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 및 캠페인 열어
성별임금격차, 출산으로 인한 부당 대우 등 노동현장에서의 성차별 고발

이선영 공공연구노조 카이스트비정규직지부 여성부장이 출산으로 인해 노동현장에서 부당해고 당한 경험에 대해 발언하고있다.
대전여성단체연합,대전여성폭력방지상담소시설·협의회,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민주노총 대전본부, 세상을 바꾸는 대전민중의힘, 대전녹색당, 민중당 대전시당, 정의당 대전시당은 7일 오후 2시 시청 앞에서 3월 8일 세계여성의날 111주년을 기념해 대전여성대회 기자회견 및 캠페인을 펼쳤다. 사진은 이선영 공공연구노조 카이스트비정규직지부 여성부장이 출산으로 인해 노동현장에서 부당해고 당한 경험에 대해 발언하는 모습.

대전지역 여성단체들이 7일 시청 앞에 모여 성 평등을 위해 한 목소리를 냈다. 노동현장에서 겪는 임금 차별과 출산으로 인한 부당대우 등을 호소하며 한국사회의 여성에 대한 불평등한 민낯을 적나라하게 꼬집었다.

대전여성단체연합과 대전여성폭력방지상담소시설·협의회 등은 채계순 대전시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오후 2시 시청 북문 앞에서 세계여성의 날 기념 대전여성대회 기자회견 및 캠페인을 열고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이 근절되고 성평등 민주주의 실현”과 “여성들의 용기와 변화의 열망에 대해 국가와 사회는 제대로 응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회견에서는 출산을 이유로 지난 2월 28일 부당해고를 당한 이선영 공공연구노조 카이스트 비정규직지부 여성부장의 발언이 눈길을 끌었다. 

카이스트에서 10년 넘게 위촉기술원으로 근무했던 이 부장은 “임신을 한 뒤 기존 1년 단위로 진행하던 고용계약을 6개월로 하자는 요구를 받았고 출산 휴가를 다녀온 후 4개월 단위에서 다시 또 2개월 단위 쪼개기 계약으로 변경됐으며 그 뒤에는 전일에서 시간제로의 변경을 요구 받았다”면서 자신의 경험담을 설명했다. 

이어 “시간제로의 변경에 응하지 않자 사측은 사무실과 컴퓨터 비밀번호를 바꿨고 열린 문틈으로 잠깐 들어갔다가 화장실에 다녀와 보니 문을 잠그고 불을 꺼버렸다”고 당시를 회상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이 부장은 “제가 만약 남성 노동자였더라도 출산문제로 쪼개기 계약과 부당대우를 당했을까”라고 반문하며 “더 이상 저와 같은 설움을 겪는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가 있어서는 안된다. 엄마로서 제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싸우겠다”고 강경한 의지를 밝혔다.

김현지 공공운수노조 대전일반지부 국민콜센터지회 회장은 "저희는 국민은행을 위해 늘 죄송하다고 말하지만, 은행은 우리 편이 아니다"라며 "여성이라는 이유로 아이를 낳는데, 아이를 낳는 것에 대해 어느 곳에서도 보장받지 못한다"고 95% 이상이 여성 노동자인 콜센터의 열악한 근무 환경을 지적했다.

이날 여성단체들은 선언문을 통해 “절반의 노동력을 차지하는 여성들은 어렵게 취업해도 유리벽과 유리천장으로 가둬두고 의식적으로, 암묵적으로 여자라서 안된다는 혐오와 가해문화가 통용되는 사회구조”라며 현실을 지적하고 ▲낙태죄 폐지 ▲여성 정치 대표성 확대 ▲성별임금격차 해소 ▲모든 고용과정 성차별 해소 ▲차별금지법 제정 ▲성평등한 한반도 평화체제 실현 등을 요구했다.

한편 이날 여성단체들은 기자회견 이후 대전시청 북문에서 시교육청과 갤러리아백화점까지 왕복으로 성평등 가두 행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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