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남북 정상회담 이어 북미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2차 남북 정상회담을 마친 뒤 손을 잡고 회담장을 나서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2차 남북 정상회담을 마친 뒤 회담장을 나서고 있다. 청와대 제공.

‘한반도 평화’ 이슈가 6.13지방선거의 ‘태풍의 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12북미 정상회담 취소를 통보하며 긴장감이 돌았지만, 남북정상의 ‘깜짝 만남’에 이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 변화에 선거판도 요동칠 전망이다.

문재인 정권의 외교 안보에 무능함을 지적하며 반격을 준비하던 자유한국당에는 또다시 제동이 걸리는 양상이다.

반면 지지율 고공행진 중인 더불어민주당은 안도의 한숨과 함께 남북 정상의 두 번째 만남에 ‘환영’ 입장을 내며 지방선거 준비에 여유를 되찾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 성공시 문 대통령 중재 ‘입증’..선거에도 영향
민주당은 ‘금상첨화’, 한국당은 ‘설상가상?’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정은 위원장의 한반도 비핵화 의지는 확고하다”면서 “북미 간에 상대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분명히 인식한 가운데 회담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에 6월 12일 회담도 잘 되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6일 오후 김정은 위원장의 요청으로 오후 3시부터 2시간동안 북측 판문각에서 제2차 정상회담을 가졌다. 지난 4.27판문점 정상회담 이후 꼭 한 달 만이다.

이 자리에서 양 정상은 오는 6월 1일 남북 고위급회담을 개최하고,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군사당국자 회담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회담을 연이어 갖기로 합의했다. 동시에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에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양 정상은 이번 회담이 필요에 따라 신속하고 격식 없이 개최된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향후에도 필요한 경우 언제든지 만나 격의 없이 소통키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3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있는 모습.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3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있는 모습. 청와대 제공.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날 2차 남북 정상회담을 가진 것에 대해 "(제2차)회담은 매우 잘 진행됐다"고 전했다. AFP와 AP 통신 등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6월12일 북미정상회담 개최 검토는 변하지 않았고, 회담 논의가 아주 잘 진행되고 있는 중"이라고 한 발언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우리는 정상회담을 되살리는 것에 대해 북한과 매우 생산적인 대화를 하고 있다"며 "(정상회담을) 한다면 여전히 (예정일과) 같은 날짜인 6월12일에 싱가포르에서 열릴 것 같다"고 올렸다. “북한과의 정상회담이라는 측면에서 우리는 아주 잘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를 놓고 일하는 중"이라고도 덧붙였다.

자칫 결렬 우려가 제기됐던 북미 정상회담이 문 대통령의 중재 노력 속에 남‧북‧미간 긍정적인 상황으로 전개되면서 17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가져올 전망이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다음 달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치러지고, 한반도 평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다면 문 대통령의 중재 능력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테고, 이는 곧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도 여파를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무엇보다 북미 정상회담이 당초 예정됐던 다음 달 12일 정상적으로 개최될 경우 하루 뒤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민주당에 호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백혜련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남북미 정상의 의지, 북미정상회담을 바라는 김정은 위원장의 뜻을 명확히 확인한 만큼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본격적인 탄력이 붙었다고 평가한다”고 논평했다.

자유한국당 뺀 민주당‧평화당‧정의당 “환영” 입장
홍준표 “북핵 폐기나 새로운 내용 못 찾아..지방선거용 쇼” 혹평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27일 오후 4시 여의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차 남북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혹평했다. 한국당 홈페이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27일 오후 4시 여의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차 남북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혹평했다. 한국당 홈페이지.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역시 논평을 통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자유한국당은 혹평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이날 오후 4시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어제(26일) 남북 정상회담 합의문에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모호한 표현의 반복 외에는 북핵 폐기와 관련된 내용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었다"며 "새로운 내용이나 논의의 진전은 전혀 없고, 미국의 강경한 입장에 직면한 두 정상의 당혹감만 확인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앞서 홍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강연재 노원병 국회의원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 30년 이상 내려온 북핵문제를 한바탕 쇼로 정리하려는 것은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하는 지방선거용”이라며 “선거가 끝나고 난 뒤에 그게 쇼로 밝혀지면 그때는 이미 선거가 끝나버린 뒤”라고 주장했다.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선을 앞두고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는 동시에 보수 결집을 시도하려는 한국당과 홍 대표의 선거 전략이 한반도 평화와 북핵 이슈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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