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노사 동수로 개혁위원회 구성 계획.."부당징계 명예회복이 먼저"

신원식 대전MBC 사장이 이진숙 전 사장 시절 보직자들에 대한 조치 방침을 밝혔다.
신원식 대전MBC 사장이 이진숙 전 사장 시절 보직자들에 대한 조치 방침을 밝혔다.

대전MBC 창사 이래 처음으로 자사 출신 내부승진 사장으로 취임한 신원식(59) 사장은 "이진숙 전 사장 시절 적폐에 대한 자기반성은 있어야 하지만 당시 보직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사람을 적폐라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신 사장은 최근 <디트뉴스>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이 전 사장 당시 적폐 세력으로 지적됐던 인사에 대한 처분 의지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대답한 뒤 "다음 주 노사협의회에서 노사 동수로 개혁위원회를 구성해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사장이 언급한 개혁위원회는 대전MBC 노조가 요구했던 5대 사항에 포함됐던 것이다. 지난 달 신 사장이 취임한 뒤 대전MBC 노조는 △이진숙 체제의 공정방송 훼손에 대한 적폐청산 △국장 임명동의제 및 중간평가제 제도화 △무기 계약직의 정규직 전환 및 처우 개선 △신규 인력채용 및 제도 개선 △잘못된 징계 철회 및 인사제도 개혁 등을 요구했다.

노조는 이를 위해 이진숙 사장 체제의 적폐청산을 위해 노사동수로 '대전MBC 정상화를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했으며 진상조사후 공정방송 훼손 책임이 있는 사람 징계도 요구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도입된 국장 임명동의제와 중간평가제를 위해 단협 체결을 제안했으며, 신입사원 채용과 중장기 인력수급 계획 마련, 2012년 파업 징계자에 대한 징계철회 및 명예 회복 차원에서의 보상, 보직자 수당 폐지 등도 요구했다.

신 사장은 이런 노조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키로 했고 그 첫번째로 적폐청산을 위한 개혁위 구성을 추진 중에 있는 것이다. 

다만 신 사장은 적폐청산에 대해서는 의지를 보이면서도 그보다 먼저 2012년 총파업 당시 부당징계된 직원들에 대한 명예회복이 선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노조의 요구 이전에 회사 차원에서 인사 제도 등 많은 부분에 대해 손을 대고 있는 중"이라며 "2012년 장기간 파업 당시 노조 간부들에게 내려졌던 부당징계에 대해 사면복권이나 명예회복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설명했다. 2012년 총파업 당시 노조위원장 등 3명이 정직과 감봉 처분을 받았었다.

신 사장은 "이 전 사장 시절 소위 '부역'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개혁위원회에서 절충안이 나오면 거기에 합당한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징계 등 조치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뒤 "(적폐 세력에 대한)징계 이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은 부당하게 징계를 받은 사람들에 대한 조치"라고 거듭 확고한 입장을 밝혔다.

신 사장은 노조위원장 출신답게 노조측 입장을 대부분 수용하면서도 지킬 건 지킨다는 입장이다.
신 사장은 노조위원장 출신답게 노조측 입장을 대부분 수용하면서도 지킬 건 지킨다는 입장이다.

신규 채용 계획도 언급했다. 그는 "역대 사장들은 사람이 퇴직하면 충원해야 함에도 사람을 뽑지 않고 경영수지를 맞추다 보니 일할 사람이 없다"면서 "향후 2~3년 이내에 80년대에 입사한 사람들이 모두 퇴사하는 만큼 새로운 직원들을 채용할 계획이다. 다만 빠져나간 만큼 한꺼번에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 1년 터울로 뽑는 것이 옳은지, 2년 터울로 하는 게 맞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신 사장은 일단 이르면 5~6월께 새로운 기자 채용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신 사장은 국장 임명동의제 시행과 관련, "저희가 국장임명 동의제를 시행하자 전국 각 지역 MBC도 받아들여 시행하고 있다"며 "노사간 임단협을 하게 되면 노조에서는 임명동의제와 중간평가제를 모두 요구하겠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둘 중 하나에 대해서만 논의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속내를 밝혔다.

신 사장은 노조가 요구한 5대 사항 대부분을 수용하고 있다. 적폐청산은 물론, 실국장 임명동의제, 신규인력 채용, 부당징계 철회 등이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러자 지역사회에서는 대전MBC가 지나치게 노조의 입김에 좌지우지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 게 사실. 신 사장은 이런 평가에 대해 "외부에서 보면 그렇게볼 수 있겠지만 오해라고 생각한다"며 "대전MBC 내부 구성원들을 보면 대부분 노조를 거치지 않은 사람들이 없으며 노조가 아닌 사람을 고른다면 회사를 운영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사장도 노조위원장 출신이다.

신 사장은 "CEO의 역할은 시대적 상황에 따라 변화가 오듯 지금은 '나를 따르라'고만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 "국장들이 자율경영을 통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줄 생각이다. 그리고 내부 구성원들이 자존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프라이드 마케팅'을 통해 자율적 역량을 강화시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959년생으로 강원도 춘천이 고향인 신 사장은 서울대를 졸업한 뒤 1985년 대전MBC 보도국 기자로 입사해 노조위원장과 홍보심의실장, 경영국장, 방송본부장, 홍성지사장, 창사 50주년 기획단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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