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해고자 신분 씁쓸한 마음”
김희준 노조위원장 “조합원 가족들에 죄송스러워”

호텔리베라 정상화를 촉구하며 천막농성을 진행 중인 호텔 노조원들.
호텔리베라 정상화를 촉구하며 천막농성을 진행 중인 호텔 노조원들.

오랜만에 가족들과 모여 맛있는 음식과 덕담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설 명절. 많은 사람들이 그동안 보지 못했던 가족들을 만난다는 생각에 설렘을 갖고 고향을 찾는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설이 반갑고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지난해 말 경영난을 이유로 폐업을 결정한 대전리베라호텔. 폐업과정에서 130여명의 직원들은 하루아침에 실업자 신세로 전락하게 됐다.

실업자가 된 이후 처음으로 맞게 된 이번 명절은 그들에게는 씁쓸한 마음만 갖게 할 뿐이다.

호텔리베라 김희준 노조위원장은 <디트뉴스>와 인터뷰에서 “오랜만에 가족들끼리 반갑게 만나 서로 좋은 얘기를 해야 하는데, 저희는 해고자 신분이라서 씁쓸한 마음뿐이다. 하지만 어떻게 합니까? 명절은 보내야하니까요”라며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그는 이어 “위원장 입장으로서 조합원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이번 사태가 하루빨리 끝났으면 하는 바람이고, 특히 우리 조합원들의 가족들에게 너무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이 싸움이 빨리 끝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호텔리베라는 대전시의 랜드마크 호텔이었다. 이 호텔이 없어지게 되면 일자리가 파괴가 되는 것”이라며 “현 정부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오히려 더 많은 정책들을 내세우고 있는데, 현 정부의 정책과 역행하는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대전·충남지역 관광 관련학과 대학생들이 리베라호텔에서 일하기를 희망했었고, 지원하는 학생들이 많았었다”며 “하지만 호텔이 문을 닫게 되면서 그 학생들의 직업까지 없어지게 됐다”고 걱정했다.

한편, 호텔리베라 노조원들은 명절 연휴임에도 불구하고 호텔 정상화를 촉구하며 천막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또 지난 1일 출범한 ‘호텔리베라 정상화를 촉구하는 범시민대책위원회’는 10만 서명운동과 정책토론회, 진상조사단 구성, 노사 간 대화 중재 등의 활동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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