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선헌의 미소가 있는 시와 그림]

맛과 그림1 '칼국수'

세상의 모든 것들은 연약함으로 시작하지만 그러나 그 속엔 넘보지 못할

신성함이 박혀있고 당연 스멀스멀 넘어가지만 그래도 자기들만의 정해진 양만큼은 성장판을 추켜세우고 또, 꼭 자손을 남겨야 한다는 숙명을 버리지 못하는 더 강한 것이 본능인 셈인데, 그런 것들이 내가 좋아하는 미래를 장담하지는 못하구요, 행여 그들만의 자존심인 씨를 퍼트린다고 해서 꼭 잘했다고 말 못합니다, 누군들 그들의 운명을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맨 날 먹히기만 하는 것들에겐 중간 중간 마다 붙잡아 주어야 하는

덩어리를 추(錘)로 사용하는 일들이 많아야 하고 특히 오늘날, 새털세상에선 더욱 그러합니다, 그러다가 태양이 가까이오고 매미들의 짝짓기가 바쁘게 진행될 즈음 골방에 세워져 있던 홍두깨도 시키지도 않은 정분을 쌓고, 글루텐도 순식간에 탱탱해지고, 쉽게 넘어가는 눈빛을 나누고 그래서 부담주지 않는 편안함이 있었습니다, 고맙게 소화까지도.

“담백하게 살아라”

맛과 그림 2 '수박'

태양과 정면승부해서 자란,

혁명가처럼 붉게 메이크업을 연출한,

통 크게 다 주는 기부가,

받은 자들에겐 쉽게 싸도록 도와주는 청소부,

너 없는 여름은 찝찝,

화채중의 화채가 생각나는 씨 없는 수박은 화중지병(畫中之餠),

그러나 다룰 땐 조심이 필요하고,

성깔이 있어 한 번에 쫙 갈라지는,

본적(本籍)이 아프리카인 나의 베프(베스트 프렌드).

“화끈하고 시원하게 살아보지 않겠느냐?”

시와 머그컵 'Konya'

체리가 붉게 익어가는 계절에 터키 중부 콘야를 잠시

짜이 한 잔 마실 정도로 짧게 스쳤는데

그곳은 무슬림인 메블라나(Mevlana)의 수도 방법 세마(Sema)춤의 근원지

하늘에 계신? 하늘로 가신? 신을 만나라

이런 질문이 마구 솟는 나에게

세마춤은 그야말로 빙글빙글 기울어진 채 무심히 돌기만

기도인양? 접신인양? 강신(降神)인양?

세상의 모든 것, 시간마저도 돌고 도는 것인데...

술 파는 관광식당에서도 춤은 알콜만큼 어지럽게

그러나 헛갈리는 이기적인 신보다는

편재(遍在, omnipresence)한 진리에도 감사하기로

그런데 길가 허름한 휴게소 화장실 들렀다가

요구르트에 꿀 얹고

그 위에

양귀비씨를 뿌린 간식이 미각세포에 더 깊이 박힌 이유는?

원장실의 스켈레톤 '우산- 비상용'

꼭, 필요한 사람이었던가? 슬픈 이에게

혹, 있으나 마나 하였던 건 아니었나? 기쁜 이에게

쉿, 나만의 것은 아니었던가? 가족에게

헐, 함부로 하지 않았던가? 너에게

쳇, 짐작대로가 아닌 필요할 때만 펴라.

소소한 느낌들 'Old car'

미국 남부 촌놈 엘비스 프레슬리가 탓을 법한

엔틱카, 올드카는 하바나의 명물

왔으니, Seeing is believing? No.

Doing is believing을 믿으며

가장 귀하다고 구라치는 호객꾼의 말을 웃음으로 믿으며

1948년에 만들었다는 연두색 차를 찜해

당연히 에어컨은 차창으로...

신기하게 굴러가는 차 부품들을 주변국에서 수입하는

잘 들으면 탱크소리 나는 고물차들은

겉만 찬란한

재활용의 끝판왕인가?

환경 공해의 주범인가?

혁명이 낳은 골동품카인가?

과연?


송선헌 원장.

치과의사, 의학박사, 시인,
 
대전 미소가있는치과® 대표 원장
 
충남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외래교수
 
UCLA 치과대학 교정과 Research associate
 
대한치과 교정학회 인정의
 
전)대전광역시 체조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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