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 베데프! 단단히 손을 봐 줘…….안되겠어……. 개새끼 독종이야.”

그는 가래침을 바닥에 뱉고 신발바닥으로 씨익 문지른 다음 황급히 지하실을 나갔다.

나는 털보의 손에 들린 채 쥐떼들이 몸부림치는 웅덩이 위에 매달려졌다. 그곳으로 끌려가지 않으려고 발버둥 쳤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의 굵은 손이 어린아이를 다루듯 익숙했다.

나는 쥐떼들이 소용돌이치는 허공에 매달려 한동안 버둥발을 쳤지만 이내 다리 난간 대에 목이 멘 개처럼 늘어졌다. 수갑을 채운 손목이 끊어질 듯이 조여 왔다. 그는 나를 허공에 메달아 둔 것도 모자라 밧줄을 서서히 풀어 내 발끝과 쥐떼들의 간격이 50 센티미터 정도의 거리에서 고정시켰다. 내 몸이 젖은 빨래처럼 조금이라도 늘어진다면 쥐떼들의 밥이 될 지경이었다.

나는 작열하는 백열전등의 강한 광선을 피하기 위해 고개를 양팔사이로 구겨 넣었다.

물결을 일구며 나를 향해 뛰어 오르는 쥐떼들이 발아래 내려다 보였다. 소름이 오싹 끼쳤다.

매드 베데프는 말없이 작은 문을 굳게 닫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나는 웅덩이 가운데 매달려 쥐떼와 함께 사투를 벌여야 했다.

그것들은 허공에 매달린 먹이를 낚아채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웅덩이에 돌을 던지면 풍덩하는 소리와 함께 물결이 솟구치듯 그것들은 한 차례 내 구두 가까이 솟구친 뒤 이내 풀썩 내려앉았다. 그럴 때마다 나는 움찔 놀라며 두 발을 당겨 올렸다. 손목이 툭 하는 소리를 내며 썩은 새끼줄처럼 끊어질 것 같았다.

또 다시 쥐떼의 물결이 끓어올랐다. 그것들은 비등점을 향해 끓어오르는 물같이 후다닥 거리며 중심을 향해 솟구쳤다.

순간 내 발끝에 걸려있던 구두가 벗겨져 아래로 떨어졌다. 그러자 쥐떼들은 잠시 헤어지는 듯 하다 순식간에 몰려들어 구두를 갉아먹기 시작했다. 어떤 것들은 하얀 이빨을 드러내고 구두의 앞부분을 파들어 갔고 다른 것들은 신발조각을 서로 차지하려고 사투를 벌였다.

신발은 눈 깜짝할 사이에 덮개와 밑창으로 분리됐고 쥐떼는 고무로 만든 뒤창만 남겨두고 모조리 먹어치웠다. 왕성한 식욕이 나를 더욱 몸서리치게 했다.

내 몸이 쥐떼들의 한 가운데 떨어진다면 그들은 나를 향해 달려들 것이고 이내 몸을 신발같이 갉아먹을 것이다. 몸은 물에 빠진 듯 쥐들의 늪에 빠져 허우적 거려보지만 가슴과 바짓가랑이 사이로 기어 들어온 쥐들이 나를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순식간에 내 귀와 눈을 파먹고 손가락과 코를 베물어 먹을 것이다. 그러면 덩치 큰 나무덩어리가 분쇄기에 들어가듯 부셔질 것이고 어떤 것들은 내 가슴과 배, 그리고 목을 파고 들어가 내장을 헤집고 겨드랑이 아래로 기어 나오며 따뜻한 내장을 서로 먹으려고 싸움을 벌일 것이다. 뼈끝에 묻어있는 살점을 서로 뜯으려고 아우성을 지르며 …….

한 차례 쥐떼들의 물살이 일고나면 나는 앙상한 뼈만 너무나도 깨끗이 남아있을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들자 골수를 갉아먹는 쥐떼들의 소리가 귓속을 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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