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선발진 불안, 타선 집중력과 주루, 수비 역량 부족

한화이글스가 개막 이후 8경기 동안 2승 6패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사진은 지난 31일 매진을 기록한 홈경기 팬들의 응원 모습.
한화이글스가 개막 이후 8경기 동안 2승 6패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사진은 지난 31일 매진을 기록한 홈경기 팬들의 응원 모습.

개막 2연전을 뒤로 하고 2018 시즌 페넌트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한 주, 한화이글스는 1승 5패의 성적을 받아들며 2승 6패로 9위에 위치했다. 특히 SK와의 주말 3연전에서 스윕패를 당하면서 4연패에 빠졌다. 7연패의 롯데가 없었다면 당연히 최하위가 될 수 있었다. 개막 7연패를 당하며 1승 7패를 기록한 롯데가 10위에 위치했다. 이제 불과 8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2018 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사령탑과 코칭스태프를 구성하고 힘차게 시작한 한화이글스 입장에서는 초반 분위기에 당혹감을 감출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예상을 빗나간 선발진의 경기력

개막 2연전에서 외국인 원투펀치 샘슨과 휠러를 선보인 한화이글스. 휠러의 호투로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지만 본격적으로 토종 선발들을 가동한 지난주에는 상대 팀과의 선발 싸움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이며 어렵게 경기를 풀어갈 수밖에 없었다. NC와 SK를 상대로 윤규진, 배영수, 김민우, 샘슨, 휠러, 김재영을 차례로 등판시키며 6선발 체제를 선보인 지난 주. 물론 개막전에 만난 넥센 그리고 지난 주 NC와 SK 모두 이번 시즌 상위권이 예상되는 강팀이긴 하지만 한화이글스의 선발 투수들은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하며 난타를 당했다.

윤규진은 경기 초반 흔들리면서 3⅓이닝을 책임지며 물러났고 그 후 바로 1군에서 말소가 되며 2군에서 조정기를 거친 후 1군 콜업을 기다리는 처지가 되었다. 김민우는 NC전에서 불과 1⅓이닝 만에 헤드샷 퇴장으로 첫 등판을 마무리하고 일요일 SK전에 세 번째 투수로 등판했지만 직구 구속과 구위가 떨어지며 실망스런 피칭을 했다. 수요일 NC와의 경기에 등판한 배영수만이 유일하게 6이닝을 2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퀄리티 피칭을 해준 것은 베테랑의 품격을 제대로 보여준 경기라고 할 수 있겠다. 일요일 NC와의 경기에 등판한 기대주 김재영 역시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장타를 허용하며 한용덕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문제는 샘슨과 휠러의 두 외국인 투수이다. 첫 등판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던 샘슨은 두 번째 등판에서도 주자가 있을 시에 투구 밸런스가 무너지며 자신의 위력적인 공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또한, 첫 등판에서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친 휠러 역시 SK 타선에 장타를 연이어 허용하며 연패를 끊어내지 못했고 다음 경기에 대한 불안감마저 갖게 했다. 불과 두 경기만으로 평가하기에는 섣부르기 때문에 더 지켜볼 여지는 있겠지만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은 한화이글스의 초반 횡보에 굉장한 데미지를 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타선의 집중력과 수비, 주루의 역량 부족 확인

개막전에서도 오선진과 송광민의 매끄럽지 수비로 인해 실점을 허용했고 결국 그것이 빌미가 되어 패배를 했던 한화이글스. NC와의 주중 3연전의 첫 머리에서는 김태균의 어이없는 수비 실책(내야 뜬공 포구 실책)으로 인해 초반 흐름을 내주며 결국 패배를 당했다. NC와의 마지막 경기에서는 베테랑 정근우의 평범한 내야 땅볼 실책으로 인해 실점의 빌미가 만들어졌고 결국 최준석에게 역전 3점 홈런을 허용하며 또 다시 수비로 인해 패배를 당했다. SK와의 주말 첫 경기였던 금요일에도 정근우의 송구 실책으로 인해 실점과 연결되는 등 시즌 초반 수비에서의 아쉬운 모습들이 결국 패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 한화이글스의 현재 모습이다. 

또한, 매 경기 1-2개씩 기록되는 주루사에 대한 고민도 해볼 필요가 있다. 한화이글스는 그 동안 “한 베이스”에 대한 아쉬움이 많은 팀이었다. 즉, “한 베이스를 더 가고 한 베이스를 덜 보내는 야구”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올시즌에는 “한 베이스를 더 가기” 위한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를 시도하고 있는데 이것이 성공보다는 “본헤드 플레이”로 연결이 되면서 오히려 공격의 흐름을 스스로 끊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송광민, 김태균, 최진행 등 빠르지 않은 선수들이 이런 결과들을 가져온다는 것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마지막으로 타선의 집중력이다. 두 자리 수 안타를 기록하고 팀 타율도 높지만 결국엔 연타와 집중타 그리고 득점권에서의 적시타가 나오지 않으면서 공격의 답답함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또한, 중요할 때 장타가 곁들여지지 않으면서 대량 득점의 기회마저 놓치고 있기 때문에 쉽게 풀어갈 수 있는 경기도 결국 패배로 이어지고 있다. 8경기에서 터진 홈런이 7개이다. 하지만 7개 중에 6개가 솔로 홈런이고 나머지 1개도 2점 홈런이기 때문에 장타에 의한 점수를 얻지 못했다는 것이다. 반면, 투수진이 내준 피홈런은 16개(최다)이고 대부분이 위기 상황에서 허용한 3점 홈런이 많았고 만루 홈런까지도 허용했다. 비효율적인 야구를 한 것이다.

이제 겨우 8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하지만 분명히 부족함을 확인할 수 있었던 8경기였다. 다시 정비하고 뛰면 된다. 선수들이 새 코칭스태프와의 만남에서 의욕적으로 임하는 것은 좋으나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며 “독”이 되고 있는 느낌이다. 조금은 편한 상황에서 경기에 임해주길 바라고 코칭스태프 또한 조급함을 버리고 긴 호흡으로 운영을 해준다면 점점 좋은 경기력이 나올 것이라 판단된다. 특히, 연이은 수비 실책과 주루에서의 본헤드 플레이가 경기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면서 선수들 스스로 주눅이 들고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분위기로 선수단의 사기가 많이 떨어진 상황이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이번 주 주중 최하위 롯데와의 3연전은 한화이글스의 시즌 전체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3연전이 될 전망이다. 그리곤 상승세의 kt와의 주말 원정 3연전은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과연 다시 치고 올라가느냐 아니면 이번 주 6연전을 통해 시즌 초반 하위권으로 자리매김하느냐의 기로에 선 한화이글스이다. 그들의 선전을 기대해본다.

오늘도 지난 10년의 암흑기를 벗어나기 위해 피나는 훈련과 노력으로 2018 시즌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는 한화이글스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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