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충남도당 사퇴서 제출 “가족들 반대, 후학 양성 집중”
위원장 재선출 며칠 만에 사퇴, 또 다른 정치적 배경 ‘의구심’

길환영 전 KBS사장이 지난해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천안갑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출마선언을 하는 모습. 자료사진.
길환영 전 KBS사장이 지난해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천안갑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출마선언을 하는 모습. 자료사진.

길환영(64) 자유한국당 천안갑 당협위원장이 최근 위원장직을 자진사퇴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길 위원장은 가족의 반대를 사퇴 배경으로 설명했지만, 지역 정가에서는 그의 사퇴에 또 다른 정치적 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내놓고 있다.  

길 위원장은 2일 <디트뉴스>와 한 통화에서 “지난달 31일 중앙당에 당협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한 뒤 충남도당에 사퇴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지난 달 15일 중앙당이 당협위원장 전 단계인 조직위원장에 임명한 지 불과 2주 만이다.

그는 사퇴배경을 묻는 질문에 “지난해 선거(천안갑 재보궐선거)를 치르면서 가족들이 상처를 많이 받았다. (가족은)정치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는 또 “대학에 몸담고 있는 만큼 후학 양성에 집중할 것”이라며 “(당협위원장)직은 내려놓았지만, 당을 떠나는 건 아니다.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에서 역할이 있다면 당이 승리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길 위원장이 가족 반대와 후학 양성을 당협위원장 사퇴 배경으로 밝히고도 “당은 떠나지 않겠다”고 한 발언을 주목하고 있다. 개인적인 이유 외에 다른 정치적 배경이 숨어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앞서 길 위원장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천안을 지역구 출마를 위해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예비후보로 등록했지만, 8일 만에 돌연 사퇴의사를 담은 문자 메시지를 측근에게 보낸 뒤 잠적한 바 있다.

길 위원장은 지난해 6.13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천안갑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며 당시 잠적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준비가 덜 된 것도 있고, 개인적인 이유 때문”이라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당협위원장은 차기 총선에서 공천이 사실상 보장된 자리인데, 재 선출된 지 며칠 만에 자진사퇴한 건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내년 총선에서 이완구 전 총리의 천안갑 출마를 위해 길 위원장이 자리를 내놓은 것 아니냐는 소문도 흘러나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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