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지지율 50%대 회복 불구, 지역 부정평가 ‘상승’

문재인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11주 만에 반등한 가운데 충청권은 오히려 하락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력 유죄 판결이 일정 부분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리얼미터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11주 만에 반등한 가운데 충청권은 오히려 하락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력 유죄 판결이 일정 부분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리얼미터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석 달 여 만에 50%대를 회복하며 반등 기미를 보였지만 충청권은 오히려 시들해지고 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로 최근 정치권 유행어로 떠오른 ‘신(新)북풍’도 충청지역에는 미미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전통적으로 충청권이 중도와 보수 정서가 기저에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수행비서 성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지난 1일 법정 구속된 것이 문 대통령 지지율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리얼미터 여론조사, 충청권 하락폭 ‘최고’..부정평가 6%포인트↑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7∼8일 전국 유권자 1507명을 대상으로 한 2월 1주차 설문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한 결과, 문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전주 대비 1.6%포인트 오른 50.4%로 집계됐다. 문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50%대를 넘은 것은 지난해 11월 3주차(52.0%) 이후 11주 만.

부정평가는 전주보다 0.4%포인트 내린 45.4%로, 긍·부정평가 격차는 5.0%포인트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는 “작년 말부터 본격화한 경제 활성화·일자리 창출 노력이 꾸준히 지속되고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와 북미 실무협상 소식 등 최근 한반도 평화 이슈가 긍정적으로 작용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충청권에서 문 대통령 긍정평가는 45.0%로 전주(47.8%)보다 2.8%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전국 평균보다 5.4%포인트 밑도는 수치이며, 부산·울산·경남(▼2.1%p)보다도 하락폭이 큰 것이다. 부정평가는 52.5%로 전주(46.5%)로 6%포인트 상승했다.

충청권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이 32.6%로 전주(39.0%)보다 6.4%포인트 하락하며, 자유한국당(29.9%)과 격차가 2.7%포인트를 기록하며 오차범위 내로 좁혀졌다. (리얼미터 1월 5주 여론조사는 YTN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함)

여론조사는 지역별 조사 인원과 성별, 연령, 정치적 성향에 따른 편차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정확한 여론을 반영한다고 보기 어려운 부분이 존재한다. 다만, 여론의 흐름을 알려주는 정보로 활동되면서 지역 민심을 가늠하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안희정 유죄 판결, 지역 중도 지지층 이탈 ‘전망’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 지역민 체감 정책 변화 못 얻은 듯

리얼미터가 11일 발표한 2월 첫째주 지역별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리얼미터 참조.
리얼미터가 11일 발표한 2월 첫째주 지역별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리얼미터 참조.

이런 속성에서 볼 때 충청권에서는 안희정 전 지사 유죄 판결에 이은 법정 구속이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앞서 서울고법 형사12부(홍동기 부장판사)는 지난 1일 강제추행 혐의 등을 받는 안 전 지사 2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3년 6월 실형을 선고했고, 40시간 성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1심 무죄에 이어 2심도 무죄를 기대했던 안 전 지사는 법정 구속되며 남부구치소에 수감됐다.

지역 정가에서는 안 전 지사가 유죄 판결을 받은 것에 실망과 분노가 정부와 여당의 지지율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여권에 머물렀던 중도 층이 안 전 지사 판결에 부정평가로 돌아섰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실제 안 전 지사는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로 나섰을 당시 한때 중도 표심을 등에 업고 ‘문재인 대세론’을 위협한 바 있다.

하지만 ‘성폭력’ 혐의가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여성‧주부층 감정을 자극했고,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으며 보수 정서가 강한 지역사회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게 중론이다.

이와 함께 민주당 소속인 충청권 광역단체장(시‧도지사)이 내놓는 정책에 지역민들이 체감할 만한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안희정 나비효과에 이완구‧정우택 행보 영향”

지역 정가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예비타당성 면제 사업을 발표하면서 충청권에도 기대감이 높아지긴 했지만, 시도 차원의 직접적인 노력이 반영된 결과물은 아니잖은가”라며 “반대급부로 예타 면제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충청권 4개 시도지사와 시도당은 2030년 아시안게임 유치와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에 공조하며 권역 당정협의를 준비하며 민심잡기에 나서 결과가 주목된다.

최호택 배재대 교수는 11일 <디트뉴스>와 한 통화에서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 하락은 안희정 나비효과가 적잖이 작용했을 것이고, 한국당 지지율 상승은 이완구 전 총리와 당권에 도전한 정우택 효과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