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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언 날씨에 한산한 헌혈의 집... 말 그대로 '헌혈 비수기'
꽁꽁 언 날씨에 한산한 헌혈의 집... 말 그대로 '헌혈 비수기'
  • 강안나 기자
  • 승인 2019.02.11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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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학생들 방학기간 내내 계속 부족할 전망
훈장·나눔 히어로즈 등 헌혈 독려... 14일까지 전혈시 1+1 기념품 이벤트도

헌혈의집 대전복합터미널센터 입구에 '전혈 급구', '전혈 헌혈자 대상 이벤트' 안내문이 나란히 붙어있다.
헌혈의집 대전복합터미널센터 입구에 '전혈 급구', '전혈 헌혈자 대상 이벤트' 안내문이 나란히 붙어있다.

헌혈의집 대전복합터미널센터에는 11일 오전 11시 3명의 헌혈자가 다녀갔다. 대기자를 위해 마련한 널찍한 공간과 넉넉한 간식들이 무색할 정도였다.

젊은 층의 참여율이 절대적인 헌혈 구조상 방학 시즌에는 혈액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다.

전체 혈액보유량이 5일치 이상 돼야 안정적인 재고량이라고 판단하지만 나쁠 때는 2일치에 그치기도 한다. 이는 병원에서 응급환자에게만 수혈할 수 있는 수준의 저조한 보유량이다.

혈액 수급 증가를 위해 이벤트도 꾸준히 펼쳐지고 있다.

오는 14일까지는 전혈 헌혈자에게 기념품을 1+1으로 증정한다.

이벤트 안내문 옆에는 ‘전혈 급구’ 안내문이 나란히 붙어있다.

이벤트까지 실시하는 경우는 혈액 수급이 특히 저조한 시기라는 뜻이다.

센터에서 기념품을 선정하지 않기 때문에 방문객의 ‘니즈’를 빠르게 수용할 수는 없지만 대한적십자사에서 1년에 한 번 ‘기념품 선정위원회’를 개최한다.

이에 기존 영화티켓, 햄버거 이용권 뿐 아니라 블루투스 마이크 등 특별 기념품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그러나 헌혈의 특성상 한 번 했던 사람이 재차하는 재헌혈 비율이 높은 만큼 기념품 종류는 의사에 큰 영향을 차지하지 않는 편이다.

다만 흥행 중인 영화가 있을 때는 헌혈 후 영화 관람을 위해 찾는 가족이나 학생들이 종종 있다.

훈장·ABO 프렌즈·나눔 히어로즈 등도 헌혈을 독려하는 좋은 아이템이다.

헌혈 30회 이상 은장, 50회 이상 참여시 금장이 수여된다.

ABO 프렌즈는 정기적으로 헌혈에 참여할 것, 나눔히어로즈는 헌혈 비수기(1~3월, 9~10월) 전혈에 참여할 것을 약속하고 가입하는 제도다.

실제로 초회헌혈자 중에는 부모님 등 주변 어른의 헌혈 활동을 감명 깊게 보고 자라 헌혈이 가능한 만 16세 생일이 지나자마자 바로 헌혈의 집을 찾는 경우도 있다.

뿐만 아니라 초등생 자녀를 대동하고 헌혈의 집을 찾아 진작부터 헌혈에 대한 의식을 심어주는 부모들도 많다는 후문.

헌혈의집 대전복합터미널센터 내 헌혈용 베드가 텅 비어있다.
헌혈의집 대전복합터미널센터 내 헌혈용 베드가 텅 비어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혈액 수급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헌혈의집 대전복합터미널센터 강희정 과장은 구조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강 과장은 “학교나 군부대를 방문하면 ‘저출생’으로 인한 헌혈 참여율의 감소를 피부로 체감한다. 노령인구가 많아서 혈액 수요는 계속 증가하는데 출생율이 적다보니 상대적으로 헌혈 참여율이 감소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중·장년층의 헌혈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대상자에게 간 기능·알부민·혈중 요소 질소·총 콜레스테롤 등 추가적으로 혈액검사를 서비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따뜻한 마음으로 헌혈의집을 찾는 이들에 대한 감사도 표했다.

강 과장은 “헌혈 증서를 받아 소아암 재단에 기부하는 분도 있다. 선행을 하고도 또 베푸는 분들이다”라며 “특히 혈소판 헌혈의 경우 1시간에서 1시간 30분이 소요되는데 백혈구·적혈구·혈소판 검사를 하고 2주에 한 번씩 귀한 시간을 내어주시는 것”이라고 술회했다.

혈액을 통해 분리한 혈소판은 40~50cc에 그치지만 혈소판 헌혈을 통해서는 250cc의 혈소판을 체취할 수 있다.

백혈병이나 암으로 투병하는 환자들은 수혈 시 여러 명의 혈소판을 섞어 받는 것보다 한 명의 혈소판을 투여 받는 게 더 좋다.

발열 등 수혈에 따르는 부작용이 적기 때문이다.

취재 중에 혈소판 헌혈 중인 김선광(50·대덕구 중리동) 씨를 만났다. "오전에 잠깐 시간이 나서 들렀다"는 그는 지금까지 헌혈 참여 횟수가 전혈 23회, 혈소판 헌혈 3회에 달했다. 수 년 간 일상에서 틈틈이 나눔을 실천한 결과였다.

그는 “헌혈은 여러 사람에게 꼭 필요한 일이다. 서로 돕고자 하는 마음으로 참여했다. 헌혈 증서는 기부를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곧 훈장을 받겠다는 기자의 말에 쑥스러운 듯 웃어보였다.

김 씨를 비롯한 많은 헌혈자 덕에 11일 오후 1시 기준 혈액보유량은 5.2일분으로 안정을 찾았다.

혈액형 별 통계는 A형 5.6일분·B형 5.6일분·AB형 5.9일분·O형 4.2일분으로 O형의 혈액이 현저히 부족한 상태다.

헌혈의집 대전복합터미널센터는 “초회헌혈자를 발굴하고 헌혈자의 재헌혈을 유도하는 등 혈액 수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3월 개학 전까지는 계속 부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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