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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탈원전국 독일서 일어나는 일
유일한 탈원전국 독일서 일어나는 일
  • 김학용
  • 승인 2019.01.17 17:4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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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용 칼럼]

전 세계에서 원자력 발전 국가는 한국 중국 일본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캐나다 브라질 인도 이란 스위스 대만 벨기에 등 31개국이다. 이 가운데 독일(8200만 명) 스위스(880만 명) 벨기에(1150만 명) 3개국이 탈원전 선언국이다. 독일은 원전 보유국 가운데 탈원전 정책을 가장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나라로 국가의 규모 등에서 우리가 참고할 만한 유일한 국가다.

후쿠시마(2011년 일본) 체르노빌(1986년 당시 소련-현재 우크라이나) 드리마일(1979년 미국) 원전 사고는 세계 3대 원전사고로 일컬어진다. 원전의 위험성으로 보면 피해 경험이 있는 국가가 먼저 탈원전에 나서야 할 텐데 피해국들 중엔 그런 나라가 없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원전을 2030년까지 폐쇄하는 ‘원전제로’ 정책을 발표했으나 다음해 정권이 바뀌면서 폐지했다. 탈원전을 선언했던 대만도 얼마 전 탈원전 포기를 선언했다. 

탈원전 실천 국가 독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

독일은 어떻게 탈원전에 나설 수 있었는가? 남들은 못하고 포기하는 것을 독일만 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정말 독일은 제대로 탈원전을 하고 있는 것인가? 문제점은 없는 것인가? 필자는 이를 제대로 분석할 만한 정보도 식견도 없으나, 근래 독일의 탈원전 사례를 소개한 책 『대한민국 블랙아웃』을 뒤늦게 접하고 공부해봤다.

이 책을 소개하는 저 자신 또한 편견을 일절 배제했다고 자신할 수 없다. ‘탈원전은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나’ 하는 게 필자의 기본적 판단이다. 독일처럼 탈원전을 실시하는 국가가 엄연히 존재한다는 사실은 필자의 판단이 잘못되었을 가능성을 말해준다. 그러나 ‘탈원전 국가의 존재’ 사실만 가지고는 함부로 그 나라를 따라 배울 수 없다. ‘공산주의’라는 제도도 한때 세계를 양분할 만큼 강력하게 ‘존재’했으나 이를 배우려는 나라는 별로 없었다.

『대한민국 블랙아웃』은 탈원전에 반대하는 자유한국당 소속 최연혜 의원이 썼다. 대전여고 출신으로 독일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딴 그가 독일을 특별히 취재해서 쓴 책이라고 한다. ‘블랙아웃(Black out)’이란 제목이 말해주듯 탈원전에 반대하는 뜻을 담았다. 따라서 여기에 소개된 통계나 언급이 알게 모르게 탈원전 반대파에 유리하게 인용되거나 과장되었을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하고 읽어야 한다. 

재쟁에너지 가운데 노란 색이 태양광 발전량의 비율이다. 전체 에너지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에 불과하다. 재생 에너지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풍력발전은 우리나라 조건에선 독일의 4~5%에 불과하다.
재쟁에너지 가운데 노란 색이 태양광 발전량의 비율이다. 전체 에너지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에 불과하다. 재생 에너지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풍력발전은 우리나라 조건에선 독일의 4~5%에 불과하다.

독일은 탈원전 정책으로 한때 30%에 이르던 원전 발전 비율이 13.2%(2017년)까지 떨어졌고, 대신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이 38.5%(2017년)까지 높아졌다. 재생에너지원은 태양광을 비롯 풍력, 수력, 바이오매스(생물체 에너지원), 가정용 폐기물 등으로 분류되고 있다. 독일은 이 가운데 풍력(18.8%)과 바이오매스(8.7%)의 비중이 크고, 태양광(7%)은 세 번째다. 우리나라가 주목해볼 부분은 태양광이다. 우리는 수력자원이 없고 풍력자원도 독일의 4~5%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가 재생에너지 사업에 성공하더라도 발전 비중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독일은 재생에너지 비율을 어떻게 높였나? 핵심은 ‘정부의 지원 정책’이다. 재생에너지는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정부가 지원금을 주거나 전기요금에 포함시켜 재생에너지 사업을 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재생에너지법은 ‘(전력의) 수요와 무관하게 지체 없이’ ‘원전 및 화석연료 발전소 전력에 앞서 ’최우선적‘으로 전기를 받도록 명시하고 있다. 가격 경쟁이 없으니 전기요금은 비쌀 수밖에 없다.

