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대 비문' 국면 전환, 선명성 경쟁 과정 대립 '불가피'

더불어민주당 충남지사 후보군들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친소 관계를 경선의 전면에 내세운 '프레임 전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왼쪽부터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 복기왕 아산시장, 양승조 국회의원. (이름 가나다순)
더불어민주당 충남지사 후보군들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친소 관계를 경선의 전면에 내세운 '프레임 전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왼쪽부터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 복기왕 아산시장, 양승조 국회의원. (이름 가나다순)

더불어민주당 충남지사 후보군이 문재인 대통령과 친소관계를 내세워 경선의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려는 의도를 내비치고 있다. ‘친문 대 비문’ 구도가 당내 경선 판도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충남지사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박수현(53) 청와대 대변인과 복기왕(49) 아산시장, 양승조 국회의원(58.천안병)<이름 가나다순>이다. 이들 모두 ‘젊은 기수론’을 내세워 충남의 변화와 혁신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박수현‧복기왕‧양승조, ‘젊은 기수론’에 친문 경쟁 ‘격돌’

특히 같은 당 소속인 안희정 지사가 3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지속가능한 충남발전’을 선거 모토로 삼을 것으로 짐작된다.

하지만 경선의 큰 틀은 친문(친 문재인)과 비문(비 문재인)이란 ‘계파 프레임’이 주도할 것으로 점쳐진다. 당 안팎에선 민주당 경선이 본선과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본선 티켓을 거머쥐기 위한 ‘프레임 전쟁’이 경선 판도를 가를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민주당은 그동안 보수성향이 두터운 충남에서 지지세가 강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대선 이후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가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당 지지율이 한국당을 크게 앞질렀다. 이는 또 권리당원 가입률이 치솟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때문에 각 주자들은 문 대통령과의 친소관계를 전면에 내세워 경선 선거인단 절반씩을 차지하는 도민과 당원들 표심을 자극할 것이란 관측이다.

양승조 "문재인 당대표 사무총장 임명, 비문 동의 못해"

이런 가운데 지난 4일 맨 먼저 충남지사 출마를 선언한 양승조 의원이 프레임 전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양 의원은 지난 5일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나와 박수현 대변인을 겨냥해 “당내 대통령 후보 경선 때 우리 대통령 쪽의 어떤 운동을 한 건 아니지 않냐"며 “다만 청와대 대변인은 탕평 차원에서 대변인의 직책을 맡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이 지난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아닌 안희정 후보 캠프 대변인으로 활동한 점을 들어 선제공격한 셈이다.

그는 이어 “(저는)문재인 대통령이 당대표 경선에 나오셨을 때나 대표 하실 때 사무총장을 지냈기 때문에 비문이라 규정하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며 ‘친문 경쟁’에 불을 붙였다.

박수현, SNS에 문 대통령 측근 이미지 '부각'

양 의원의 발언에 박 대변인은 직접적인 반박이나 대응은 하지 않고 있다. 다만, 최근 활발해진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소견을 밝히는 등 문 대통령 측근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다.

박 대변인은 지난 6일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것을 언급하며 “문재인 대통령께서 안아주신 것은 위안부 할머님들의 '한 맺힌 마음'이었다”고 표현했다. 새해 첫날에는 한복을 입고 세배하는 문 대통령 캐리커처가 담긴 카드와 인사 글을 올렸다.

앞서 지난 달 23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숨소리에 울음이 묻어 있었다. 아니, 문재인 대통령은 분명 울고 계셨다. 희생자 한 분 한 분 앞에 대통령은 일일이 엎드리셨다”며 문 대통령의 제천 화재 사고 희생자 조문을 수행하면서 느낀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복기왕, 자치분권 강조하며 친노 이미지 '결부'

복기왕 시장 역시 친노(친 노무현)와 친문 이미지를 부각시키면서 프레임 경쟁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복 시장은 페이스북에 자신의 사진과 함께 ‘자치분권 더좋은 민주주의입니다’라는 저서 제목을 대문에 내걸었다.

복 시장은 지난 2일 전국 지방자치단체장 63명이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한 지방분권 개헌을 촉구하는 ‘대국민 공동 신년사’ 발표 영상과 신년사 전문을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이는 자신이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자치분권’의 꿈을 실현할 적임자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새해 첫날에는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찾은 모습을 공개했다. 권양숙 여사와의 사진을 올리며 친소관계도 과시했다.

지역 정치권의 한 인사는 “친문이 당내 주류를 형성하고 있고, 지역에서도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세가 강한 만큼, 민주당 주자들 간 친문 경쟁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친문 적자 경쟁이 당내 경선의 주요 프레임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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