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57%가 경험, ‘잘못된 양치 습관, 탄산음료’ 등 원인

대전선치과병원 보존과 김선재 과장.

날씨가 추워지면서 이가 시린 통증을 겪으며 내원하는 환자들이 늘었다. 이가 시린 증상 때문에 충치인 줄 알고 치과에 오는데 정작 충치가 발견되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다.

충치가 발견돼도 충치 진행 정도가 심각하지 않아 충치가 주원인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듯 충치가 아닌데도 이가 시린 질환을 상아질 지각과민증(이하 지각과민증)이라고 한다.

상아질은 법랑질(치아의 가장 바깥쪽에 있는 무기질과 미네랄로 구성된 단단한 물질)의 안쪽에 있는 조직이다.

지각과민증은 치아 과민증, 상아질 지각과민증, 치경부(치아와 잇몸 경계의 부위) 지각과민증, 치근(잇몸 안에 있는 치아 뿌리) 지각과민증 등 여러 가지로 표현되고 있지만 상아질 지각과민증이 가장 정확한 표현이다.

지각과민증의 증상, 원인, 치료 방법 등에 대해 선치과병원 보존과 김선재 과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치아의 지각과민증 그림. 대전선치과병원 제공.

▲ 성인의 57%가 경험한다고 알려진 ‘지각과민증’

지각과민증은 외부 자극에 대해 예리한 통증이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다양한 원인으로 치아가 일부 마모되면 그 속에 있는 치수가 찬물이나 찬 음식, 심지어 겨울철 찬 공기에 의해 노출돼 자극과 통증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찬 물질만 지각과민증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고 뜨거운 음식이 닿았을 때도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그밖에 치아의 건조, 젓가락 같은 물질과의 접촉, 신 음료나 단 음식에 의해서도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지각과민증은 성인의 57%가 경험한다고 알려졌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특히 치주질환을 앓는 환자의 60~98%가 지각과민증 증상도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치아는 가장 바깥쪽에 위치한 법랑질(Enamel), 그 내측인 상아질(Dentin), 상아질에 감싸져 있는 치수(Pulp)로 이뤄져 있다.

혈관과 신경을 가진 살아있는 조직이기에 찬 음료나 음식을 먹을 때 이가 약간 시린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찬물을 마신 후에도 시린 증상이 지속되거나 통증을 동반하면 더 이상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다.

특히 뜨거운 음식에도 통증을 느낀다면 지각과민증이 심해져 치아의 신경을 원래 상태로 되돌릴 수 없는 경우로 신경치료를 해야 할 수 있다.

잘못된 양치 습관.양치는 잇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힘을 적당히 줘 위아래 방향으로 해야 한다. 대전선치과병원 제공.

▲ 지각과민증 악화시키는 원인, ‘잘못된 양치 습관, 탄산음료’ 등

시린 이의 원인에는 구강위생 불량, 노화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잘못된 양치 습관도 영향을 미친다. 양치할 때 치아를 강한 힘으로 문질러 닦으면 약한 힘으로 닦을 때보다 치아가 더 깨끗해진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지나치게 강한 힘으로 양치를 하면 치아의 뿌리를 덮고 있는 잇몸이 닳아 없어지고 내부의 상아질까지 노출될 수 있다.

또 양치질을 좌우 방향으로만 해도 치아가 마모되는 속도가 빨라져 지각과민증이 악화된다. 양치는 잇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힘을 적당히 줘 위아래 방향으로 해야 한다.

탄산음료도 지각과민증을 악화시킨다. 산도가 높은 음료에 계속 노출되면 단단한 치아도 결국 부식된다. 탄산음료의 산성도는 대부분 ph4 이하로 산도가 높아 치아를 부식시켜 수명을 단축시킨다.

탄산음료를 마신 후 치아를 건강하게 보존하려면 마신 후 바로 양치질을 하는 것보단 물로 가볍게 헹군 뒤 몇 분 후 산성 성분이 약해졌을 때 양치질을 하는 것이 좋다.

빨대를 이용해 음료를 마셔 치아에 음료가 직접 닿지 않게 하는 것도 치아를 보호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다.

▲ 치아가 패이거나 상아질 노출 정도에 따라 처방

시린 이 치료는 치아가 패이거나 상아질이 노출된 정도에 따라 다르게 시행될 수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시린 이 전용 치약을 3주 이상 사용하거나 약을 이용해 완화시킬 수 있다.

시린 이 전용 치약에는 질산칼륨(Potassium Nitrate)이라는 성분이 포함돼 있는데 이는 치아 내부의 신경이 자극에 반응하는 정도를 약하게 만든다.

약을 이용한 치료는 치아 표면에 아주 얇은 보호막을 발라 시행하는 방법으로 가벼운 치아 마모를 해결하는데 효과적이다. 단 그 효과가 장기간 유지되진 않는다.

위의 방법들에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으면 마모된 치아 표면을 재료로 메워 증상을 개선해야 한다. 치아의 마모가 심해 안쪽의 신경이 노출된 경우에는 신경치료를 시행한 후 보철을 하기도 한다.

▲ 신중하고 단계적인 치료, 환자와 의료진 간 신뢰 가장 중요

지각과민증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중하고 단계적인 치료이며 환자와 의료진간 신뢰 또한 중요하다.

시리고 고통스럽다는 이유로 신경치료를 하거나 크라운 등의 비가역적(변화를 일으킨 물질이 본래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게 되는 것) 치료를 성급하게 해서는 안 된다. 자칫하면 소중한 치아를 잃을 수도 있다.

원인 및 증상이 다양하기 때문에 시린 이의 실제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며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검사를 한 뒤 진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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