독일의 전기요금은 다른 국가에 비해 더 급격히 오르고 있다. ‘스트롬 리포트(Strom-Repot)’자료에 따르면, 2004~2017년 사이 전기요금 인상률은 영국(141%)에 이어 독일(73%)이 2위다. EU 평균(44%)보다도 훨씬 높다. 영국은 전기요금이 워낙 저렴해서 가장 많이 올랐어도 소득대비 비중은 최하위다. 독일만 증가율도 부담율도 최상위권이다. 독일은 그 부담을 일반소비자들에게 떠넘기고 기업, 특히 글로벌 경쟁력에 영향을 받는 대기업은 요금을 깎아주고 있다.

2004년~2017년 사이 전기요금 인상률은 영국(141%)에 이어 독일(73%)이 2위다. EU 평균(44%)보다도 훨씬 높다. 영국은 전기요금이 워낙 저렴해서 가장 많이 올랐어도 소득대비 비중은 최하위다. 독일만 증가율도 부담율도 최상위권이다.
2004년~2017년 사이 전기요금 인상률은 영국(141%)에 이어 독일(73%)이 2위다. EU 평균(44%)보다도 훨씬 높다. 영국은 전기요금이 워낙 저렴해서 가장 많이 올랐어도 소득대비 비중은 최하위다. 독일만 증가율도 부담율도 최상위권이다.

CO2(이산화탄소)의 발생량은 재생에너지를 늘리고 원전을 줄인 만큼 줄지는 않고 있다. 재생에너지를 늘리면서 원전을 폐쇄하자, 석탄의 발전의 비중이 오히려 늘면서 CO2 배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할 때 발생하는 CO2 배출량이, 태양광은 원전의 3배에 달하고 석탄은 원전의 30배가 넘는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는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태양광을 설치해도 그만큼의 석탄발전소를 없앨 수는 없다. 보조용으로 남겨둬야 하기 때문이다.

“독일인들은 태어날 때 친환경 유전자를 타고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생태적 가치관이 깊이 내재해 있다”고 한다. 독일의 탈원전 정책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더 확고해진 게 사실이지만 원전 반대운동은 1970년대 중반부터 시작됐다. 그러다가 체르노빌 사고와 후쿠시마 사고를 지켜보면서 탈원전으로 내달렸다. 그 과정에서 출현한 녹색당이 힘을 얻어 좌우 정권의 연정(聯政)에 참여하면서 탈원전을 정책화하는 데 성공했다. 

윤리적으로 결정된 탈원전 vs 국민 22%가 연계된 포퓰리즘

탈원전 지지자들에겐 성공적인 정책일 수 있으나 탈원전 정책에 대한 우려가 사라진 건 아니다. 2010년 말 메르켈 총리는 탈원전 정책의 문제점 때문에 원전의 수명 연장을 결정했으나 곧바로 터진 후쿠시마 사고의 후폭풍에 떠밀려 없던 일이 되었다. 후쿠시마 사고 4일 만에 2022년까지 모든 원전을 폐쇄한다는 ‘원전 모라토리엄’이 선언됐다. 이 결정은 원전 폐쇄에 대한 아무런 법적 권한도 없는 ‘윤리위원회’에서 이뤄졌다. 여기에 원자력 전문가는 단 한 명도 참여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졸속 논란이 일었다.

