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물도매시장 풍경 "명절 대목 이제는 옛말"
과일값 상승으로 소비위축 우려

18일 오전 대전 대덕구 오정동에 위치한 농수산물도매시장은 명절을 2주 앞두고 손님이 없어 한산했다.

설 명절을 앞두고 과일값이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가격 인상에 따른 피해는 온전히 소비자의 몫일까?

과일값이 올라 명절 대목을 볼 것만 같았던 상인들의 표정은 예상과는 달랐다. 

18일 오전 대전 대덕구 오정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과일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소비위축에 대한 우려감을 내비쳤다.

“올해가 최악이야”

도매시장에서 과일을 팔고 있는 임점례(61) 씨는 한 숨을 쉬며 말을 꺼냈다.

“이맘때쯤이면 명절을 앞두고 손님들이 과일을 사러 와야 하는데 과일값이 비싸다보니까 손님이 없어. 그나마 찾아온 손님도 가격만 물어보고 가버려”

임 씨의 말을 증명하듯 설(2월 5일)을 2주 앞둔 이날 오정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는 명절 분위기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한산했다.

이날 새벽 오정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열린 사과, 배 경매 가격과 2018년 동기 경매가를 비교해보면 지난해 배(신고) 7.5kg을 구매하기 위해 1만 8000원을 지불했다면 올해는 50% 오른 3만 6000원을 내야 한다. 사과(후지) 5kg 역시 2만 6000원에서 25% 오른 3만 5000원이다. 

자료사진=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지난 9월 농림축산식품부의 ‘빅데이터로 본 명절 선물 소비 트렌드‘에 따르면 과일 선물세트의 소비량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2015년 추석 8155개, 2016년 설날 7851개를 기록하던 과일 판매량은 2016년 추석 7687개 2017년 설날 7134개를 기록했다. 2년 동안 12%가 감소했다.

도매시장 상인들은 과일 소비량 감소폭이 해마다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4~5년 전만 해도 명절 2~3주 전이면 명절 대목으로 도매시장이 붐비었지만, 경기침체가 지속되며 명절 대목이라는 말이 시장에서 사라진지 오래다.

평소와 비슷하거나 평소보다 조금 잘되는 수준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새벽 경매 받은 선물세트가 진열돼 있다.

이날 시장을 찾은 주부(67)는 “명절을 맞아 과일을 사러왔지만 과일값이 많이 올라 선뜻 사기 어렵다”며 “선물세트는 못사고 손자들 오면 줄 귤, 사과 같은 과일을 사러왔는데 과일값이 많이 올랐어요. 그래도 마트보다는 시장이 저렴하니까”라고 전했다. 

도매시장은 전반적으로 가라앉은 분위기였다. 

오전 잠깐 경매 받은 물건을 정리하는 상인들로 활기를 띄었지만, 오후가 되자 방문 고객들의 발길이 뚝 끊겨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인들뿐이었다.

비싼 가격에 선뜻 구매하지 못하는 소비자를 많이 볼 수 있었다.

과일을 사러온 한 노부부는 비싼 가격에 사과 구입을 망설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귤을 구입했다.

이용민 농협대전공판장 사업본부장은 “지난해 폭염으로 생산량이 많지 않아 과일값이 많이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대과 위주의 상품(上品)이 비쌀 뿐, 중과로 구성된 합리적인 가격의 과일들도 많다”며 과일값 상승 보도로 인한 소비 위축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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