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준PO 1승 3패로 마감, 타선의 결정력 부족, 내년 시즌 기약 

11년만에 찾아온 한화이글스의 가을야구가 너무 빨리 끝났다. 아쉬움도 잠시 내년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11년만에 찾아온 한화이글스의 가을야구가 너무 빨리 끝났다. 아쉬움도 잠시 내년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한용덕 신임 감독 체제로 2018 시즌을 시작한 한화이글스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듯 무려 11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에 초대 받았다. 정규 시즌에서 3위를 차지하며 당당하게 가을야구 무대에 진출한 것이다. 한화이글스는 시즌 내내 상위권에 위치하면서 최대 2위까지도 노려볼 수 있을 정도의 경기력을 선보였으나 마지막 스퍼트에 실패하면서 오히려 3위 자리도 위협을 받았다. 하지만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며 넥센의 거친 추격을 뿌리치고 3위를 확정지었다. 이는 준플레이오프에 직행으로 이어졌다.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한 한화이글스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위 기아를 간단하게 제압하고 올라온 4위 넥센이었다. 시즌 상대 전적에서 8승 8패의 동률을 기록할 정도로 시즌 내내 박빙의 승부를 펼쳤던 두 팀이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난 것이다. 11년 만의 가을야구 무대에 초대를 받아서인지 한화의 선수들은 시즌처럼 신바람 나는 야구를 하지 못했다. 준플레이오프 직행의 산물인 홈 시리즈에서 연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두 경기 연속 매진 행진을 한 팬들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오랜만의 가을야구 무대는 높아만 보였다. 

선발 투수진의 안정감이 떨어지는 한화이글스는 샘슨과 헤일이 나오는 홈 시리즈에서 적어도 1승 1패 전략을 세웠지만 연패를 당하면서 플레이오프 진출에 빨간불이 켜지고 말았다. 벼랑 끝에 몰려 배수의 진을 치고 고척으로 향한 한화이글스는 3차전에서 장민재를 앞세워 4대3의 신승을 거두었다. 호잉의 가을야구 팀 첫 홈런과 김태균의 결승 적시타로 벼랑 끝에서 탈출하면서 리버스 스윕(2연패 후 3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4차전은 박주홍과 이승호의 젊은 좌완 영건의 맞대결. 하지만 시리즈 내내 한화이글스의 발목을 잡은 득점권에서의 결정력이 4차전에서도 계속되며 시원한 득점을 얻어내지 못했고 결국 볼넷, 몸에 맞는 공, 실책 등의 작은 플레이에서의 아쉬움이 실점과 연결되며 2대5의 패배로 11년 만의 가을야구가 마무리 되었다. 

반면 넥센은 번트, 주루, 수비 등의 기본적인 플레이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중심타선이 아닌 하위타선에서 좋은 결정력을 보이며 4차전에서의 승리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었다. 소위 “미치는” 선수가 나와야 하는 단기전에서 넥센은 안우진, 임병욱이라는 투, 타의 젊은 선수들이 팀을 이끌며 한화이글스의 벽을 넘을 수 있었다.

시리즈 내내 발목 잡은 타선의 결정적 부족

1차전과 2차전에서 수많은 득점권 찬스를 무산시키며 원활한 득점이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연패를 당했던 한화이글스. 3, 4차전도 타선의 흐름은 1, 2차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4대3으로 승리한 3차전에서는 준플레이오프 역대 세 번째 삼중살(트리플 플레이)을 기록하기도 했다. 초반에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회에서 득점을 하지 못하면서 결국 넥센에게 흐름을 넘겨주는 패턴이 계속되었다. 

이는 마지막 경기가 된 4차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상대 선발 이승호가 흔들리는 1회초 1사 만루 상황에서 이성열이 풀카운트에서 볼을 건드리며 단 한 점만을 뽑아내고 하주석이 범타로 물러나며 더 이상 도망가지 못한 장면도 앞선 세 경기와 흐름이 동일했다. 

1, 2차전에서는 김태균을 중용하지 않았고, 2차전부터는 송광민이 부상으로 빠졌으며 믿었던 호잉과 이성열은 성급한 타격으로 팀에 기여를 하지 못했다. 한번은 해줄 것이라 여겼던 베테랑들이 한결 같이 속수무책의 부진한 타격 컨디션을 보인 것이다. 그나마 3차전에서 호잉의 홈런, 김태균의 적시타가 터지며 4차전에 대한 기대를 갖게 했으나 그걸로 끝이었다. 

4차전에서 2득점을 하는 동안 무려 14번의 득점권 타석이 있었으나 적시타는 단 하나도 없었다. 2득점은 희생플라이와 내야 땅볼로 얻어낸 점수였다. 아무리 투수진에서 호투를 한다하더라도 이길 수 없는 경기력이 나온 것이다. 특히 네 경기에서 나온 홈런은 3차전에서 호잉의 솔로 홈런이 유일했다. 반면에 넥센은 세 개의 홈런으로 8점을 뽑아내며 손쉬운 득점을 만들어냈기에 더욱 양 팀의 결정력은 비교가 될 수밖에 없었다.

아쉬운 가을야구를 뒤로 하고 내년 시즌의 도약을 위해

시즌 전 최약체로 평가 받으며 시작한 2018 시즌. 하지만 한화이글스 선수들은 반전을 이끌어내며 11년 만의 가을야구 무대에 당당하게 올라섰다. 물론 넥센에게 1승 3패로 시리즈를 내주며 네 경기 만에 가을야구 외출을 끝내는 많은 아쉬움을 남겼지만 말이다.

타선에서 베테랑들을 주축으로 한 중심타선의 아쉬움이 있었으나 내년 시즌을 위한 희망도 볼 수 있었다. 젊은 선수들이 네 경기이지만 가을야구를 통해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투수진에서는 장민재, 이태양, 임준섭 등의 중견 선수들과 김민우, 김범수, 박상원, 김성훈, 박주홍 등의 젊은 선수들이 첫 가을야구를 경험하며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고 타선에서는 김회성, 강경학, 하주석, 정은원, 지성준 등이 첫 번째 가을야구를 통해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아쉬움으로 끝난 11년 만의 가을야구였지만 한화이글스에게는 내년 시즌을 위한 도약의 무대가 되었다고 자평할 수 있겠다. 스토브리그에서 과연 한화이글스가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지켜봐야겠지만 스프링캠프를 통해 베테랑들의 체력 관리와 젊은 선수들의 육성을 통해 2018 시즌 보다 더욱 성장해서 발전된 모습을 보이는 2019 시즌이 되기를 기원한다. 

마지막으로 한용덕 감독 이하 많은 코칭스태프 그리고 지난 10년의 암흑기를 벗어나기 위해 피나는 훈련과 노력으로 2018 시즌 그라운드를 누벼 11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한 한화이글스 선수들에게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아울러 현장이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도록 뒤에서 묵묵히 수고한 최고의 한화이글스 프런트에게도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무엇보다 전국 어느 야구장에 가도 한화이글스의 홈구장인 것처럼 힘찬 응원을 해준 한화이글스를 사랑하는 많은 팬들에게도 큰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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