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대 둔산한방병원 여성의학·비만센터 유정은 교수

대전대 둔산한방병원 여성의학·비만센터 유정은 교수
대전대 둔산한방병원
여성의학·비만센터 유정은 교수

2000년대에 들어서 게놈 프로젝트가 완료되고 인간 유전자 지도가 밝혀지면서 유전적 정보를 통해 인체의 많은 질병을 해결하고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모아졌다.

이후 유전자의학은 암 치료 등에서 약물에 대한 반응을 예측하고 개인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여 환자들의 생존을 연장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또한 후성유전학에 대한 연구가 지속되면서 유전적인 소인이 있더라도 환경의 자극에 의해 유전자의 발현이 결정되고, 질병이 발생하는 것은 유전자뿐만 아니라 평소 생활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생기는 결과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한의학에서도 비슷한 의미로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선천지기(先天之氣)와 섭생을 통한 후천지기(後天之氣)를 잘 길러야 우리 몸의 원기(元氣)가 충분하게 유지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므로 건강은 체질을 타고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활습관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며, 유전적 정보를 활용하면 각자의 유전적 특성에 따라 어떤 노력을 하는 것이 건강유지에 효과적인지 알 수 있다.

유전자 검사 결과를 운명처럼 받아들이는 것은 유전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만약 유전자 검사 결과가 좋지 않다면 신체변화의 또 다른 요인인 생활습관을 잘 관리하여 충분히 신체변화를 예방할 수 있다. 반대로 질병이 잘 발생하지 않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방심하고 생활을 엉망으로 한다면 오히려 신체변화에 취약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비만과 각종 대사질환에 있어서도 유전인자는 바꿀 수 없지만, 생활양식과 환경인자는 노력여하에 따라 바꿀 수 있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떻게 노력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나의 유전정보에 대해 잘 아는 것이다.

본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비만유전자 검사’는 비만발생 위험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FTO, MC4R, FNPDA2 등의 유전자에서의 단일염기변이(SNP)를 분석하여 비만 위험도, 복부비만, 체중감량 저항성, 요요가능성, 식욕과 식탐, 포만감 둔감도, 공복감, 영양소에 따른 체중증가 위험도, 운동에 의한 체중감량효과, 운동 후 회복력, 스트레스로 인한 비만과 우울감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최근에 유행했던 저탄고지(저탄수화물 고지방식이) 다이어트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며 탄수화물로 인한 비만확률이 높은 유전형에서 실천할 때 부작용이 없이 다이어트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운동으로 체중관리를 계획하는 경우에도 유전적으로 유산소 운동과 무산소 운동에 대한 적합성을 확인하고 운동 후 회복력에 따라 적당한 강도, 적절한 종류의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 비만예방에 효과적이다.

실제 운동을 열심히 하지만 체중감량효과가 없는 환자들을 만나보면 유전자 검사 결과에서 운동에 반응하지 않는 유형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유전자 검사 결과에서 스트레스로 인한 식욕증가와 폭식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경우, 스트레스 및 우울감 관리를 위한 상담과 이완요법을 시행하기도 한다.

비만유전자 검사는 유전의학의 발전을 우리 생활에 끌어들여 비만을 관리하고 대사질환을 예방하는 지혜를 제공해주고 있다.

여기에 전문가의 의견이 더해져 개인의 체질에 따른 맞춤치료가 적용될 때 비만 관리는 단순한 체중조절이 아니라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스마트 솔루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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