독일 전체 가구의 22%가 재생에너지 즉 탈원전 사업에 연결돼 있다. 재생에너지 사업에 참여하면 20년간 보장되는 지원금을 받는다. 2015년까지 누적 지원금이 1500억 유로(195조원)였고, 2022년엔 5000억 유로(650조)가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제도는 문제점이 드러나도 손을 대기 어렵다. 어떤 정권도 재생에너지 사업에 반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찬성론자 입장에선 ‘탈원전 정책’이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나 전체 국가나 국민 입장에선 코가 꿰인 상황으로 볼 수도 있다. 저자는 이를 ‘거대한 포퓰리즘’이라고 말한다.

독일의 탈원전 정책은 거액을 들여 진행 중인 상태이며 최종의 성공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독일은 원전의 위험성에서 어느 정도 해방되는 대신 경제적으로는 손해를 보고 있다. 이웃 국가보다 비싸게 전기를 만들어 쓰면서, 그것으로 물건을 만들어 외국과 경쟁해야 하는 일이 10년, 20년 이상 계속되더라도 과연 문제가 없을까? 다른 나라들은 하나같이 아니라고 하는데 독일은 그 길을 독일 혼자 가고 있는 중이다.

핵무기에 둘러 쌓인 한반도의 탈원전

문재인 정부는 ‘독일의 길’을 따르려고 한다. 우리나라는 독일에 비해 여건이 불리하다는 점이 더 문제다. 풍력은 어려우니 태양광으로 뒤덮어야 할 판인데 이젠 그것조차 주민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으니 제대로 될지 의문이다. 설사 태양광이 성공한다고 해도 석탄발전소는 계속 돌려야 하고, 석탄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값이 훨씬 비싼 가스를 써야 한다. 전기요금 비싸지는 것은 불문가지다. 

요즘 같아서는 전기요금이 좀 더 오르더라도 미세먼지라도 줄일 수 있다면 태양광 발전에도 찬성하고 싶은 심정이다. 그러나 탈원전은 독일의 사례에서 보듯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는 효과가 없다. 우리는 원전을 줄이는 만큼 재쟁에너지를 늘릴 방법도 없어서 미세먼지를 내뿜는 석탄을 오히려 더 많이 때야 할 판이다. 미세먼지 대책이라면 원전을 오히려 늘려야 할 상황이다. 탈원전론자라면 『블랙아웃』을 더 열심히 읽고 이런 문제들은 해결해 내야 한다.

체르노빌의 원전 사고를 다룬 기사나 사진 영상을 보면 인류에게 탈원전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누구도 거부하기 힘든 절박한 윤리의 문제다. 그런데 지금 ‘원자력 발전’이 아니라 ‘원자력 무기’를 놓고 밀고 당기기를 하는 게 작금 한반도의 현실이다. 우리가 탈원전을 하든 안하든 중국과 일본 등 우리 주변에만도 100개 넘는 원전과, 그것의 수십, 수백 배가 되는 핵무기가 우릴 포위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탈원전은 그래서 더욱 고귀한 선택일 수도 있으나 자칫하면 국민들이 누려야 할 맑은 공기조차 지켜주지 못하는 결과만 초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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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희 2019-01-19 13:27:58
객관적인 시선으로 기사를 제공하시는 노력이 고맙습니다. 많이 도움되었어요~

이정태 2019-01-18 11:09:21
최근 탈원전과 미세먼지는 관련이 없다고 정부와 일부언론이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옳지 않다고 본다.
신재생에너지의 주축인 태양광과 풍력발전은 발전효율이 낮을뿐아니라 일기상황에 따라 발전이 안 될 경우가 많다. 따라서 원전발전이 줄면 줄어드는 량을 신재생에너지가 대체하는 량은 소량이고 나머지 대부분은 석탄, LNG등 화석연료로 대체하여야 한다. 이는 초미세먼지,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는 것은 상식이다.
최근 탈원전 선포후 정비등 여러사유로 원전발전량을 줄여온 것은 사실일 것이다. 이를 화석연료로 대체하였으면 당연히 (초)미세먼지가 늘어났을텐데 관련이 없다고 주장해서 되겠는가? 최근의 극심한 미세먼지현상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것은 말이 될는지 모르지만 탈원전과 미세먼지와는 관련이 없다는 주장은 국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