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조 충남지사는 매월 첫주 목요일 도지사 정례회견을 가질 예정이라고 한다. 시·도지사의 월례기자회견은 모든 시·도가 다 하고 있는 것인데 충남도에서만 지난 몇 년 동안 이런 통상의 소통행정조차 볼 수 없었다. 안희정 전 도지사는 본인이 필요한 때만 기자들 앞에 서고 평소엔 부지사나 실국장들이 나서 기자들을 만나도록 했다. 책임 있는 공무원들이 직접 도민에게 설명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사실상 불통행정이었다.

양 지사의 정례기자회견 복원은 불통행정을 정상화하는 마땅한 조치다. 도지사는 도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 도정 상황을 도민들에게 자주 설명해주면서 도민들의 생각도 들어야 한다. 도지사의 정례회견은 이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수단이다.

기자회견은 단순히 도지사와 기자가 만나는 자리가 아니다. 언론사가 도민들을 대신해 도정을 파악해서 도민들에게 전달하고, 또 도민들의 뜻을 도지사에게 전하는 자리라고 할 수도 있다. 매월 이뤄지는 ‘도정 평가와 감시’의 의미도 있다. 도지사가 게으르거나 도정 실적이 좋지 않다면 도지사가 기자들 앞에 서는 게 불편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이나 시·도지사들에게 기자회견은 가장 기본적인 소통 수단이지만 때로는 기피하고 싶은 것도 기자회견이다. 온갖 현안에 대해 도지사가 떳떳하고 당당하게 대답할 수 없는 상황일 때 기자회견은 부담스런 일이다. 게으르거나 무능해서 실적을 내지 못하는 지도자에겐 정례회견조차 쉽지 않다.

어떤 이유에선지 그동안 충남도에선 도지사의 정례회견이 사라지다시피 했다. 새 도지사는 이를 바꾸겠다고 한다. 진정한 소통행정을 보여주길 바란다. 진정한 소통은 쉽지 않다. 설사 소통의지가 있다고 해도 도지사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않으면 부담스런 회견, 피하고 싶은 회견이 되면서 종당에는 형식적인 소통이나 불통행정으로 흐르게 돼 있다. 모든 정치인이 처음엔 소통을 외치지만 불통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 양 지사는 달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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