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주전 혹은 백업으로 1군 라인업 등록 중요

한화이글스는 10개 구단 중 주전들의 평균 연령이 가장 높은 팀이다. 특히 야수들의 사정은 더욱 그렇다. 외부 FA 영입의 영향도 있었지만 결국엔 내부에서의 성장이 뚜렷하게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한화이글스에 젊은 유망주들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특히, 지난해를 기점으로 선배들에게 위협적이고 희망적인 젊은 야수들의 성장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2017년에는 이 젊은 야수들이 팀에 활력소 뿐 아니라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을 정도의 성장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이들의 활약을 주목해보자.

필자가 선택한 젊은 야수 5인방. 하주석, 양성우, 신성현, 강경학, 김주현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 젊은 5인방의 장점은 모두 20대이고 데뷔 7년차 이내 그리고 김주현을 제외하고 군문제가 해결이 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하주석과 양성우는 2016 시즌 한화이글스에서 유일하게 20대로 주전 라인업으로 100경기 이상 출전한 유이한 선수들이었고 강경학은 2015년 주전 유격수로 한 시즌을 치러냈던 경험이 있다. 또한 신성현도 2015년에 64경기, 2016년엔 89경기에 출전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넓혀 가고 있기에 이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진다.

하주석. 누가 뭐라 해도 한화이글스의 유망주 중 최고의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선수이다. 지난 2012년 한화이글스가 야심차게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뽑은 선수가 바로 하주석이다. 한화이글스가 하주석에게 안긴 계약금은 3억원. 기대치가 그만큼 컸음을 의미한다. 물론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내야수가 프로에 바로 적응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지만 바로 군문제(상무)를 해결하고 2015년 막판에 복귀하여 2016년에 대한 큰 기대를 품게 하였다. 혹독한 훈련 끝에 맞이한 2016년, 하주석에게는 크나큰 기회였다. 주전 유격수로 낙점을 받았고 115경기에 출전하며 0.279(10홈런 113안타)의 성적을 거두었다. 본격적인 풀타임 첫 해 치고는 나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지만 타고투저의 시즌과 하주석에 대한 기대치를 감안했을 때 아쉬움이 남는다. 여기에 선구안의 잣대인 볼넷과 삼진 비율이 무려 18볼넷/115삼진이었다. 수비 불안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2016년이 적응하는 시즌이었다면 2017년은 하주석이 반드시 공수에서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기대한다.

양성우. 흔히 얘기하는 “갑툭튀”한 선수였다. 경찰청에서 제대하고 복귀한 첫 해에 선배들의 빈자리를 잘 메웠다. 뜻하지 않은 최진행과 김경언의 부상으로 외야에 빈자리가 생겼고 양성우는 그 자리를 자신의 자리로 만들었다. 물론 체력적인 문제로 인해 후반기에 부진하긴 했지만 갑작스럽게 찾아온 기회를 잡았고 108경기 출전과 104안타를 기록하며 나름의 성과를 올렸기에 2017년에 대한 기대를 저버릴 수 없다. 하지만 부상에서 돌아올 김경언, 최진행 등을 생각한다면 자신만의 확실한 무기를 선보여야 한다. 최진행과 같은 거포형의 스타일은 아니기 때문에 컨택에 신경을 쓰는 중거리 타자로 확실한 임팩트를 보여주고 수비에서의 우위를 보여줘야 한다. 선배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는다면 양성우 뿐 아니라 한화이글스의 외야는 두터워질 수밖에 없다.

신성현. 중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진출한 특이한 경력의 선수이다. 좋은 체격조건과 파워를 바탕으로 2015년 육성 선수로 한화이글스 유니폼을 입었고 2016년에는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일본에서는 유격수도 봤었지만 한화에서는 주로 3루와 1루 백업 요원으로 활약했다. 지난 2년 간의 적응 기간을 통해 신성현의 파워와 가능성을 확인한 김성근 감독은 외야로의 전향도 시도했지만 일단은 차선책에 불과하다. 신성현은 송광민, 김회성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특히 역할이 거의 겹치는 김회성과의 3루 백업 경쟁에서 이겨야 1군 라인업에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왼손 투수에 대한 강점 그리고 파워는 인정을 받았으니 이제는 컨택에 대한 약점을 최소화한다면 충분한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

강경학. 2011년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16번이라는 높은 순번에서 선택된 선수이다. 일찍 군문제를 해결하고 지난 2015년 한화이글스의 주전 유격수로 무려 120경기를 치러낸 선수이다. 타격과 송구에서의 아쉬움이 있었지만 차세대 유격수로 한층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하주석의 복귀와 부상이 이어지면서 2016년엔 46경기 출장에 그쳤다. 절치부심, 다시 하주석과의 경쟁을 시작해야 하는 강경학이다. 타격의 정확도를 끌어올리고 수비에서 송구에 대한 자신감을 높이는 것이 우선이다. 또한 하주석 뿐 아니라 오선진, 최윤석과의 백업 경쟁에서도 이겨야 하는 부담이 있다. 하지만 정근우가 있는 2루를 노린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송구에 대한 아쉬움이 있는 강경학이기 때문에 유격수 뿐 아니라 2루수로의 전업도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강경학의 경기력 회복은 한화이글스 내야의 풍성함을 더해 줄 것이다.

김주현. 2016년 한화이글스의 1차 지명 선수. 하지만 지난해 1군 무대에서는 4경기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그만큼 설익었다는 평가와 함께 부상도 있었다. 하지만 시즌 후 교육리그와 전지훈련 초반 많은 기회를 부여 받으며 2017년에 대한 기대를 고조시키고 있다. 다만, 김주현이 넘어야 할 산이 너무나 크다. 바로 김태균과 로사리오다. 외야수로서의 수비 능력이 우수하다면 외야 경쟁에 뛰어들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김주현이 노릴 수 있는 자리는 1루수와 지명타자 포지션이다. 하지만 당장 김태균과 로사리오를 넘어서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여기에 대타 자리로 내, 외야에서 밀려날 수 있는 최진행, 김경언, 양성우, 김회성 등과 경쟁을 해야 되기 때문에 산 넘어 산이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김주현은 자신의 잠재력을 아직 보여주지 않았고 프로필 상 188cm에 103kg의 체격은 축복받은 조건이다. 김주현이 선배들을 뛰어넘을 때 한화이글스의 미래는 더 밝아질 것이다.

당장 이 젊은 야수 5인방이 2017년 주전 라인업에서 얼마의 성과를 거둘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이 선수들은 분명 한화이글스의 10년 이상을 책임질 선수들이다. 이 선수들의 성장은 한화이글스의 미래이다. 하주석, 양성우, 신성현, 강경학, 김주현. 이 다섯 명의 선수들을 한화이글스 팬 뿐 아니라 한국프로야구 팬들은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오늘도 지난 9년의 암흑기를 벗어나기 위해 피나는 훈련과 노력으로 2017 시즌을 준비하고 있을 한화이글스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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