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소연 시의원 폭로사건에 부쳐

君子有所恃而不恐 小人有所畏而不爲.
군자들은 믿을 곳이 있기에 두렵지 않았으며, 소인들은 두려운 존재가 있어 악한 짓을 함부로 할 수 없었다.

중국 송나라 정치계의 원로인 구양수가 죽자 그에게 은덕을 입은 소동파는 그를 위한 제문(祭文)으로 슬픔을 표현 하였는데 그게 바로 위의 글이다. 

권오철 중부대 겸임교수
권오철 중부대 겸임교수

지금 대전의 정치판은 혼돈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김소연 대전시의원은 정치 초년생으로 공천을 받고 당선되는 과정에서 선거브로커에게 돈을 요구 받았다고 폭로해 선거브로커와 실세 정치인을 구속 시키고 정치거물 한사람을 궁지로 몰아넣었다.

김소연 시의원은 과연 군자일까?

적어도 군자이고 싶은 피해자는 맞는 것 같다. 김 의원은 SNS를 통해 “선거판에서의 잘못된 관행을 고치고 초보 정치인들이 저와 같은 경험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만약, 대전에 김소연 시의원이 믿고 의지 할 수 있는 정치 원로가 있었다면 이런 사태가 벌어졌을까? 최소한 지금처럼 폭로전으로 이어져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이미지가 실추되고, 가뜩이나 경제사정이 어려워 먹고살기 힘든 국민들에게 정치노름이나 하고 있는 것처럼 비쳐지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대전의 정치권에 어느 진영에서도 인정받는 정치원로가 있었다면 선거브로커들 처럼 소인배들이 행세 할 수 있었을까? 때로는, 살아가는데 있어서 어렵고 무서운 존재가 있어야지만 언행을 조심하며 자신의 옷깃을 여미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여야를 막론하고 대전에서 힘 께나 있는 중진 정치인들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고 군자들이 믿을 곳이 있어 두렵지 않고 소인들이 두려운 존재가 있어 악한 짓을 못하는 풍토가 만들어지길 기대해본다.

* 외부 기고자의 칼럼은 본보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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