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7건 중 타 지역에서 이전 및 창업기업은 40.3%뿐, 나머지 기존 입주기업 명의변경, 증설, 관내 장소이전 등도 포함

당진시가 민선6기 기업유치 실적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당진에 입주해 있는 기존 공장의 명의변경 등 제조시설 설치승인 건수까지 포함시켜 실적을 부풀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제조시설 설치승인은 기존 공장의 명의변경, 건축물 및 설비보완 등의 사항으로 타지에서 이전해 온 기업이나 신규 창업기업과는 구별되는 개념이다.

당진시가 제공한 기업유치실적(2014-2017년) 자료
당진시가 제공한 기업유치실적(2014-2017년) 자료

당진시는 민선6기(2014년~2017년) 기업유치 실적으로 총 337개 기업을 유치했으며, 연도별로는 2014년 82개, 2015년 75개, 2016년 91개, 2017년 89개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진시가 기업유치 실적으로 산정한 337건 중 타 지역에서 이전해 왔거나 또는 창업한 기업으로 부지구입 및 공장 설비를 새로 갖춘 신설승인 기업은 136개로 40.3%에 불과하다.

나머지 184건이 기존 기업의 대표자 명의변경 등 제조시설 설치승인 기업이고, 17건이 공장등록신청 기업이었다.

실제로 당진시 연도별 기업유치 명단에 따르면 오래전 입주해 향토기업이나 다름없는 현대그린파워㈜의 최초승인일이 2014년 4월 21일, 현대제철㈜ 2014년 10월 20일, ㈜휴스틸 2014년 7월 14일, 송악농협 RPC 2014년 8월 5일 등인 것으로 기록돼 있다.

회사명과 대표자명이 동일한 A기업 명의로 2건이 동일한 날짜인 2015년 3월 2일에 승인되는가 하면 회사명, 대표자가 동일한 B기업의 경우도 제1공장, 제2공장을 2건으로 동일 날짜에 승인된 사례도 있다.

특히 C기업의 경우 송악읍에서 순성면으로 관내 이전했는데도 유치기업 명단에 버젓이 등록돼 있으며, 본인의 필요에 의해 공장등록을 한 소규모 가설재, 동네 방앗간, 수산물 도매상 등도 명단에 포함되는 등 숫자 부풀리기 흔적이 여기저기서 발견되고 있다.

또 337개 유치기업 중 투자금액이 1억 원 이하인 기업이 절반에 가까운 160개인 것으로 알려져 지나친 실적 부풀리기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당진시 관계자는 “기존 공장의 증설이나 명의변경 등도 관점에 따라서는 기업유치로 볼 수 있다”며 “타 지자체도 마찬가지지만 충남도청에 보고하기 위해 실적을 집계하다 보니 관행에 따라 수치를 산정했으며, 기업유치 숫자는 정확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진시가 산정한 기업유치실적은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의 기초자료가 되는 만큼 숫자 부풀리기 등으로 가공된 지표는 지역경제 정책방향을 오도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시민 D모(50·당진시 당진1동)씨는 “기업유치 실적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표로 활용해야하며, 지자체나 개인의 치적 홍보용이 돼서는 안된다”며 “당진시는 기업유치 실적을 부풀리고 시민을 속인 것에 대해 반드시 사과하고, 지금부터라도 당장 실적 집계방법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재선에 도전하는 김홍장 당진시장 후보가 지난 5월 4일 자신의 페이스북과 예비후보자홍보물에 임기 중 총326개의 유망기업을 유치했다고 표기한 것이 허위로 밝혀질 경우 선거법 저촉여부 등 논란이 될 전망이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