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부의장 제외 상임위원장 독식...의장의 협치 리더십 아쉬워

제8대 서구의회가 개원한지 불과 보름여가 지났음에도 원구성으로 인해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을 싹쓸이했기 때문으로 이 과정에서 민주당의 협치 노력은 없었다.
제8대 서구의회가 개원한지 불과 보름여가 지났음에도 원구성으로 인해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을 싹쓸이했기 때문으로 이 과정에서 민주당의 협치 노력은 없었다.

지난 6일 개원한 제8대 대전 서구의회를 바라보는 지역정가의 시선이 곱지 않다. 매번 원구성에 즈음해 지역민들의 질타를 받았던 서구의회가 이번에도 어김없이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며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핵심은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대화와 타협이라는 정치의 기본을 배제한 채 부의장을 제외한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면서 요즘 시대적 추세인 '협치'는 온데간데 없다는 것이다.

서구의회는 지난 6일 의장단 구성을 위한 임시회를 앞두고 의장단 후보를 등록받은 결과 의장은 민주당 소속인 김창관 의원만 홀로 후보로 등록해 의장으로 선출됐다. 부의장에는 한국당 소속으로 김경석 이한영 정현서 조성호 의원 등 4명이 후보로 등록했다. 한국당 내부 조율없이 부의장 자리를 노리는 의원들이 모두 후보로 등록한 셈이다. 한국당은 후보 등록 이후 협의를 통해 김경석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이 후보를 사퇴해 김 의원이 부의장으로 선출됐다.

서구의회는 이후 상임위원장에 대한 선거를 진행했다. 9일과 10일 양일간에 걸친 상임위원장 선거에서 의회운영위원장에는 이선용 의원을, 행정자치위원장에는 전명자 의원을, 경제복지위원장에는 김영미 의원을, 도시건설위원장에는 최규 의원을 각각 선출했다.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마지막 남은 상임위원장은 예결위원장 자리다. 한국당은 예결위원장 자리를 요구하기에 이르렀고, 김 의장은 한국당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예결위원장은 통상 여당 몫이었다는 이유에서다. 김 의장은 최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한국당 의원들이 예결위원장 자리를 요구하고 있지만 국회나 다른 지방의회에서도 보듯 예결위원장 자리는 대체로 여당 의원이 선출된다"면서 "예결위원회에 소속된 한국당 의원 3명도 모두 사퇴한 상황에서 예결위원장 자리를 한국당에 줄수는 없다"고 못 박았다.

한국당 의원들은 김 의장이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수용하지 않자 지난 20일 배재대에서 열린 제243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 불참했다. 제8대 서구의회는 민주당이 13석으로 다수당이며 한국당은 7석이다. 따라서 서구의회 역사상 처음으로 열린 현장 본회의는 한국당 의원 전원이 불참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런 모습은 현장에서 지켜보던 학교 관계자들의 눈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개원한지 불과 2주만에 열린 첫 본회의에서 볼썽사나운 모습이 연출된 것이다.

한국당 의원들은 본회의 뿐 아니라 경제복지위원회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다른 상임위와 달리 경제복지위원회는 민주당과 한국당 의원 분포가 3대 3이어서 상정된 안건 심사를 처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당 의원들은 김 의장을 비롯해 민주당 의원들과 대화와 타협을 요구했지만 이마저도 성사되지 못했다.

정상화를 위한 협의가 어려워지자 한국당 의원들은 25일 오후 의원 간담회를 열고 대책을 논의한 결과 27일로 예정된 본회의에 불참키로 결정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26일 예결위원회 회의를 열고 방차석 의원을 예결위원장으로 선출했다.

결국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려는 민주당으로 인해 서구의회는 또 한번 언론의 뭇매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전지역 구의회 가운데 상임위원장을 독식한 것은 서구의회가 유일해 비난 강도는 더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현재 원구성이 마무리된 3개 구의회 모두 민주당이 다수당이지만 한국당에 배려했다는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실제 동구의회는 부의장(오관영)과 상임위원장 1석(강정규 도시건설위원장)을 한국당 의원들이 가져갔다. 유성구의회도 부의장(송봉식)과 사회도시위원장(김동수) 자리를 한국당에게 양보했으며, 대덕구의회는 부의장(김수연) 자리에 이어 예결위원장 자리도 한국당 몫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같은 3개 구의회의 원구성 결과를 볼 때 민주당 서구의원들의 협치 의지가 얼마나 부족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창관 의장의 협치 노력도 없었다.

한국당 소속 한 서구의원은 "김 의장은 말로는 상생과 협치를 하겠다고 하면서도 실질적인 배려는 전혀 없다"면서 "도대체 의장 역할이 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와 관련 김창관 의장은 "원구성 당시 한국당은 대표성을 띈 의원이 없다보니 협상의 주체가 없으며 이미 상임위원장 3명이 선출됐고 예결위원장도 넘겨 줄 수 없다"면서 "일단 전반기는 지금처럼 유지하되 후반기에는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한 자리 배정을 약속하며 한국당 의원들을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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