들을 봉합시키는 것이다. 내년 시즌에도 팀의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들을 다독이고 인위적인 세대교체로 인한 베테랑들의 홀대 분위기를 원만하게 해결해야 한다. 외부에서 팀을 들여다보면서 많은 문제점들이 있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현장과 잘 소통하면서 팀 분위기를 이끌어줘야 할 중요한 책임이 있다.

세 번째는 외국인 선수와 FA 선수들의 재계약 문제이다. 세 명의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은 역대급이었다(한화이글스 한정). 팀이 어려울 때 좋은 모습은 아니었지만 자신들의 몫을 다하면서 역량을 보여줬기 때문에 특별한 잡음 없이 협상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아울러 김태균, 정우람 등의 베테랑 FA들과의 계약도 좋은 흐름으로 잘 마무리 지을 수 있다면 정민철 단장의 횡보는 가볍고 경쾌해질 것이다. 

강팀으로의 도약을 위한 거시적 중장기 계획 기대

정민철 신임 단장의 선임은 파격적인 측면이 있다. 예상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화이글스의 선택은 외부에서 많은 경험을 한 정민철 단장이었다. 그만큼 기대가 크다고 할 수 있겠다. 

팀 성적에 대한 책임은 선수보다 감독이 지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책임의 권한이 더 크기 때문이다. 단장은 어떠한가? 단장은 팀 성적도 중요하지만 팀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고 나갈 것인가에 대한 책임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감독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팀이 강팀으로 가는 로드맵을 그릴 수 있게 만드는 장본인이 단장이다. 

팀의 비전을 제시하고 미래지향적인 방향성도 만들어가며 그에 맞게 팀이 운영될 수 있도록 현장과 긴밀한 협조를 해야 하는 자리가 바로 단장의 자리이다. 정민철 단장에게 거는 기대는 바로 이런 것들일 것이다. 그동안 이글스에서 해내지 못했던 제대로 된 단장의 역할말이다.

정민철 단장도 “1군과 2군의 간극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것이 기술적인 문제일 수도 시스템의 문제일 수도 코칭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다른 구단에서 가능한 것들이 이글스에서 잘 안 되는 것은 분명히 어디선가 문제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정민철 단장이 이런 것들에 대한 고민과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이글스가 강팀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길 바란다. 박종훈 전 단장이 세대교체라는 중요 명제를 달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어느 정도의 성과도 있었다. 하지만 올시즌을 시작하면서 인위적인 리빌딩을 위한 선수단 운영에서 분명 문제가 발생을 했고 상승세가 꺾인 것도 분명하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이런 부분들을 정민철 신임 단장이 잘 해결하고 봉합해서 더 나은 이글스를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다. 팀의 레전드 출신이기 때문에 프런트와 현장의 소통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선배들과의 관계성도 자신들의 역할에 충실하면 그만인 것이다. 오히려 서로를 너무 잘 알기 때문에 더 조심하고 더 서로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민철 신임 단장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누구에게나 초보 시절은 존재한다. 그 초보라는 딱지를 어떻게 떼어내는 가는 본인의 몫이다. 그의 성품 그리고 다양한 경험들이 단장 업무를 수행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 본다. 그리고 그가 지속적으로 공부했던 야구가 한화이글스라는 팀에서 녹아들어 강팀으로의 자양분이 되기를 바란다.

아쉽게 9위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지만 그라운드에서 팬들을 위해 열심히 달렸던 한화이글스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2020 시즌을 맞아 더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다시 달릴 준비를 하고 있는 한화이글스 지도자들과 선수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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