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균 사장 “공공성 강화, 혁신” 강조하지만...
2조원은 갑천지구 사업비, 원도심 투자계획 ‘미흡’
김찬술 시의원 “균형발전, 근본적 자세전환 필요” 

대전 갑천지구 친수구역 사업지 전경. 자료사진.
대전 갑천지구 친수구역 사업지 전경. 자료사진.

대전도시공사가 향후 5년간 3조 원을 투입해 공공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실행전략이 없어 빈축을 사고 있다. 공사는 갑천지구 친수구역 개발을 통해 발생한 이익을 원도심 활성화 등에 전액 투자하겠다고 밝혀왔지만,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유영균 대전도시공사 사장은 27일 대전시 출입기자들과 간담회에서 “시정과 연계된 공공사업에 향후 5년간 3조원을 투입해 나갈 것”이라며 “이런 투자는 기존 공사 사업규모의 2배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공사가 제시한 자료를 보면, 공공사업에 5년간 3조원을 투자한다는 공사 설명은 상당부분 과장된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계획의 67%, 약 2조원은 갑천 친수구역 조성 및 공동주택 건설비에 해당된다. 

엄밀히 따지면 갑천지구 친수구역 사업 중 3113억 원이 투입되는 4블록 공공임대주택 건설 정도가 공공투자의 의미를 가진다. 갑천지구 친수구역 사업은 기반시설은 물론 공공임대주택 건설 등 공공투자가 이뤄져도 상당한 이익이 실현되는 사업이다.

때문에 도시공사 측은 갑천지구 친수구역 사업에서 발생한 이익금을 원도심 활성화 등에 공공투자하겠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이날 유영균 사장은 친수구역 사업의 이익금 활용방향에 대해 “대전 드림타운 건설에 투입하겠다”고만 간략히 설명했다. 

대전 드림타운은 허태정 시장 공약사항으로 청년·신혼부부의 주거안정을 위해 3000호 공공임대 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도시공사는 이날 507억 원의 국비를 제외하고 공사 자체조달과 시비를 포함해 1873억 원을 투자해 1950세대 드림타운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공공투자임에 분명하지만, 시장이 약속한 규모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유영균 대전도시공사 사장이 27일 기자간담회에서 5년간 3조원 공공투자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유영균 대전도시공사 사장이 27일 기자간담회에서 5년간 3조원 공공투자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업비도 일부 민간부문에 의지할 예정이어서 ‘전액 공공투자’로 이해하기 어렵다. 대전시는 도시철도 1호선 원도심 역세권 반경 250m 내 상업지역의 주상복합 용적률을 기존 750%에서 1100%로 최대 350%p 늘리기로 했다. 용적률 상향에 따른 개발이익 절반은 민간에 돌려주고 나머지 절반은 기부채납을 받아 ‘대전 드림타운’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이 밖에 공사는 유성 광역환승센터(1028억 원, 이하 총사업비), 서구 평촌산업단지(2620억 원), 워터파크와 전망타워 등 보문산 개발(950억 원), 대전의료원 부지조성(2259억 원) 등을 공공투자 내역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허태정 시장 공약인 보문산 개발사업은 아직 대전시와 공사의 역할분담이 명확하게 이뤄지지 않은 상태고, 대전의료원 건립사업도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태다.

도시공사업무 소관 상임위원회인 대전시의회 산업건설위 김찬술 의원(대덕2, 민주)은 대전시와 공사의 전향적인 자세전환을 촉구했다. “갑천지구 친수구역 사업을 완전히 끝내고 결산까지 마친 뒤 발생한 이익을 원도심에 투자하는 방식이 아닌 갑천지구 사업과 원도심 투자사업을 병행하는 전략으로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 김 의원의 지적이다. 

김 의원은 “갑천지구 사업이 진행 중이고 향후 대전교도소 이전사업까지 이어지면 원도심 지역의 인구유출이 더욱 심각해 질 것”이라며 “3월 시의회 임시회에서 대전시의 균형발전 전략, 도시공사의 공공투자 계획 등을 집중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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