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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도가니탕의 착한식당 연산 ‘고향식당’
한우 도가니탕의 착한식당 연산 ‘고향식당’
  • 이성희
  • 승인 2018.01.26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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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도가니탕 전문점 고향식당(충남 논산시 연산면 고양리)

정직하게 만든 한우 도가니탕. 채널A 먹거리 X파일 착한식당 7호 선정

사실 도가니탕은 설렁탕집에 가면 '특'보다 비싼 가격에 주문하기를 머뭇거리게 되는 메뉴다. 흔히 설렁탕, 곰탕, 갈비탕 등을 상호로 내걸고 장사를 하는 음식점은 많지만 도가니탕 하나만 가지고 운영하는 음식점은 찾아보기 힘들다. 아마도 단일메뉴로는 전국에서 이집이 유일할 것 같다.

도가니탕
도가니탕

충남 논산시 연산면 고양리에 있는 ‘고향식당’(대표 강월영)은 30년 이상을 한우 도가니탕 메뉴 하나로 전국적으로 유명한 한우도가니탕 전문점이다. 연산역 주변의 한적한 시골동네에 위치한 오래된 기와집으로 입구에 조그만 간판만 세워져 있을 뿐 정작 식당 앞에는 어떠한 간판도 없는 집이다. 간판을 보지 않았으면 평범한 시골집인 이곳이 식당이라고 생각되긴 힘든 곳이다. 식당 입구는 시골외할머니 댁을 연상케 하는 정감어린 노란대문이 눈에 확 들어온다. 넓은 주차장도 있고 안으로 들어가면 오랜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고향의 향수가 정겨움을 준다.

과연 이런 시골구석에 기다려서 먹는 사람들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하지만 그 의심은 금방 해소됐다. 11시가 지나자 몰려들기 시작한 손님들로 금방 자리가 찾다. 요즘은 날씨가 추워 기다리는 숫자가 적지만 날이 풀리면 번호표를 들고 기다려야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찾는 손님도 논산을 비롯해 대전, 전주, 세종, 구미 등 전국적으로 다양하다.

한우 도가니탕
한우 도가니탕

도가니살
도가니살

이곳 메뉴는 한우도가니탕 하나뿐이다. 도가니수육 같은 메뉴도 하나정도는 있을 법도 한데 오직 도가니탕 하나다. 도가니탕은 5시간 삶아낸 도가니와 도가니 살을 발라낸 뼈만으로 고아낸 육수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깊은 맛을 낸다. 뚝배기에 도가니가 푸짐하다. 국물 역시 얼마나 진한지 입술에 쩍쩍 붙는 진국이다. 한우라 그런지 누린내도 없고 깔끔해 손님들은 국물을 남기지 않고 보약처럼 마신다. 취향에 따라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하고 별미 김치와 깍두기는 도가니탕의 약간의 느끼함까지 잡아주는 환상의 조화를 이룬다.

도가니살에 붙어있는 물렁뼈는 물컹하게 씹히는 맛도 있지만 쫄깃하게 씹히는 치감을 좋아하는 미식가들이 많다. 심지어 이 맛으로 술안주에 최고로 꼽는 사람도 있다. 도가니는 콜라겐이 많아 피부미용에 좋고 폐경기 여성의 골다공증과 관절염의 예방과 치료, 디스크와 뼈를 튼튼하게 해준다. 칼슘이 많이 함유돼 있어 성장기 어린이나 임산부, 노인에게 좋다.

불판에 끓고 있는 도가니탕
불판에 끓고 있는 도가니탕

별미 김치 깍두기
별미 김치 깍두기

소 한 마리에 4-5인분 나오는 귀한 부위 도가니. 누린내 없고 깔끔해 국물까지 다 마셔

도가니는 소의 무릎 뼈와 발목의 연골주변을 감싸고 있는 특수한 부위다. 도가니탕의 주재료인 도가니뼈는 주로 소의 뒷다리 무릎 연골주변 부위를 이른다. 무릎을 덮는 종지뼈와 그 주변의 투명한 힘줄을 함께 일컫는 말이다. 또 도가니살은 본래 뒷다리 무릎 뼈에서부터 넓적다리뼈를 감싸고 있는 부위 전체다. 하지만 보통 도가니탕에 쓰이는 도가니살은 도가니뼈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부분만을 뜻한다. 이 도가니뼈와 도가니살을 통틀어 일반적으로 도가니라고 부른다. 

도가니는 소 부위 중에서도 귀한 탓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음식이 아니다. 도가니는 소 한 마리에 보통 4~5인분 정도 밖에 안 나온다. 그래서 도가니탕을 설명할 때 따라붙는 게 바로 일본어로 스지(すじ)라고 불리는 힘줄이다. 보통 일반식당에서 내놓는 도가니탕에는 이 힘줄이 포함된다. 어떤 곳은 아예 이 스지만 넣고 도가니탕으로 판매하는 곳도 많다. 도가니는 한 벌을 끓여봐야 살점은 많이 나오질 않는다. 나오는 양도 적지만 손질 후에 먹을 수 있는 양도 적다. 그래서 그걸 보충하려고 식감이나 맛이 거의 비슷한 스지를 사용하기도 한다. 스지 역시 도가니와 마찬가지로 콜라겐 덩어리이며 식감이나 맛도 비슷하다. 그러나 엄밀히 따지자면 스지는 도가니와는 다른 부위로 소의 사태살에 붙어 있는 힘줄과 주위의 근육부위를 말한다. 도가니와 맛은 비슷하지만 다른 부위다.

강월영 할머니의 큰딸 이선형 씨
강월영 할머니의 큰딸 이선형 씨

내부전경
내부전경

방

일메뉴 한우도가니탕18000원, 준비된 재료 떨어지면 시간관계없이 영업 중단

도가니탕 가격은 한우를 사용하기 때문에 1인 1만8000원이다. 조금 비싸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귀한 한우 도가니를 생각하면 그 가격에 먹는다는 것도 행복이다. 한정된 양 때문에 영업시간이 오후3시지만 그날 준비된 재료가 다 떨어지면 시간에 관계없이 영업을 중단한다. 이렇게 정직한 만든 한우 도가니탕은 2013년 채널A 먹거리 X파일에서 착한식당 7호로 선정되면서 전국적인 도가니탕 명소로 자리 잡게 된다.

고향식당은 1987년 강월영 할머니가 창업을 했다. 지금은 큰딸 이선형씨와 작은딸 이주형씨 그리고 며느리까지 어머니를 돕고 있는 가족식당이 됐다.

노란 대문
노란 대문

착한 식당 선정
착한 식당 선정

가격 원산지 표시
가격 원산지 표시

도가니는 쇠붙이를 녹이는 그릇이나 흥분이나 감격으로 들끓는 상태를 뜻한다. 하지만 무릎 뒤 오목하게 들어간 무릎 뼈라는 뜻도 있다. 아마도 설렁탕을 끓이다 맛이 특별했던 무릎도가니에 붙은 고기와 연골 등을 따로 담아내 도가니탕이 탄생했을 것이다.

요즘 동장군의 추위가 매섭다. 고향식당의 보약 같은 뜨끈한 도가니탕 한 그릇이 그리운 때다. 일요일 휴무. 11-15시 영업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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