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방문과 전문가인터뷰 대다수 생략, 관람과 견학위주
미국출장 보고서에 “어려운 숙제 안았다” 모호한 결론 

조성칠 대전시의원(중구1, 민주). 자료사진.
조성칠 대전시의원(중구1, 민주). 자료사진.

외유논란 속에 ‘나 홀로 미국출장’을 강행했던 조성칠 대전시의원(중구1, 민주)의 출장 보고서가 공개됐다. 당초 계획했던 기관방문과 전문가 인터뷰 등이 대부분 생략됐고, 미술관이나 공연관람 위주의 출장을 다녀와 외유논란이 재점화될 전망이다. 

대전시의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총 32페이지 분량의 ‘미국 공무 국외활동 결과보고’에 따르면 조 의원과 양승찬 의회사무처장, 상임위 전문위원 등 3명은 지난 4월 24일부터 5월 3일까지 8박 10일 일정으로 미국 LA와 라스베이거스, 뉴욕 등을 다녀왔다. 

이들이 미국방문 전 언론에 공개했던 일정표에는 하루에 1회 이상의 기관방문과 전문가 간담회 등이 잡혀있었다. 그러나 실제 여정은 사뭇 달랐다. 

LA와 뉴욕 한인회 간담회, 뉴욕 공연연출자 인터뷰 및 브로드웨이 공연관계자 미팅, 라스베이거스 관광청과 항공관광관리국 등 기관방문 일정이 빠졌다. 그나마 연수목적을 내세울 수 있는 주요 일정이 생략된 셈이다.  

반대로 LA미술관 관람과 호텔에서 운영하는 공연 및 e스포츠 전용경기장 방문 일정이 추가됐다. 공연예술계 전문가임을 자임하는 조 의원은 미국 출장에 앞선 기자간담회에서 “대전방문의 해를 맞아 세계 최고 공연장의 운영시스템과 공연기획, 홍보방안을 살펴보고, 이를 대전 공연예술 발전에 접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조 의원은 출국 전 라스베이거스와 뉴욕 브로드웨이 공연연출자 등을 직접 만나겠다고 이야기했지만, 보고서에는 구체적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 라이베이거스 SLS호텔 내부 공연장을 방문해 벤자민 래브라도 기술감독을 만난 것이 보고서에 실명으로 등장한 유일한 현지 관계자였다. 

래브라도 감독이 전한 내용도 “소비자의 변화와 요구를 읽어내지 못하면 이 세계에서는 살아남지 못한다. 자본의 세계는 냉혹하다.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고민하고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등의 전문성과 무관한 내용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 의원 등 방문단은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공연 기획자 등과 만남은 없었고 뮤지컬 ‘킹콩’을 관람한 것이 전부였다. 이들은 뉴욕에 도착해 링컨센터를 방문하고 시티투어를 했으며, 컬럼비아 대학교 견학, UN본부 방문, 뉴욕현대미술관과 구겐하임 미술관 등을 관람한 뒤 귀국했다. 

방문단은 보고서 정책제언을 통해 “현재 10년 넘게 흥행에 크게 성공하면서 공연예술의 최첨단을 걷는 그들의 고민도 관객, 즉 수요자의 트렌드 변화를 읽어내느라 많은 노력을 하면서 끊임없이 변화를 준비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우리 대전 공연예술계의 현재를 되돌아보면 얼마나 많은 점검과 평가, 대안 창출을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할지 어려운 숙제를 안았다”고 모호하고 추상적인 결론을 내렸다. 

한편 조성칠 시의원과 양승찬 사무처장, 상임위 전문위원 등 3명이 8박 10일 미국출장을 위해 사용한 경비는 약 1800여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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